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 측근에 가혹수사 얘기 들었다"

함승희 의원, 12일 <손석희 시선집중>서 밝혀

등록 2003.08.11 18:43수정 2003.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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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희 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에 열린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에 대한 가혹수사 의혹, 한총련 사격장 진입 등에 대해 질의한 뒤 강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함승희 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에 열린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에 대한 가혹수사 의혹, 한총련 사격장 진입 등에 대해 질의한 뒤 강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12일 오전 10시30분>

함승희 "정 회장 측근에게 가혹수사 얘기 들었다"
송광수 총장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지겠다"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검찰이 고 정몽헌 회장을 강압수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12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강압수사 사실을 전해들은 사람을) 지금으로서는 실명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 그런 기업활동을 하는 정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함 의원은 '검찰측 뿐만 아니라 현대측의 변호사도 검찰 수사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 검사들은 수사과정에 어떤 문제점을 지적받으면 '아 이거는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어떤 사람들의 당사들의 음해다', 이렇게 변명하는 건 상투적인 일"이라고 반박한 뒤 "과연 그것이 진실인가 아닌가는 제3의 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또 "제가 그 문제(강압수사 의혹)를 제기한 것은 단순 거두절미하고 가혹행위만 문제삼은 것이 아니다"라며 "대검 감찰부나 강력부 같은 그런 곳에 있는 경륜 있는 연조가 높은 검사들로 하여금 이 실체를 조사해라 자살 동기가 무엇이고, 또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그 가혹행위하고 자살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이런 걸 제대로 수사하라고 요구했고 장관도 그런 면에서 공감을 했다"고 덧붙였다.

함 의원이 법사위에서 고 정 회장의 가혹 수사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권노갑 전 고문 등 구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현대비자금 수사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함 의원은 "어제까지 권노갑씨인가 이런 사람들이 이 사건에 관련된다는 건 상상도 한 적이 없다"면서 "중요한 범죄사실을 자백했고, 그 자백이 어떤 강압에 의해서 이루어졌을 때 피의자로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죽음이다. 그것이 상당히 우리 50년 검찰사에서 검찰청사에서 떨어져 죽거나 넥타이로 목 매 죽은 사람들 한 번 쭉 살펴보라. 다 그런 상황에서 이루어 졌단 말이다. 그래서 제가 그렇게 추론을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광수 검찰총장은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함 의원의 가혹수사 의혹 제기와 관련 "국회의원께서 국회에서 말한 것을 검찰이 일일이 이렇다 저렇다 말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냐. 비난이 있다면 조사해서 가릴 것으로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저도 책임질 것이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또 "강압행위에 대한 정확히 근거를 제시해서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근거를 제시해야) 그래야 믿을 수 있다"면서 "모든 것을 정확한 근거에 의해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신:11일 오후 6시>

함승희 "전화번호부 같은 걸로 내리쳤다"
강 법무, 검찰 "어떤 가혹행위, 강압수사도 없었다"


"(검찰이) 전화번호부 비슷한 것으로 (고 정몽헌 회장의) 머리를 내리쳤다. 정몽헌씨는 이미 특검을 통해 자존심과 신뢰를 잃었다. 이미 충격을 받은 데다 특검에서 진술 한 것 이상의 발언을 한 뒤,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고 때문에 몸을 던졌을 지도 모른다." (민주당 함승희 의원)
"어떤 가혹행위도 없었다." (강금실 법무부장관)


1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고 정몽헌 회장에 대한 가혹수사 의혹이 제기됐지만,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검찰은 이를 강력 부인했다.

또한 이날 법사위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개정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이날 고 정몽헌 회장의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민주당 함승희 의원. 함 의원은 "(검찰이) 전화번호부 비슷한 것으로 (정몽헌 회장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들었다"며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분식회계, 비자금 수사 등을 통해 재벌기업 하나쯤 망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식의 협박과 모욕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또 "심도있는 재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우선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는 없었는지, 3차례 조사 결과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금실 법무장관은 "(정 회장 수사 때) 어떤 가혹행위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함 의원은 "이 아무개 검사를 감찰하면서 그의 친구 변호사의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 영장없이 가택 수색했다, 이런 검찰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고 비판했지만, 강 법무장관은 "그건 현안과 관련없는 것"이라면서 비켜갔다.

검찰 관계자도 함 의원의 주장에 대해 "거듭 얘기하지만 절차적인 하자나 강압수사는 전혀 없었다"며 "변호사들이 수시로 드나드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겠나"라고 함 의원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답변하고 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
답변하고 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오마이뉴스 이종호
또한 이날 법사위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이 상정돼 심의에 들어갔지만, 처음부터 치열한 찬반 논란이 일었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이혼, 재혼 가정의 경우 호주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자녀들이 있다"며 "남녀 불평등 해소해야 한다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호주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규철, 김학원, 함석재 의원 등은 "호주제를 폐지할 경우 가정의 해체 등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력히 반대했다. 심규철 의원은 "만들지 않아도 될 제도를 만들 필요 없다"며 "가족 파탄으로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만약 정 필요하다면 예외 조항을 둬서 구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호주제와 관련 "모든 상황을 고려해 법안을 거의 완성한 상태다, 다음달 정기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이미경 의원의 법안을 처리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개인적 소견을 밝혔다.

