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이고 있는 가족상 같은 예쁜 건물이 유리벽 복도로 서로 이어져 있다. 이 복도는 관망하는데 좋은 장소이기도 하고, 따갑지 않은 햇빛을 마음껏 쬘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빛이 관통하는 건물은 생기가 넘친다.박태신
봄기운이 마지막 기운을 떨칠 무렵인 5월, 따스한 햇빛이 열기를 더하기 전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제주도 남쪽 바닷가에 접해 있는 P콘도는 남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앞쪽은 바다를, 뒤쪽은 한라산을 바라보는 세 개의 건물 동과 넓은 정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건물들이 어슷어슷 놓여지고 서로 연이어져 있고요. 작년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웠던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도 저만치 보입니다. 처음 들어가니 사람보다 덩치 큰 곰 인형이 현관 가장자리 소파에 털썩 앉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봅니다. 로비 설치물의 하나인 이 친구를 찍으려고 벼르다가 기회를 놓쳤습니다.
눈길 끄는 또 하나. 요즘 여기저기서 관상용으로 가져다 놓은 보라색 호접란이 로비 한가운데서 훨훨 날아가는 나비 모양을 하고 줄기 여기저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세 개의 건물 동은, 양쪽 벽 전면이 분할된 여러 개의 유리창으로 된 복도로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세 개의 동은 그래서 서로 떨어져 있지만 이런 연결 복도 때문에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창 밖으로 한라산 중턱이 보입니다.
이 창은 건물 안 복도에 빛을 공급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콘도가 그러하듯이 건물 복도 양편으로 방이 들어서 있다보니 햇빛은 길다란 복도 양끝의 창으로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갈 때 만나는 이 유리창 복도는 관망과 더불어 빛을 한껏 받아안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