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발랄 '당근송' 들어보셨어요? “

제작자 & 목소리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등록 2003.08.25 15:02수정 2003.08.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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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당근송 플래시

당근송 플래시

‘나 보고 싶니? 당근! 나 생각나니? 당근! I LOVE YOU LOVE ME(아이 러브 유 러브 미) 당근! 당근! 당근! …… 때로는 슬퍼지고 때로는 힘 들어도 너에 곁에 언제나 함께 하는 나를 생각해∼아∼아∼아∼당근쏭!’

요즘 휴대폰 연결음, 벨소리로 자주 듣는 ‘당근송’이다. 바른손카드에서 안부를 묻는 E-카드의 주제가로 소개돼 최근까지 인터넷 유명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로 떠올랐다.


채소 당근과 ‘당연하지’의 젊은층 은어로 사용되는 동음이의어 ‘당근’이라는 표현을 내세워 노래로 만들었다.
“이성간에 사랑확인이나 안부를 물을 때 재밌고 쿨(cool)한 대답으로 ‘당근이지’라는 표현을 쓰는데 착안해 밝은 느낌의 안부카드를 만들게 됐죠.”

‘당근송’을 비롯해 ‘콩떼기’, ‘밥풀떼기’ 등 각종 ‘송(song)시리즈’를 기획, 제작하고 있는 바른손카드 온라인사업부 컨텐트 개발팀 김원목 팀장은 “‘당근송’은 직원 워크숍에서 'youhanla'이라는 사원의 제안에 두 시간만에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가사와 플래시 제작까지 합치면 이틀만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누구도 지금의 인기를 예감하지 못했다.

‘송시리즈’는 지하철 참사 등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고 안부를 묻는 일이 많은 시기에 기획돼 밝고 재밌는 가사와 경쾌한 리듬으로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a 당근송 등 각종 송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 바른손카드의 김원목 팀장과 당근송을 부른 박설희씨.

당근송 등 각종 송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 바른손카드의 김원목 팀장과 당근송을 부른 박설희씨.

당근송의 목소리 주인공인 박설희(바른손카드 해외영업팀)씨는 “취업난, 각종 사건·사고 등 사회가 불안정해서인지 주변에 웃는 이들보다 우울하고 술이나 한잔하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들이 1-2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나마 밝은 노래와 플래시 그림을 보며 기분전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비스 정신으로 시작된 당근송이 인터넷에 게시되자 며칠사이 하루 50만 회라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대박을 터뜨려 당사자들 마저 놀랐다.


김원목 팀장은 “단기간에 제작된 노래여서 음악성, 그림의 테크닉은 부족하지만 귀여운 목소리와 밝은 분위기가 대중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며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박설희씨 역시 “가사가 쉬운 구어체이고 요즘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는 은어와 단어들이 들어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근송의 인기는 기존에 인터넷상에서 떠돌던 우유송, 소주송 등 엽기송을 다시 한번 이슈화 시키기도 했다. 이외 이들을 패러디한 다양한 ‘송’이 쏟아지는 등 엄연한 트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송시리즈의 최대 무기는 귀여움과 발랄함이다. 여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부분은 바로 목소리. 컴퓨터 음성이라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육성이다. 당근송의 목소리 주인공 박설희씨는 올해 24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나이도 잊은 채 끼를 맘껏 발산했다.

“주변에서 당근송 부른 사람이 바로 나라고 말하면 아무도 믿지않아요. 심지어 부모님 마저도. 하하하.”
해외영업팀에 근무하는 박씨는 “우연히 당근송 제작에 참여하게 됐고 동료들과 재밌게 만든 노래가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신기하고 기분 좋다”며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밌는 사실 하나는 송시리즈의 소재가 주로 당근, 콩, 밥풀이다 보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로 부터 “밥과 당근을 잘 먹지 않던 우리 아이가 이 노래들을 듣고부터 편식이 줄었다”는 감사의 글이 배달된다는 것.

김 팀장은 “제작 의도에 없던 의외의 반응에 이젠 책임감마저 느끼게 된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바른손카드는 ‘송 시리즈’의 인기로 회사 매출에도 상당한 활력을 얻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외주업체에서 제과 CM송, 게임 회사 로고송 등을 잇따라 주문해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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