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해임안 통과 수용이 적절"
노무현 "대단히 힘든 숙제를 줬다"

5자회담, '김두관 해임안' 등 정국전반 의견 나눠

등록 2003.09.03 17:09수정 2003.09.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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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저녁  박관용 국회의장,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북핵과 경제 문제 등에 관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저녁 박관용 국회의장,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북핵과 경제 문제 등에 관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연합뉴스 김동진

<제6신 대체: 4일 오후 11시 40분>

한나라당 주도로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안이 통과된 직후여서 성사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청와대 5자회동이 4일 저녁 예정대로 진행됐다.

"노대통령 신당개입 부인, 내가 보기엔 오리발"
최 대표, 회담 후 직접 브리핑서 밝혀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4일 밤 9시를 넘어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여 있던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청와대 회담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최 대표는 "6자회담에 대해 5분 정도 보고 받았는데 신문에 난 내용과 차이가 없어서 소개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얘기를 이어갔다. 처음 경제문제를 얘기하며 "참가자 전원이 국가전략산업특별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할 때만 해도 의원들이 박수를 보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그러나 최 대표는 "노사문제를 얘기할 때 노 대통령이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통령이 신당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고 펄펄 뛰었다"며 점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 대표는 "문희상 실장까지 가세해서 (신당 개입을) 부인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오리발이었다"고 청와대에 대한 불신을 표출했다.

최 대표는 만찬에서 마신 술로 인해 얼굴이 다소 발그레해진 상태로 브리핑을 마쳤다. 브리핑이 끝나자 참석 의원들은 "수고하셨습니다", "잘 했어요"라고 격려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 최경준 기자
노무현 대통령과 박관용 국회의장, 정대철 민주당 대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그리고 김종필 자민련 총재 등 5인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담은 오후 6시30분 시작돼 두 시간 여를 넘겨 저녁 8시45분에 끝났다.

이날 회담의 의제는 정국의 최대현안인 '김두관 장관 해임안' 통과를 비롯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회담, 그리고 경제문제, 노사관계, 한총련 등 경제.사회현안과 신당논의, 비리사건 처리 등 정국 전반에 대해 포괄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최 대표가 회담 후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주로 최 대표가 어젠더를 제시하면 노 대통령이 이에 답을 하고, 이어 다른 참가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측에 따르면, 회담장 분위기는 전반전으로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가 현정권의 실정(失政)을 강하게 비판하자 노 대통령은 불만섞인 표정을 지으며 못마땅해 하는 등 몇 가지 현안에서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담을 마친 후 최 대표는 여의도로 돌아와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 참석해 약식 보고회를 통해 "노동질서에 대해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의지, 불법파업, 강경 투쟁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을 요구하였는데 의지를 대내 외에 보여주자고 하자 노 대통령이 보기에 따라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기에서 좀더 큰 차원의 문제를 얘기해야지, 이렇게 논쟁적인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 대표가 노 대통령의 신당개입 문제를 지적하자 노 대통령은 "신당 문제에는 개입하고 있지 않다. 오해"라고 해명하였는데 이를 두고 최 대표는 "내가 보기에는 오리발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최 대표가 "대통령이 (김문수 의원 등에 대한)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우리당은 국정조사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자 노 대통령은 "언론도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맞섰다.


그러나 이날 회담이 모두 의견충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 대표가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전략산업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의하자 이에 대해서는 참석자 전원이 의견일치를 보였다.

또 한미동맹 및 최근 이념갈등 문제와 관련해서 노 대통령도 상당히 공감을 표시하며 "앞으로 자주 만나 정책적인 얘기로 깊이 있는 토론의 기회를 갖자"며 분위기를 녹여나간 것으로 보인다.

현 정국의 최대현안인 김두관 장관 해임안과 관련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다만 최 대표는 "(수용할지 거부할지)전혀 판단을 못하겠다. 대통령은 '어려운 숙제를 줬다'고만 표현했다."고 밝혀 노 대통령이 현재 '고심중'인 것으로 보인다.

오늘 5자회담 결과에 대해 최 대표는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지만 내가 요즘 실정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했다"며 비교적 만족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만찬은 냉채, 시금치, 기스면, 제비즙스프, 대하상추쌈 등 중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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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각각 브리핑한 대화 내용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 정국 경색

최 대표: 취임 6개월이 지나서야 대통령과 제1당의 대표가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부터가 우리 정치가 잘못된다는 증거 아닌가 싶다. 사실 요즘 성당에 가나 지역에서 사람을 만나나 너무 어렵다는 얘기를 듣기 때문에 사람 대하기가 미안한 분위기다. 여야가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기약할 수 있는 희망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해서 애초에 4자회담을 제의한 것이다.

