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더 깊어진 <내사랑 DMZ>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8월 31일까지 공연

등록 2003.07.30 22:41수정 2003.07.3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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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木花
지난 해 7월 19일∼8월 25일, 아룽구지극장에서 올려졌던 <내사랑 DMZ>(오태석 연출)를 본 적이 있다. 솔직히 당시 이 공연은 정말 재미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동극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데 있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다시 올려진 새 버전(뮤지컬)은 힘을 많이 빼고 극 전달을 위해 쉽고 친절하게 간다.

<내사랑 DMZ>는 영화 <지구를 지켜라!>에서 병구와 순진무구한 로맨스를 펼치는 순이역으로 출연해 보다 친숙하게 얼굴이 알려진 극단 木花의 스타, 황정민의 등장인물과 간단한 극 소개로 시작된다.


그가 선사하는 귀여운 오프닝답게 <내사랑 DMZ>는 시종 극 전체의 분위기를 너무 상징적이지도 심각하게도 아닌 아동의 눈높이로 밝게 진행된다.(아이들을 위한 배려의 연출이라 해도 어른들이 보기에도 딱 알맞은 높이다.)

DMZ(비무장지대)에 사는 동물들이 그곳을 파괴하는 남북 경의선 철도재건 사업에 맞서 싸워 마침내 생태계의 보고를 지켜낸다는 이야기는 이전 공연 그대로 유지된다.

단 "참깨 들깨 노는데 아주깨는 못 노나"와 같은 전래 동요가 극 전체를 따뜻하게 만든다. 그 때문인지 시화호에서 다쳐 날아온 동물들을 보여줄 때엔 더욱 그 아픔이 전해져 온다. 물론 주제인 환경과 통일 문제도 더 간절히 다가온다.

이번 뮤지컬 버전엔 어린이가 맡은 흰개미 캐릭터와 외국인이 맡은 부생군(復生軍-다시 태어난 군인) 캐릭터가 새로 추가되어 보다 확장된 시선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도 하다. 또 굿을 하면서 물을 관객들에게 뿌리거나 현대적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관객과의 거리좁히기에 노력을 기울이고도 있다.

극 중 전래동요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내사랑 DMZ>는 동심과 자연과 같은 잃어서는 안될 것들과 남북통일에 대한 강렬한 염원을 온 세대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든 아주 유익하고 재미도 있는 소중한 창작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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