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장 결사반대` 머리띠를 하고 집회에 참석한 정균환 민주당 의원.오마이뉴스 권우성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을 향한 원성이 들끓고 있다. 핵폐기물처리장 건설로 촉발된 이들 두 장관에 대한 분노가 비단 부안군민에 머물지 않고 국정을 공동으로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터져나오고 있어 그 파장이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윤진식·김두관 두 장관에 대한 경질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민주당 인사는 추미애 의원. 그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참석, 지역민 여론수렴 부족과 핵폐기물처리장 건설 강행의 책임을 물어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해서도 이른바 '박정희식' 공권력 남용을 이유로 해임건의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추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주민설득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고, 여론수렴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기만적인 것"이라며 "산자부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반대의 목소리를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라며 "여론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강행처리하는 것은 장관으로서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비록 해임건의안이 이날 정책의원총회에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여진은 계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특히 현행법으로도 불가능한 현금보상을 윤진식 장관 스스로가 번복함으로써 "부안군민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민주당이 뒤집어쓸 수밖에 없게 돼, 추 의원의 제안은 더욱 설득력을 얻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안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균환 원내총무는 참여정부를 향해 "사기를 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높여가고 있다. '경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 비판의 강도는 추 의원의 그것보다 훨씬 높았다.
정 총무는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주민들에게 현금보상할 법이 없는데, 국민에 서명받고 산자부 장관이 헬기를 타고 내려와 보증하는, 이런 짓을 하고 있다"며 산자부 장관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핵폐기물처리장을 부안에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했는데 반민주적으로 했다는 것이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다"고 지적한 뒤 "그때 핵폐기물처리장 유치한다면서 국민에 3∼5억원을 현금보상을 하겠다고 산자부 공무원이 얘기했고, 산자부 장관이 보증하는 발언을 했다가 국무회의에서 부결됐다"며 산자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우리 민주당의 도덕성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그렇지 못하게 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면서 윤 장관의 경질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