노 대통령: 취임 전에도 야당을 찾아갔고, 양당 총무도 만났다. 취임후에는 한나라당 대표도 만났고 계속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야당이 대표 경선에 들어가서 기회를 못잡았고, 최 대표가 당선된 후에는 대정부 공세가 심해서 차마 입을 뗄 수 없었다.

▲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

노 대통령: 어제 대단히 힘든 숙제를 줬다.
최 대표: 김두관 장관이 우리가 표결을 끝낸 뒤에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 더불어 맞서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렇게 방자한 태도가 어디 있느냐? 장관 가지고 더 얘기할 생각 없다. 대통령이 이 문제를 분명히 해라. 헌법정신을 이해하는, 법률가인 대통령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을 하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우리의 기대와 반대되는 결정이 나오면 분명히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보고 정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 (4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 칼럼을 예로 들며) 법률가의 의견을 경청하시길 바란다.

노 대통령: 그렇다면 헌법재판소의 최종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

JP: 한나라당이 말은 안하지만 실제로는 행자장관이 500억원을 시민단체에 지원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
노 대통령: 그게 사실이라면 나의 뜻과 다르다. 문희상 비서실장이 한번 알아봐라.

문 실장: 지원이 시민단체별이 아니라 사업별로 돼있다. 심사도 한나라당이 주로 많이 돼있는 광역단체장들이 한다. 금액도 5년에 걸쳐 나눠서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

▲ 김문수-언론사 소송

최 대표: 대통령은 온 나라의 어른이다. 어른답게 처신하라. 대통령이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우리당은 국정조사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두 차례나 언급)
노 대통령: 언론도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최 대표: 나라의 어른인데 어른이 참아야 하지 않겠느냐.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국정조사로 대응할 것이다.
노 대통령: 언제 어른 대접을 해줬냐. 당장은 논의하기에 적절한 시기는 아닌 것 같다. 김 의원이 어떻게 처신하는지 보고 하겠다. 김 의원이 무혐의 건에 대해 손배소 제기했다는 것은 내가 잘 모르고 있다. 무혐의와 손배소는 별개다.
최 대표: 대통령답게 손배소를 취하해야 한다.
노 대통령: 시간을 갖고 깊이 생각하겠다.

▲ 노사 문제

최 대표: 경제회생을 가로막는 불법 파업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기업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데 경제위기 극복이 될 리 없다. 경제부처 중 가장 못하는 곳이 노동부다. 대통령과 정당대표, 국회의장까지 모였으니 선진노동질서에 대한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의지, 불법파업, 강경 투쟁에 대한 단호한 대처의지를 대내 외에 보여주자.
노 대통령: 여기에서 좀더 큰 차원의 문제를 얘기해야지, 이렇게 논쟁적인 문제를 제기하느냐?

최 대표: 국민들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문제다. 논쟁적인 차원으로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노 대통령: 정부가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공격하는 것 아니냐?
최 대표: 공격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문제점이 있는 것에 대해 제기한 것이다.

▲ 신당 논의

최 대표: 신당에 대해 분명하게 해달라. 신당에 개입 안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이 신당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고, 측근들이 신당주체인데 말이 안된다. 최근에는 경제부처 책임자를 비롯한 고위관리들을 총선에 출마시키려 한다는 얘기가 보도되고 있다.
노 대통령: 전혀 신당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

최 대표: 우리 야당 의원들이 지역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지역에 누가 움직이고, 누가 사람들을 모아 청와대에 갔다 오는지 다 알고 있다. 대통령이 부인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신파와 구파로 나뉘어서 별도의 신당을 만든다면 어느 당을 선택할 것이냐?
노 대통령: 신당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안할 것이다. 오해다.

정 대표: 대통령이 야속할 지경이다. 정말 도와줬으면 좋겠다. (농담조)

▲ 비리 사건

최 대표: 굿모닝시티, 현대비자금, 양길승 향응사건 등을 포함한 대통령 주변의 비리시비에 대해 한 점 의혹없이 그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 이 사건들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사회의 개혁은 단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노 대통령: 일체 검찰수사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답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검찰에 내가 관여하는 지 확인해 봐라. 나는 소신껏 소임을 다하라고 말했을 뿐이다.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말까지 보도되고 있지 않느냐.
최 대표: 대통령의 뜻이 그렇다면 받아들이겠다.
정 대표: 굿모닝시티 문제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 영수증을 끊고 대선자금으로 받았다고 얘기했다.
최 대표: 사실이 아니라면 미안하다.

▲ 이념갈등 및 한총련 문제

최 대표: 곧 미국방문을 할 예정인데, 한총련 문제가 우려스럽다. 대통령이 더 이상 반미운동을 하지 않도록 단단히 해달라.
노 대통령: (한총련에 대한) 최 대표 의견에 공감한다.

