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게으름을 피우고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얼마나 속상하고 애가 타는지는 겪어보지 않은 부모는 모른다. 제발 제 할 일이나마 하고 살았으면 싶은데 그게 안되고 늘 부모가 이것저것 챙기고 타이르고, 그것도 안 되어서 꾸지람을 해서야 겨우 꾸무럭거리며 하는 척을 하는 자녀에게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이런 자녀에게 우리나라 최대의 기업을 일궈낸 고 정주영 장의 이야기는 많은 교훈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니까 대략만을 소개하기로 한다.
정주영 회장이 남하하여 인천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을 때였다. 돈이 아까 와서 노동자 합숙소에서 생활을 하는데 어찌나 빈대가 극성인지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빈대를 피하여 식당의 식탁 위에서 자니까 하룻밤은 잘 잤지만, 다음날부터는 빈대들이 여기라고 그냥 두지 않았다. 그래서 정회장은 식탁의 발목에 물이 담긴 세수대야를 받쳐 두었더니, 빈대들이 기어 올라왔다가는 물에 빠지고 말아서 한 이틀 편하게 잘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다시 빈대가 덤벼드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해두어도 도무지 어디로 빈대가 올라온단 말인가?"
자다말고 불을 켜고 빈대들이 어떻게 오는 것인지를 살펴보았다. 분명 빈대들이 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빈대들이 어디로 온 것인가? 차근차근 살피는데 목에 무언가 떨어지는 것을 얼른 훔쳐보니 빈대였다. 빈대들이 천장으로 기어올라가서 거기서 정 회장이 누운 자리를 향하여 떨어지는 방법으로 덤벼들었던 것이다. 이것을 본 정회장은
"저 하찮은 빈대도 살려고 저렇게 갖은 지혜를 다 모아 기어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사람이 어찌 못한다고 미리 포기 할 수 있을까?"
하고 결심을 하고,
'죽을 각오를 하면 못할 일은 없다'고 다짐을 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큰 기업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건설업체를 하는 친구와 교류를 하면서 들은 바에 의하면 그런 정 회장의 경영 방침 때문인지는 몰라도 현대 출신의 중간간부는 물론 임원들도 [결코 못한다는 말을 안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어떤 조건으로 주어져도 반드시 해내는 것이 현대 정신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광화문에 있는 정통부건물을 지을 때의 이야기가 유명하단다. 이 큰 건물을 1년 내에 완공할 회사를 물색중인 정부에 현대건설에서 맡겠다고 나섰다. 다른 회사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모두 뒤로 물러선 다음이었지만 현대만은 할 수 있다고 덤빈 것이다.
공사가 시작되고 부터는 정회장의 전용차가 거의 매 시간마다 공사장 주변을 맴도는데, 현장 소장이나 각 파트의 부서장들은 저렇게 회장님이 직접 챙기고 독려를 하는데 일을 게을리 할 수도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입장에서 정말 목숨을 바쳐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단다.
매 시간마다 공사장 주변을 도는 회장님의 차안에 왕회장이 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빈차인지 그것을 알 수는 없지만, 저렇게 계속 살피면서 빙빙 도는 것을 보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처지였고, 그렇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을 계속한 결과 그렇게 다들 불가능하다고 포기했던 건물을 제 날짜에 완공하여 인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정신자세라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못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이렇게 강인한 정신 무엇이라도 해내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만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계기 어떤 방법으로 주어야 할지를 판단하고 적절히 가르쳐 주어야할 장래를 보장해줄 가장 큰 무기를 들려주는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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