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며 추석을 실감한 하루

등록 2003.08.17 20:35수정 2003.08.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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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까지 자란 풀을 예초기로 자르고 있다.
가슴까지 자란 풀을 예초기로 자르고 있다.정홍철
산속의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무더운 여름이 가고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17일 보통 같으면 점심시간까지 늦잠을 자야하는 일요일이지만 추석을 3주 앞두고 충남 청양으로 벌초를 떠나기 위해 오전 6시에 집을 나섰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던 터라 옷가지를 챙겼다.

자동차의 와이퍼를 돌려야 할 정도의 비가 내렸다. 2시간쯤을 달려 온 오전 9시임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 상ㆍ하행선은 마지막 휴가차량들인지 벌초차량들인지 모를 차들로 붐볐으나 소통은 비교적 원활했다.

3시간여를 달려 청양군 청남면 상장리 뒷산에 다다르자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예초기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의 벌초작업이 한창이었다. 예초기 엔진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풀과 잔가지 나무가 잘려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추석을 밑에 두고 봉분이 있는 곳이면 들을 수 있는 낯익은 소리.

무덥던 여름이 한풀 꺽이고 늦더위를 남겨두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은 가을을 실감케 하는 가운데 예초기 소리를 들으며 벌초를 하고 나니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 하루였다.

장비점검 예초기 날이 느슨하지는 않은지 점검을 하고 있다.
장비점검 예초기 날이 느슨하지는 않은지 점검을 하고 있다.정홍철

"쐬주 한잔 하구 혀~" 이날 동원된 예초기는 모두 3대, 교대로 번갈아 가며 소주 한잔에 그 동안 밀렸던 이야기 꽃을 피운다.
"쐬주 한잔 하구 혀~" 이날 동원된 예초기는 모두 3대, 교대로 번갈아 가며 소주 한잔에 그 동안 밀렸던 이야기 꽃을 피운다.정홍철

익어가는 밤 아직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밤이 한창 익어가고 있었다.
익어가는 밤 아직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밤이 한창 익어가고 있었다.정홍철

마무리 단계 언제끝나나 싶던 벌초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2시간여 만에 끝났다.
마무리 단계 언제끝나나 싶던 벌초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2시간여 만에 끝났다.정홍철

간소하나마 포와 소주잔을 올리고 인사를 드렸다.
간소하나마 포와 소주잔을 올리고 인사를 드렸다.정홍철

벼꽃 하산 길의 논에는 벼꽃이 피었으며 이삭이 자라고 있었다.
벼꽃 하산 길의 논에는 벼꽃이 피었으며 이삭이 자라고 있었다.정홍철

충북에서는 추석음식으로 송편과 함께 증편(기정떡)의 재료로 맨드라미를 찢어서 얹는다.
충북에서는 추석음식으로 송편과 함께 증편(기정떡)의 재료로 맨드라미를 찢어서 얹는다.정홍철

애기사과 잘 익은 애기사과는 비를 맞았다.
애기사과 잘 익은 애기사과는 비를 맞았다.정홍철

붐비는 고속도로 막바지 휴가차량과 벌초차량으로 고속도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붐볐으나 비교적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붐비는 고속도로 막바지 휴가차량과 벌초차량으로 고속도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붐볐으나 비교적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정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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