▲박미향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삼성동의 COEX몰 반디앤 루니스 서점과 엑스박스 게임존에 이르는 통로변에서는 묘(猫)한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국내 최대의 디지털 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인 "DC인사이드(http://www.dcinside.com/)"의 야옹이 갤러리 회원들이 자신들의 고양이 사진을 공개적으로 선보인 것.
흔히 개는 주인을 잘 따르며 키우기가 쉬운 편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해 고양이는 다소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또 '애견'이란 말은 흔히 듣고 있지만 '애묘'라는 말은 어딘지 생소하다.
즉, 고양이가 야행성이란 점과 으슥한 밤에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점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터부시되어 온 것. 또한 도심지에서 생활하는 고양이가 주택가의 쓰레기통을 뒤지며 도둑고양이라는 오명을 쓰면서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된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옛 민화 속에 그려진 고양이를 떠올려보면 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누리는 친근한 모습의 고양이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가난하지만 착하고 화목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진주를 찾아 물어다 주는 것이 바로 고양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노랫말이 매력적인 동요,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에 등장하는 동물도 고양이이다. 뮤지컬로 유명한 <캣츠>의 주인공도 고양이!다. 이처럼 고양이가 사람들의 친구라는 것을 널리 알리며 오늘날의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다.
사진들은 사람의 품에 안겨진 고양이, 판넬 하나를 가득 채우는 큰 것에서부터 보통 사진만 한 작은 것까지 다양하며, 자신들의 고양이의 예쁜 모습을 찍은 것들이다. 억지로 연출된 사진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고양이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발바닥이나 코를 클로즈업한 재미있는 사진들이 흥미롭다.
인상적인 판넬중의 하나는 고양이에 대한 각종 오해를 쉽고 재미나게 풀어주는 설명을 담은 내용이다.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하자면 "고양이가 주인을 몰라보는 배은망덕한 동물"인지 아닌지에 관한 질문에 주인을 몰라보는 게 아니라 강아지들과 같은 충성심을 바라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밝히고 있다.
덧붙여서 고양이는 주인을 몰라보는 것이 아니라 강아지들처럼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하지 않는 것 뿐이며, 사람은 주인이 아니라 친구이기 때문에 복종을 기대하지 말고 좋은 친구로 대해주어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기 인터넷 만화가 강도영씨의 만화 "고양이를 부탁해"도 소개되고 있으며, 고양이 귀 장식의 머리띠를 한 자원봉사자들이 상세한 안내와 진행을 돕고 있다.
상업성보다는 순수하게 고양이를 좋아하며 애묘인들이 디지탈 카메라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실천을 한 전시회라는 점에서 주목이 되었다.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방명록에 간단한 소감과 느낌을 적으면 동호회에서 마련한 열쇠고리, 엽서, 고양이 스티커와 같은 기념품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