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자란 풀을 예초기로 자르고 있다.정홍철
산속의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무더운 여름이 가고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17일 보통 같으면 점심시간까지 늦잠을 자야하는 일요일이지만 추석을 3주 앞두고 충남 청양으로 벌초를 떠나기 위해 오전 6시에 집을 나섰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 터라 옷가지를 챙겼다.
자동차의 와이퍼를 돌려야 할 정도의 비가 내렸다. 2시간쯤을 달려 온 오전 9시임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 상ㆍ하행선은 마지막 휴가차량들인지 벌초차량들인지 모를 차들로 붐볐으나 소통은 비교적 원활했다.
3시간여를 달려 청양군 청남면 상장리 뒷산에 다다르자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예초기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의 벌초작업이 한창이었다. 예초기 엔진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풀과 잔가지 나무가 잘려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추석을 밑에 두고 봉분이 있는 곳이면 들을 수 있는 낯익은 소리.
무덥던 여름이 한풀 꺽이고 늦더위를 남겨두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은 가을을 실감케 하는 가운데 예초기 소리를 들으며 벌초를 하고 나니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