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든지 뒷꽁무니를 빼고, 뒤로 빠지는 아이들이 있다. 스스로 해보려고 하지 않고 늘 다른 사람이 하도록 하고, 자기는 뒤에서 구경이나 하겠다는 자세를 가진 아이의 경우에는 반드시 마음 속에 실패한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 아이는 이런 일에 대해서 한 번 실패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든지, 혹은 그것을 하지 못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몹시 난처한 경우를 당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그런 일에 도전을 해보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더 걱정인 것은 이런 실패의 경험 때문에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늘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겁쟁이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안 되더라도 도전해 보는 용기를 줄 수는 없을까? 부모들에게 이런 자녀가 있다면 참으로 걱정스럽고 속상하고, 힘들 것이다.
언젠가 대전의 어느 학부모님이 상담을 청해 왔다. 꼬마가 이제 6살이어서 내년에는 학교에 입학을 해야 할 터인데, 아이가 남의 앞에만 나가면 일체 말을 하지 못하고, 엄마의 치마꼬리만 붙잡고 돌면서 누가 묻기라도 하면 뒤로 숨어버린다고 걱정을 하였다.
우선 차근차근 해나가도록 하고, 친구들을 불러서 집에서 함께 놀게 하고, 이때 친구의 부모님들도 함께 와서 이야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사귀는 연습을 해서 점점 범위를 넓혀 보도록 했더니,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후 소식이 끊겼다.
미국에서 성공한 케이스로 소개되었던 김태연씨는 여자지만 태권도와 불우한 이웃들을 보살피는 사회사업은 물론 IT업체에까지도 손을 대어서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 분이다.
이 분이 낯선 이국 땅에서 성공을 하기까지는 남다른 용기를 가졌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YOU CAN DO. he can do, she can do. I can do"라는 생각을 가지고 무슨 일에나 자신감을 가지고 덤볐고, 그리하여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너도 하고, 그도 하고, 그녀도 했는데 나라고 못할 게 무어냐?"는 용기와 자신감이 그녀로 하여금 미국 굴지의 사업가로 발돋움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90년도에 맡았던 아이들에게 줄넘기 과제를 학년초에 주고 1학기 마지막 시험으로 하기로 약속을 하였다. 줄넘기를 하는데 그치지 않고 100번 이상이나 '쌕쌕이'(2회 연속 넘기) 10회 이상이면 "수"이고 그 1/5씩으로 계산을 해서 점수를 주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그해 이맘때쯤에 줄넘기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런데 한 학기 내내 연습을 하였는데도, 단 한 번을 넘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줄넘기를 넘는 것이 아니라 줄을 아래로 내리는 순간에 이미 뛰어 올라서 내려오고 말았기 때문에 매번 걸리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짝짝 걸음으로 하면서 줄넘기를 넘기는 연습을 시켜주었다.
한 동안 연습을 하던 그 아이의 줄넘기 실력이 점점 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맨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었더니 줄넘기를 56회를 하는 것이었다. 단 한 시간 동안 연습으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을 5학년이 되도록 단 한 번도 넘어 보지 못하고 살았으니 얼마나 기가 죽고 실망을 하였겠는가?
체육시간만 돌아오면 자기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늘 뒤로 물러서고, 그늘에 앉아서 구경이나 하면서 보냈던 것을 단 한 시간에 날려 버리고, 이제는 아이들이 노는 자리에 스스로 끼어 들고 놀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생각, 나도 해보겠다는 용기를 가진다면 어린이들에게 무슨 특별한 능력의 차가 있겠는가? 사실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차이란 그렇게 크거나 엄청난 것은 아니다. 다만 스스로 '못하겠다'고 포기하는 사람과, '나도 할 수 있다'고 용기 있게 나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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