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예술고, 학생 전학 불허해 말썽

학교측 "우등생 전학 절대 안된다"... 학생수 감소 우려

등록 2003.08.25 10:20수정 2003.08.30 10:37
0
원고료로 응원
특목고에 재학 중인 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원하고 있지만 학교측이 이를 허용하지 않아 학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전남 무안군의 전남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양(17 ·1년)은 피아노 전공을 위해 올해 이 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이양과 부모들은 당초 생각과는 달리 면학분위기가 좋지 않고 경제적 여건 등 앞으로 대학을 진학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판단, 목포시내 일반계 고교로 전학하기로 했다.

학생 전학은 학교장이 전학하는 학교장에게 의뢰하면 학생수 등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허용하게 돼 있다. 그러나 예술고측은 학생들이 자꾸 빠져 나가면 학교운영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전학을 허용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양은 1등으로 입학했을 정도로 학업성적이 좋고 장학생이어서 학교 입장에서는 파급효과 등을 우려하며 학생을 붙잡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수 감소 우려 허용 안해

이양 아버지 이시우씨는 “입학해 보니 애초 기대와는 달리 수업 분위기가 좋지 않아 공부하는데 지장이 있고, 또 예능 분야 진학을 포기하고 인문계로 가기로 결정했다”며 현행법상 허용된 전학을 막는 학교측의 처사를 비난했다.

현행 초등교육법 시행령에는 ‘학교장은 교육과정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안에서 학교간 전학 또는 편입학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학생 수 관리를 제대로 못할 경우 학교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전학불허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정거배
이 학교 주모 교장은 “장학생으로 입학한 학생이 반년동안 장학금 타 먹고 전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전학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 교장은 또 “학생 전학은 학교장 재량”이라고 주장하고 전학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삼는 학생의 부모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전학 사유 놓고 학부모와 갈등

이와 관련 전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양은 전학 대상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거주지를 옮기거나 교우간의 관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등 학교환경을 바꿔줄 필요가 있을 때 전학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관계자의 말은 단순히 학교가 싫다고 전학을 허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양과 같은 학생이 몇 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운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전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학교측의 입장을 거들었다.

그러나 아버지 이씨는 “경제적 사정상 돈이 많이 들어가는 예능계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인문계로 변경한 것”이라며 전남도교육청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씨는 또 이양이 “수업분위기가 산만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며 다른 학교로 전학 할 수 사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3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4. 4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5.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