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강성관
5회째를 맞는 2004년 광주비엔날레의 전시 주제와 주요 일정 등이 확정됐다.
25일 이용우 (재)광주비엔날레(이사장 김포천) 예술총감독은 기자회견을 갖고 "5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주제는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이다"고 밝히고 "이는 동양적 사유의 담론을 바탕으로 21세기의 새로운 사회적·문화적 질서를 해석하고자 하는 동양정신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이용우 감독은 "전시 작품에 대한 미학적 평가의 다변화와 대중성 확보를 위해 전문 큐레이터 뿐 아니라 관객 큐레이터를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전시의 큰 방향을 밝혔다.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 선정 배경
5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주제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은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하는 동양적 사유의 담론을 안내하는 하나의 '표상'으로 설정됐다. 이는 자연적 생명현상과 질서의 생태학적 해석을 의미한다.
'먼지 한 톨과 물 한 방울'은 아주 작지만 생성과 소멸을 설명하는 생명현상의 중심에 있으므로 가장 큰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자 담론이라는 것.
이에 대해 이용우 감독은 "서양적 수단을 동원해서 동양을 바라보는 것을 지양한다는 측면에서 전시주제는 동양적 사유의 담론을 부각시키고자 했다"면서 "이는 5회 비엔날레가 광주비엔날레의 10년이라는 기념적 특징도 있어 그 정체성을 되돌아보자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감독은 "먼지는 소멸, 네거티브의 상징이다"면서 "오늘날 문명사회, 산업사회, 소지 자본주의가 내뱉는 소음들을 상징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물은 생명이 생성되는 소생의 상징"이라며 "이들은 대단히 작은 것이지만 생명학적 질서를 유지하는 거대담론이며 물질이 아닌 정신적 담론이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먼지를 `톨'로 규정한 것은, 그것이 소멸의 속성을 지닌 무생물적 분자이지만 물과 섞여 다시 생명체로 생성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생성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낱알'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물 한 방울'은 생명의 상징이므로 '기'(起)요, '먼지 한 톨'은 사라져 가는 것들의 매체이므로 '멸'(滅)이다. 동양적 세계관이 지시하듯, 삼라만상 속에 기와 멸이 없는 것은 없으며 기도 멸도 과정상 존재하는 것이므로 어느 한 쪽도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하나의 교차현상으로서의 기와 멸은 모두 과정에 불과하다.
이용우 감독은 "3가지 키워드는 먼지, 물, 하나라는 것"이라며 "하나는 개수가 이니고 측량단위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하나'는 출발점을 뜻하는 최초의 것이자 총체성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회 광주비엔날레는 모더니즘의 쇠퇴 이후 이른바 진취적이고 생상적 내용보다는 서구적 모델을 동원한 해체적 담론과 탈 중심화 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며 "동양적 사유의 문법은 해체와 대결보다는 생태적, 유기적이며 통합이다"고 동양적 담론을 주제로 설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용우 감독은 "동양성이 광주비엔날레의 하나의 표상으로 설정되고 동양적 실천을 담아내는 것이지 대립구도로서 동양성을 설정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비엔날레 다시보기' 시도...관객큐레이터 도입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광주비엔날레는 전시주제와 함께 전시의 주요 방향과 일정 등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