한편 강금실 장관은 민주당 조순형 의원의 "내년 총선 후보 출마설 보도에 대해 답해달라"는 질문에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최근 대통령께서 출마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히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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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법사위 주요 질의응답 요약이다.

함승희 의원 주장 "몽헌, 전화번호부 비슷한 것으로 머리 맞았다"

함승희 의원 (민주당) "검찰에서 수사를 받은 피의자가 중요한 말을 진술한 직후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수사 과정에서 인간적인 모멸감을 받을 때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대검 중수부에서 한 건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었던 것 같다.

검사들이 돌아가면서 신문을 했고, 전화번호부 비슷한 것으로 머리를 내리 쳤다고 들었다.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분식회계나 비자금 수사를 통해 재벌기업 하나쯤 망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식의 협박과 모욕이 있었다고 한다.

정몽헌씨는 이미 특검을 통해 자존심과 신뢰를 잃었다. 이미 충격을 받은 데다 특검에서 진술 한 것 이상의 발언을 한 뒤,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고 때문에 몸을 던졌을 지도 모른다.

심도 있는 재수사가 필요하다. 우선,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는 없었는지, 3차례 조사 결과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밝혀야 한다."

강금실 장관 "사망 관련 부분은 서울지검에서 지휘 수사토록 할 것이다. 그리고 3번의 수사에 변호인이 같이 출석했다. 어떤 가혹행위도 없었다"

함승희 의원 "전화번호부 책자로 정 회장 머리를 치고 했다는 그런 주장 들어본 적 있나."

강금실 장관 "있을 수 없다. (함 의원이) 밝혀주시면 조사하겠다. 함 의원이 들은 것 밝혀주면 조사하겠다."

함승희 의원 "최근 이아무개 검사를 감찰하면서 그의 친구 변호사의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 영장 없이 가택 수색했다. 어떻게 믿을 수 있나. 그런 검찰인 것을 미뤄볼 때,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오전에 열린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 한총련 사격장 진입 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오전에 열린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 한총련 사격장 진입 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호주제 폐지해야 한다" vs "사회 혼란 초래"

심규철 의원 (한나라당) "호주제 자체가 있건 없건 큰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녀의 성과 본은 문제다. 사회에 따라 자동차 통행도 좌·우로 정한다. 질서 유지를 위한 원칙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성'을 부계에 따르는 것은 이와 같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남녀평등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만들지 않아도 될 제도를 만들 필요 없다. 가족 파탄으로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만약 정 필요하다면 예외 조상을 둬서 구제하면 될 것이다."

이미경 의원 (민주당) "호주제 폐지는 양성평등을 위해 제기한 것이다. 법에 의해 강제적으로 됐던 것을 없애자는 것이 취지다. 물론 법이 바뀌어도 95%정도는 아버지 성을 따를 것이다. 다만 강제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라야만 하는 것은 인권침해다.

미국도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관습에 의한 것이지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 고려시대, 이조 초기만 해도 여성도 호주가 될 수 있었다."

김학원 의원 (자민련) "민법상 오랫동안 내려온 기반을 근저에서부터 뒤엎는 개정안은 가족, 신분제도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나라, 조직에도 대표가 있듯이 가족에도 대표가 있어야 한다. 개별적인 대표? 문제 있다. 지금 호주에게 권위적인 권한은 없어졌다.

만약 김학원이 어머니가 초등하교 때 재혼해서 '조'씨와 결혼해서 '조학원'이 된 뒤, 중학교 때 '이'씨와, 다시 고등학교 때 '최'씨와 재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이 계속 바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아마 가계, 족보, 혈통관계 체계는 무너저버릴 것이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
조순형 민주당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함석재 의원 (한나라당) "이미경 의원에게 질문하겠다. 우선 호주제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예가 있는지 들어달라. 그리고 호주제 없애면 어떻게 되는가?"

이미경 의원 "우선 호주제가 없어지면 1일1적이나 가족부제 등이 논의되고 있는데, 1인1적제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성중심 사회로 대를 이어야 한다고 집착하기 때문에 아들을 꼭 낳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성비 불균형을 이루는 곳은 없다.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없애야 한다."

강금실 장관 "법무부 차원에서 법안을 만들고 있다. 모든 상황을 고려해 법안을 거의 완성한 상태다. 다음달 정기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할 것이다. 외람된 말이지만 이미경 의원의 법안을 처리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선 출마하나?", "절대 안한다"

조순형 의원 (민주당) "언론에서 총선 출마설을 보도하고 있다. 사실인가?"
강금실 장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최근 대통령께서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히라고 말씀하셨다."
조순형 의원 "몇 년 전 검찰 총장이 퇴임 뒤 3일만에 지구당 위원장이 됐다. 퇴임 뒤 논의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된다. 법무부 최고 책임자로 개혁을 끝까지 책임져야하는 것 아닌가."
강금실 장관 "검찰개혁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최선 다 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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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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