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우리나라에서 얼음 조각은 신라 지증왕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수라상 음식에 띄우는 얼음을 조각하면서부터 그 역사가 출발해 어느 덧 천년의 긴 터널을 통과했으나 얼음 조각가의 수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하나의 독립된 신종 직업으로 정착되어 고수입을 올리는 일본에 비하면 우리는 이제 막 발아하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연례행사나 축하연에 등장하는 얼음 조각이 이젠 단순한 장식을 벗어나 신선한 예술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비록 일회성에 그치며 사라져 버리는 얼음 조각이지만 보는 이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오랜 감동과 여운을 남겨준다.
얼음 조각의 여름 수명은 한두 시간에 불과하다. 반면 겨울 수명은 햇빛을 피한다면 24시간까지도 연장할 수 있다. 정성 들여 만든 자신의 작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울 법도 한데 오히려 하씨는 그 점이 얼음 조각의 매력이자 재미라고 한다.
특별한 연례 행사가 없는 여름엔 하루에 5작품 정도를 만들지만 성수기엔 하루에 10작품도 더 만들어야 한다. 결혼 시즌인 4월에서 6월, 10월과 11월엔 주로 잉꼬가 많이 나가고 송년회를 하는 12월엔 독수리가 많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