▲ 경제회복

최 대표: 우리 경제가 심각하다. 우리 21세기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 특히 고도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이 위험수위에 달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전략산업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노 대통령: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을 선정, 6개부처가 추진하고 있다. 도와주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JP: 만드는 것은 좋으나 옥상옥이 돼서는 안된다. 정부가 잘하고 있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
노 대통령: 3당이 협의해서 윤곽을 잡아 제안해 주시면 그렇게 하겠다.

▲ 맺음말

정 대표: 일단 자주 만나야 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내가필요하다.
노 대통령 : 경제관련 좋은 제안과 협조 약속에 대해 감사하다. 오늘 주신 비판 말씀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다만, 앞으로는 이견이 있는 주제보다는 새로운 주제, 비정치적인 정책문제를 얘기했으면 좋겠다. 야당에 대해 감정으로 비난하거나 모욕한 일은 없었다. 옛날처럼 당이 국회를 지배하던 시대가 바뀌어 여도 야도 익숙치 않아 대립관계가 생기는 것같다. 그래서 대화를 자주 나눴으면 한다.

최 대표: 그래서 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얘기하는 것이다. 여야가 등거리 유지가 된 상태에 국정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좋지 않냐?
노 대통령: 충고로 받아들이겠다.
정 대표: 그건 정당정치에 위배되는 것이다.

박관용 의장: 과거에 영수회담이나 여야대표회담을 하면 한두번 만난 후에는 깨지고 마는데, 그래도 만나는 게 좋다. 앞으로 이런 만남이 계속되면 좋겠다.



<제5신: 4일 오후 7시 40분>

5자회담, 골프 얘기로 말문 터


노무현 대통령과 박관용 국회의장 그리고 여야 3당 대표들이 참여하는 청와대 5자회담이 4일 저녁 6시30분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회담 분위기를 풀기 위해 '골프' 얘기로 환담을 나눴지만, 최근 불경기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생각할 때 '부적절한 주제선택'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은 청와대 본관 현관 앞에서 내빈들을 일일이 영접했는데, 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대표비서실장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 유 수석은 아수라장이 된 민주당 당무회의를 염두에 둔 듯 이 비서실장에게 "오늘 방망이 두드리고 나서 두들겨 맞지 않았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이어 김종필 자민련 총재, 노 대통령, 박 의장,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순으로 청와대를 찾았다. 특히 노 대통령은 회담장(백악실)에 오기전 인근 병원에서 눈 다래끼 치료를 받는 등 '비디오'에 신경을 쓰는 모습.

노 대통령을 제외한 참석자들은 대기실에서 골프를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최 대표가 JP에게 "잘 맞고 있지요?"라고 묻자 JP는 "보통이다. 주말에는 꼭 나간다. 뉴***CC가 아주 좋다. 나무도 우거지고..."라고 화답. "(뉴***CC가) 한 30년이 됐지요"라고 거들던 정 대표는 갑자기 "맨날 신당논의 때문에 ... 오늘 매 맞을 뻔했다. 방송을 보라"고 말하기도.

이어 노 대통령은 복도에서 일일이 박 의장 및 여야대표들과 악수를 나눴고, 최 대표에게 "오늘 넥타이(진한 빨강색)가 보기 좋다"고 인사를 건넸다.

참석자들은 자리에 착석했을 때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지만, JP가 '골프' 얘기를 꺼내자 분위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다음은 이들의 대화내용.

박 의장: 눈이 좀 불편하신가요?
노 대통령: 속 다래끼가 났어요. 사진을 찍는 행사가 어렵게 됐어요.
박 의장: 옛날엔 많았는데, 요즘은 별로 없는데... 보고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노 대통령: 옛날엔 보고싶은 사람이 있으면 다래끼가 난다고 했지요.
박 의장: 오늘 보고싶은 사람들 다 왔네요. (참석자들 웃음)

정 대표: (대통령에게) 흰머리가 생기셨네요.
노 대통령: 본시 물을 좀 들입니다. 정 대표랑 비슷합니다.
JP: 요즘 머리가 아프니까 새치가 많이 생기는 것 아닌가요?
박 의장: (JP에게) 총재님도 머리를 물들이십니까?
JP: 오리지널이에요. 숱이나 색깔은 문제가 안되는데 자꾸 빠져요. 2∼3년 내에는 허옇게 될 겁니다.
박 의장: 다른 분보다는 많지요.

