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애아동의 얼굴에 한국인 자원봉사자의 페이스 페인팅 작품이 그려져 있다.유은하
그러나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 유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닥터 '이만' 이라는 여자가 찾아와 자신이 이제껏 보아온 중증장애인 시설의 현황과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계속적으로 자신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는 정부에서 나온 사람은 아니고, 다를 알 하난의 변화를 위해 자원한 사람이다. 여러분들이 오기 전에 이곳은 정말 야만의 상태였다.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아이들을 사람이 아닌 동물로 취급해서, 가둬놓고 먹이를 주는 식으로 대한다.
나는 여러분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았다. 바로 내가 이라크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정말 불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노하우가 없다. 내가 염려스러운 것은 여러분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곳이 바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까 하는 것이다. 매니저 케리마와 계속 면담을 했지만 별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57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있지만 적절하게 역할이 분담되고 있지 않으며, 사회복지사가 3명이나 있지만, 그들은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뿐 전혀 아이들과 접촉하지 않는다. 당연히 아이들과 함께 머물러야 하는 것 아닌가. 이 곳은 건강에 대한 체크, 사회적응 훈련과 기초생활습관 훈련이 다 필요하다.
오직 4명의 보육사만이나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 나는 매니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다. 이곳의 직원들을 교육하는 데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을 바란다. 나는 '나의 백성들'이 여러분들이 돌아간 이후에도 이 아이들을 적절하게 돌보기를 바라고 있다.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한다"
이렇듯 움직이지 않던 이라크인들도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 유씨의 활동에 서서히 마음 문이 열리고 몸을 움직였다.
"직원들이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도 속을 썩히던 간호사 마지드 아저씨, 약방 주인처럼 각종 약들을 자신의 의무실에 예쁘게 진열해 놓고 아이들이 어딜 다치거나, 살이 썩어가도 그냥 두었던 아저씨가 제가 보긴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아이들 방에 들어와 상처에 밴드를 붙여주었습니다. 물리치료사들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고요..
그리고, 팀원들이 매일 목욕을 돕는 것을 본 각방의 보육사 분들이 조금씩 목욕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남자 방 분들은(보육사는 전부 여자입니다) 무거운 아이들을 두 분이 들 수도 없고, 목욕은 더더욱 힘들어서 아예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방은 악취로 진동할 수밖에요"
이렇듯 이라크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자원봉사자로 찾은 한국인들이 불편과 불결, 갖춰진 것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 기쁨으로 일하는 변화, 이라크 현지인들의 새로운 삶으로의 변화는 전쟁의 상흔으로 허물어지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미래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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