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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찬
“배꽃이 활짝 피었는데 기사가 안되느냐”는 전화가 걸려왔다.
봄에 피어야 할 배꽃이 이 여름에, 그것도 활짝 피었단다. 직접 전화를 받지는 않았지만 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상상했다. 작품이 될 것 같았다.
배꽃이 핀 장소를 안다는 동료기자와 함께 카메라를 챙겨들고 현장으로 갔다.
흐드러지게 꽃이 핀 배나무는 어디에도 없다. 겨우 눈에 들어올만한 1m50㎝ 크기의 배나무 한 그루만 있었다. 5년생정도 됨직한 배나무 한그루가 밭 한켠에 비를 맞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그래도 힘껏 꽃을 피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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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찬
“거제지역에서 한 농부가 여름에 꽃을 피워 내년 봄에 수확할 수 있는 신품종 배 시험재배에 성공했다”고 하면 기사가 딱 이네.
“만약에 내년에 배가 열리지 않으면 그때 가서 지난해 꽃을 피워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품종배 개발계획이 끝내 추위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하면 되겠네.” (가공기사는 절대 금물입니다.)
동료기자와 나는 서로 한마디씩을 주고 받으며 한바탕 웃고 말았다. 흐드러진 배 꽃 구경은 못했지만 그래도 사진은 이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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