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재력 없이 믿음과 사랑으로 만난 그녀와 남편은 무일푼으로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집도 있고 건강하게 성장한 남매도 있습니다. 그 흔한 파마 혹은 염색 한 번 해 본적 없다는 정씨는 신문배달 후 8Kg이 감량돼 다이어트도 되고 건강에도 좋다며 연신 싱글벙글입니다.
정씨는 신문 배달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울 만큼 어려운 형편도 아니고, 반면 큰 부자를 꿈꾸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줘도 부족한 게 부모 마음인지라 그녀는 자녀들에게 책 한 권이라도 더 사주고 싶다며 '운동' 이라는 명목 아래 감춰진 '진심' 을 밝힙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이 자랄 때 부족하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건 다 해 주고 싶어요. 저만 해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못했고 배우고 싶은 걸 말하지 못해 혼자 속에 담아두었죠. 제가 그랬기 때문에 우리 애들만큼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아요."
두 남매도 엄마를 닮았는지 요즘 애들 같지 않게 경제 관념이 뚜렷하다며 정씨는 자신의 맘을 알아주는 아이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합니다.
정씨가 신문 배달을 하며 가장 놀랐던 건 새벽에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정씨는 그녀 외에도 24시간 하는 식당, 경비 아저씨, 녹즙과 우유 배달 등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과 만날 때면 덩달아 행복해 진다고 합니다.
"저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세상엔 남모르는 곳에서 정말로 열심히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조금만 남보다 부지런하면 새벽에 할 일은 얼마든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빚이나 카드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다른 생각할 틈 없이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겠어요. 남보다 하루를 더 일찍 시작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