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돌 시공, 네티즌이 밝혀냈다

거제문예회관 건축에 중국산 돌 시공한 사실, 시 홈페이지에 올려

등록 2003.08.25 11:42수정 2003.08.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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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문화예술회관에 한국산 마천석 대신 값싼 중국산 돌이 시공됐다고
한 네티즌이 거제시 참여마당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된 거제문화예술회관의 부실시공논란은 결국 네티즌의 승리로 끝났다.

a 9월 30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거제문화예술회관

9월 30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거제문화예술회관 ⓒ 서용찬

거제시 홈페이지에는 지난 8월7일 '거제문화예술회관에 값싼 중국산 화강석'이란 글이 실렸다. 25일 현재 이 글은 참여마당에 남아있지 않지만 '거제타임즈'에 소개된 내용은 대략 이렇다.

시민들의 기대가 큰 이 건물 내부를 둘러본 후 시민들이 갖게 될 실망감과 분노를 생각하니 가슴 답답하다.

회관 현관 포인트석 및 화장실 벽체는 시방서대로 한국산 마천석으로 시공되었으나, 대극장앞 3개 층의 바닥과 계단 마감재로 사용된 천몇백 평방미터의 검정색 화강석은 희뿌옇게 탈색 잘 되는 싸구려 중국산 돌로 시공되어 있다.

국내 석산 및 석재 가공업체들이 저가의 중국산에 밀려 생존이 풍전등화 같아 공공건물인 경우 국내업체들의 육성보호를 위해 주로 국산으로 설계 시공하는데 거제예술회관은 슬그머니 중국석(검정색)이 대량으로 들어와 자리잡고 있어 그 경위와 대책을 알고 싶다.


정 아무개라고 실명을 밝힌 이 제보자는 함양군에 있는 한 석재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돌의 질이 중국산인지 아닌지 금방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문가) 거제도에 관광(?)차 왔다가 거제문화예술회관 로비에 깔린 중국산 화강석이 깔린 사실을 확인하고 '거제시홈페이지'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사실조사를 마친 거제시는 결국 잘못 시공된 부분을 재시공하기로 했으며 건설기술관리법이 정한 대로 시공사인 한진중공업(주)과 감리회사인 (주)아도무에 벌점을 주고 건설교통부에 통보키로 했다.

거제문화예술회관 10월 재시공


당초 9월 30일 개관을 앞둔 '거제문화예술회관'은 로비에 사용된 화강석이 국산 마천석 대신 값싼 중국산 화강석으로 시공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10월쯤 재시공키로 했다.

a 바닥 마감재로 사용된 화강석

바닥 마감재로 사용된 화강석 ⓒ 서용찬

거제시는 조사를 통해 석재시공을 맡은 회사가 지난해 11월과 12월 대극장앞 3개 층과 계단 등 2000여㎡ 가량 중국산 검정색 화강석을 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사실은 지난 20일 거제시의회에도 보고됐다. 거제시는 문예회관의 개관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중국산 석재를 뜯어내고 새로 시공하는데 공기가 3개월 이상 걸리며 중국산 화강석이 국산 마천석과 비교해 석질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 석재 시공사에 석재 단가의 차액만큼 공사비를 감액 지급키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고했다.

거제시의회는 시공업체인 한진중공업이 621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받고 거제시를 대표할 문화예술회관을 시공하면서 공사지침을 어겨가며 엉터리 시공한 사실은 석재의 품질을 떠나 거제시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재시공을 강력히 촉구했다.

결국 거제시는 의회의 지적을 수용 문화회관 개관행사가 끝나는 오는 10월 중순쯤 휴관하고 중국산 시공 부분에 대한 재시공 방침을 정했다.

시방서에 지정된 마천석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의 검은 화강암을 원석으로 가공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국산 마천석의 시중가격은 ㎡당 5만5000원선이고 중국산은 4만3000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흡수율, 철분함유량, 산화철 등 일부분은 중국산이 국산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도 있어 품질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겠지만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한 네티즌의 제보에 따라 거제시민에게 "국산 마천석을 마감재로 쓰겠다"고 약속해 놓고 몰래 중국산을 시공한 건설업체의 부도덕한 속셈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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