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소리를 보존하고 그 명맥을 다음세대로 이어줄 후배소리꾼 11명도 함께 공연을 펼쳤다강우영
김광숙 선생과 이춘목 선생이 함께 부르는 긴아리, 잦은아리에 관중들은 서도소리의 색다른 맛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긴아리, 잦은아리는 우리 민족과 함께 숨쉬어온 `아리랑'의 평안도식 아리랑.
서도소리의 색다른 소리 때문에 잠시 어색했던 장내는 한민족이라는 공감대가 작용했는지 민요에 대한 설명없이도 한곡한곡 마칠 때마다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김경배 선생과 박준영 선생의 배뱅이굿이 시작되자 관중석에서 왁자지껄 웃음바다를 이루면서 흥이 돋기 시작했다.
김경배 선생의 "만수무강하시오∼"라는 마지막 구절은 마치 메탈을 부르는 락커를 연상케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흥겹고 재미난 황해도 대동굿인 배치기는 꽹과리, 징, 장고가 함께 어우러져 서도민요의 흥취를 더했다. 출연자 전원이 함께 걸판진 무대를 선보인 배치기, 잦은 뱃노래는 서도소리의 깊은 맛을 한껏 느끼게 해줬다.
이밖에 몽금포타령, 개성난봉가, 방아타령, 긴난봉가, 사설난봉가 등 10여 곡의 민요가 선보였다. 특히 서도소리를 보존하고 그 명맥을 다음세대로 이어줄 남은정, 오세정, 박소연 등 후배소리꾼 11명도 함께 해 신선함을 더해줬다.
국악, 우리 정신문화를 풍요롭게 한 귀중한 문화자산
서도소리는 본 고장인 황해도, 평안도 등 관서지방 향토민요로서 조국분단이후 북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인해 그 창법이 선동적, 투쟁적 방법으로 바뀌면서 사라져 가고 있다. 다행히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된 후 역대 예능보유자 고 오복녀 선생과 서도소리 이사장인 김광숙 선생, 서울시지회 신태양 선생이 서도소리를 보존하고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단법인 서도소리 보존회 서울시지회에서는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관서지방의 향토민요인 서도소리의 문화적 가치를 전승·보급·보존하고 있다. 통일을 대비한 우리민족의 문화유산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공연활동을 통해 전통문화 예술진흥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서도소리보존회 김광숙 이사장은 "우리 민족의 삶을 소리가락에 담아 독특한 창법으로 표현해 왔던 전통음악은 이제 세계적인 음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우리 민족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애환과 신명을 담아내고 정신적 근간을 이루었던 국악은 우리의 정신문화를 풍요롭게 한 귀중한 문화자산"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특히 황해도, 평안도 지방에서 전승되었던 민요, 잡가 등 관서향도가요인 서도소리와 민요는 타지역에서 전승돼 온 소리 중에서도 독특하고 깊은 맛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