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호
산을 오르면서 알 수 있는 것은 산의 정상까지의 긴 여정(旅程)이 마치 우리네 인생과 흡사함을 알게 한다는 것이다. 초입의 편편하고 넓은 길을 걸을 때는 어릴 때 부모의 품 안에 온갖 사랑과 보호를 받을 때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조금 더 오르면 서서히 돌짝밭과 오솔길을 홀로 걷게 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학령기로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학습하고 습득하면서 어른이 되기 전의 워밍업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그러다가 조금 더 오르면 점점 가파라져 산허리를 오를 때는 뒤를 돌아보며 산 아래 오를 때를 내려다보게 된다. 그러나 땀과 숨이 턱에 차는 힘든 산 중턱에서도 탄 목을 쓸어주는 시원한 샘과 쉼터, 같은 길을 가는 동료를 만나게 되는 기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