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경영은 21세기 경쟁력 시대가 무색하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분야는 택시경영이다

등록 2003.08.07 14:58수정 2003.08.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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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지적하다시피 택시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이던 승차거부, 합승은 거의 해소되었다. 택시의 공차율이 회사택시운전자의 당일입금 수입에 지장이 와서 회사택시운전자의 생계에 위협이 될 수준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택시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지하철처럼 정부가 경영하는 대중교통수단도 아니요, 버스처럼 경영보조금을 지원받지도 않아 공익성과 공공성을 인정받고 있지도 못하다. 그렇지만 택시가 지하철과 버스와 같이 시민의 발로써 운행되고 있고, 시민의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시민의 주요한 교통수단임에는 틀림없다.

택시가 결코 지하철과 버스를 보완하는 보조 교통수단이 아니란 점이다. 그렇다고 택시가 버스나 지하철을 대체할 수는 없다. 지하철과 버스 그리고 승용차만 운행되는 택시없는 서울을 상상할 수 있을까? 따라서 택시 역시 버스나 지하철처럼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책당국자의 현안에서 밀려나 있었다.

택시운전자의 고용안정과 생계보장을 위해 제시되었던 완전월급제가 10여 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요금인상과 잠깐동안 실시한 약간의 LPG 부가세 환급이었다.

그러다보니 그 짐을 고스란히 택시운전자가 짊어져왔다. 택시문제의 해결에 있어 핵심은 회사택시운전자의 생계보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사업주는 그동안 개인택시제도를 빌미로 회사택시운전자의 생계보장문제를 방치해왔다. 개인택시 발급이 사실상 중단되고 또한 택시요금수입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회사 택시 운전자의 생계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지경까지 왔다.

오로지 개인택시에 대한 희망으로 장기근속을 하던 택시운전자들이 줄어드는 수입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미련없이 하나 둘 택시운전을 그만두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257개의 택시회사에 2만3천여 대의 택시가 있고 운전자가 5만몇천명이 필요하지만 10%의 운전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잠실에 있는 교통회관에서 택시운전자격자 교육으로 매주 400여 명이 넘게 배출되고 있음에도 택시는 항상 10여%의 운전자가 부족한 것으로 보아 이직율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정부 택시정책의 핵심인 택시회사의 운전자 고용안정은 무너졌다.


택시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승차거부나 합승이 해결되면서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택시운전자의 고용안정이나 생계보장, 택시서비스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정책당국자가 택시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그중에 하나가 택시회사의 구조조정문제이다. IMF를 맞아 경쟁력 개념을 적용한 구조조정이 우리 사회의 전 분야에 실시되었듯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분야는 택시경영이다. 서울은 257개의 중소기업수준의 택시회사들이 있다. 200대가 넘는 택시회사는 몇 개 안되며 1개 회사별로 평균 90대 정도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택시경영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1. 전근대적인 가족중심 경영방식이다. 택시회사의 인력구조는 경영진 : 사장과 그 가족임원 1-2인, 가족외 임원 1-2인 , 관리직 2-3인 ,정비직 2-3인 등이 전부이다. 나머지는 보유차량에 따른 택시운전자이다. 회사운영에 있어서 효율성이니,생산성이니 하는 관리, 경영개념이 없다. 유일한 관심사는 보유택시 전차량을 가동할 수 있는 택시운전자 확보이다.

회사 택시의 경우, 택시를 운행하는 운전자가 매일 고정적으로 일정액(사납금)을 회사에 납부하게 되어 있다. 회사측으로서는 매출액에 해당되는 운행차량에 의한 고정수입이 정해져 있는 셈이다. 생산성이 증가하고 판매가 늘어나는 등의 매출 증가라는 개념이 없는 것이다.

호황도 없고 불황도 없는 셈이다. 다만 보유한 전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운전자를 확보하지 못해 발생하는 운휴차량은 수입이 없다. 과거에는 개인택시 때문에 회사에 장기근속하는 운전자가 많아 어느 정도의 운전자는 안정적으로 유지가 될 수 있었다.

회사는 근속자인 운전자이든 1년미만의 신규입사자 운전자이든 차량 1대당 수입이 고정되어 있다 보니 굳이 인건비가 추가(1년이상 근무자에게 지급되는 보너스, 근속수당, 퇴직금)로 들어가는 근속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측은 그동안 개인택시를 빌미로 장기근속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강요해왔고 근속자는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

개인택시가 없어지자 근속자로서는 더 이상 불이익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회사측도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근속자보다는 1년미만의 운전자를 더 선호하게 된다. 새로 나온 차량이나 오토매틱 차량을 신규입사자에게 배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택시회사의 경영은 경제법칙에 따른 운영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차량 1대를 빌려주고 임대비를 받는 사실상 임대업자나 다름 없다. 차량정비에 대한 투자개념이 전혀 없다.

100여 대를 보유한 택시회사의 정비사가 고작 3-4명이다 이들중 2명은 택시회사를 거쳐가는 신참 정비사들이다. 택시차량은 거의 매일 24시간에다 1년 내내 운행된다 . 그래서 차량수명이 4년으로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그럼에도 2-3년만 운행하면 차량이 노후화되어 승객에 대한 서비스 차량이라고 하기엔 내외장이나 엔진이 엉망이다. 운전자도 피로감을 더 빨리 많이 느낀다.

회사측으로서는 신차든 구형차량이든 노후화되었든, 정비를 잘했든 관리를 못했든 고정수입이 보장되니 차량이 멈춰서 운행이 불가능하지만 않으면 , 운전자가 피곤하던 승객이 불쾌하게 여기던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현재의 택시운행체제에서는 승객이 택시를 선별해서 선택하여 탑승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승객이 선별해서 탑승한다해도 그것은 택시운전자의 소관이지 회사측의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승객이 소비자로서 제품을 선택한다는 차원에서 개인택시나 257개 회사의 택시중에 택시를 선별해서 탑승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직종은 서비스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공급이 이뤄어진다. 현재의 승객들의 택시서비스 소비는 버스나 지하철 대신에 택시를 선택한다는 방식이다. 택시들 중에 특정한 회사의 택시를 선별해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회사측으로서도 자사의 택시가 다른 회사의 택시나 개인택시보다 경쟁력을 더 갖는다고 해서 택시수입이라는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투자할 일이 없는 것이다.

다만 회사택시의 경쟁력이란 택시차량이 운행을 못할 정도로 운전자가 부족할 경우에만 문제가 된다. 그런데 IMF 이후의 우리 사회의 인력시장과 실업상태를 감안할 때 택시운전자 예비인력은 항상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잠실 교통회관에서 택시운전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교육을 받아 배출되는 인원이 매주 4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택시회사가 후생복지, 정비시스템, 사고처리, 연월차휴가, 등의 근무조건이라는 경쟁력을 통해 택시운전자들을 모집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택시운전자 유휴인력은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세한 택시회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택시회사들을 권역별로 통폐합해서 중대형 택시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정책대안도 제기된 바 있듯이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정책을 검토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택시운영체제를 개인택시, 회사택시를 대형화시켜 권역별로 배치, 영세택시회사의 공영화 , 운전자 지주제 도입 등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제도 아울러 연구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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