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청 전경정거배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한 의원은 박태영 전남도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이 화근이 됐다. 현행법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한은 건설교통부장관과 시·도지사에게 주어져 있다. 시·도지사의 경우 지방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정할 수 있다.
군수와 사전 협의없이 도지사 접촉
그런데 한화갑 의원이 사업 추진주체인 신안군수와 사전 협의도 없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반대하는 몇몇 주민들의 주장만 듣고 전남도지사에게 직접 통화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러자 신안군청 안팎에서는 "지역개발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하기 위해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하려고 하는데, 한화갑 의원이 내년 선거를 의식해 오히려 발목을 잡으려 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전국공무원노조 신안군지부(지부장 황재훈)는 지난 1일 한화갑 의원을 비난하는 성명까지 발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
신안공무원노조는 성명을 통해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일부 반대 주민들의 의견만 듣고 적절치 못한 행위를 함으로써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측 '와전된 것' 해명
이밖에 신안군청 관계자도 "지역발전을 위해 정당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사안을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한 의원의 처신을 비판했다.
이처럼 파문의 핵심은 압해도 신도시 개발계획 본격 추진에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신안군과 지역 국회의원간 대립이 표면화 된 것으로 비춰졌다.
비난 여론이 집중되자 곤혹스러워진 한화갑 의원측에서는 결국 "사실이 와전 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한 의원실 비서관은 2일 "의원님이 전남도지사에게 지역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화갑 의원이 지난달 26일 전화를 통해 전남도지사에게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과 관련해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으니 지역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슬기롭게 처리했으면 한다는 입장만 전했다는 것이다.
"통화 자체가 '재검토' 해석 가능"
그러나 이같은 전화 내용을 두고 신안군의 해석은 서로 다르다. 공무원노조 신안군지부 황재훈 지부장은 "일반인도 아닌 국회의원이 군수와 협의도 없이 직접 도지사에게 그런 내용을 주문한 것 자체가 신중치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도지사가 국회의원으로부터 그런 전화를 받았을 경우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재검토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는 게 황 지부장의 설명이다.
황 지부장은 또 "압해도 개발은 신안군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사안임을 감안, 이와 관련해 지역내 여론분열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고길호 신안군수도 "파문이 확산된 뒤 한화갑 의원한테서 압해도 문제로 전화가 왔다"고 말해, 한 의원이 군수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은 채 전남도지사와 접촉한 사실을 확인해 줬다.
한편 신안군은 사업착수 전부터 부동산 투기로 인해 땅값이 치솟을 경우 민간자본 유치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압해도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압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9월 5일 지방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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