JP: 희고 빠지는 것은 괜찮은데, 자꾸 드라이버(비거리)가 줄어요.
최 대표: 총재님, 뭐 드라이버는 관계 없잖습니까?
JP: 작년에 220 야드였는데, 이젠 210 정도 나가는 것도 힘들어요.
최 대표: (그 정도면) 아주 잘 나가는 편이죠.
노 대통령: 210 나가는 게 걱정이시니까, 저는 기 죽어서 말할 수가 없네요. (일제히 웃음)

JP: 연례행사처럼 나카소네 전 (일본)수상하고 치는 데, 드라이버 120 정도이다. 86인데... 과학교육부 장관하던 아들이 같이 다니는데, 나카소네 전 수상이 카트를 타려하면 "아버지 걸어야 해요"라고 한다. 그래서 타는 것보다 걷는 거리가 더 길다.
정 대표: (노 대통령) 취임때도 같이 왔었죠.
JP: 한 집에서 삽니다. 드문 일이죠.

노 대통령: (나카소네 전 수상이) 명상을 하신다고 하던데...
JP: 좌선을 하죠.
노 대통령: 지난 번에 건강비법이 뭐냐고 하니 명상이라고 하던데요.


5자 회담은 오후 6시40분경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과 위성락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베이징 6자회담' 결과를 보고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입장하는 노와 최 4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5자회동에서 노무현대통령과 한나라당 최병렬대표가 서로 시선을 달리한 채 만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입장하는 노와 최 4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5자회동에서 노무현대통령과 한나라당 최병렬대표가 서로 시선을 달리한 채 만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도광환

<제4신: 4일 낮 12시>

최병렬 "거부권 공식 표명시 5자회동 재고"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국회에서 표결처리된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 4일 "(청와대에서) 아직 공식 입장이 없는 것 같은데 만약 거부의 뜻을 공식 표명하면 (4일 저녁) 5자회동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오전 운영위원회의에서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특히 이에 앞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는 "헌법에 국무위원 해임을 건의토록 한 것은 3권분립 원칙을 지키면서 실질적으로 장관을 불신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헌법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또 "법률가인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기본에 대해 다른 해석을 한다면 이는 '해석에 의한 개헌'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면) 당에선 헌법을 지키기 위해 비상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배용수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김두관 행자부장관이 국민과 국회의 결정을 '다수당의 횡포'로 매도하고 나선 것은 헌정질서와 민의를 외면한 오만방자한 태도"라며 "(대통령이) 해임건의안 수용을 거부하고 김 장관을 옹호한다면 이는 의회정치를 무시하고 헌정질서를 위반하는 것으로써 중대한 파국이 올 수도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진 대변인은 "유인태 수석의 '거부 시사' 발언은 개인 입장일 수 있고, 아직 대통령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5자 회동과 연계해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해임건의안 거부 입장을 공식 표명하면 5자회동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제3신: 4일 오전 11시 40분>

해임건의안 처리놓고 노 대통령 '고심중'


4일 오전 11시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들어선 윤태영 대변인이 다음과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이번 해임건의안은 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결정이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장관이 흔들리면 국정수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없다.

그러나 이로 인해 또 다른 대결국면과 국정혼란이 조성돼 국민들이 불안해지는 일이 있어서도 안되는 만큼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야 및 국민들과 대화하고 신중히 고심한 후에 국정의 중심을 바로 잡아나가는 방향으로 결정하겠다."


노대통령, 눈다래끼로 인터뷰 연기

노무현 대통령이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나 5일로 예정된 광주-전남지역 언론사 인터뷰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4일 오른쪽 눈이 약간 부은 상태로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회의에서도 같은 부위에 다래끼가 나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았는데, 같은 증상이 재발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은 "눈 주위의 지방분비샘이 막혀있는데, 주치의가 내일 치료할 것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 손병관 기자
처음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결정'이라는 표현을 듣고 일순 긴장했던 청와대 출입기자들도 말미에 '여야 및 국민들과 대화' '신중히 고심해서 결정'이라는 말이 나오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해임안 거부'라는 청와대의 전반적 분위기에도 정작 대통령 자신은 수용과 거부중 어느 한쪽에도 무게중심을 두지 않은 것이다.

윤 대변인은 "여전히 50 대 50이다. 아무래도 이번 주는 넘어갈 것 같다. 대통령이 '고심'이라는 말을 잘 안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대통령이 김 장관을 해임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해임안 거부'의 파장을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오전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유인태 정무수석이 "이장 출신이 장관 된 것에 대한 다수당의 횡포"라고 한나라당을 맹비난했고, 다른 보좌진들도 "이번에 밀리면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온다" "해임요구는 법리적으로 구속력이 없다"고 거들었다.

다만 문재인 민정수석은 해임건의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안했고, 두 명의 보좌진이 "부당성에도 불구하고 국회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도 각성하는 계기를 만들자"고 소수의견을 냈다고 윤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5자회담에 앞서 '해임안 거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해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오늘 저녁 5자회담에서 최 대표가 물어볼 경우 어떻게 되겠냐?"는 질문에 "오전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한 말씀 이상의 얘기를 하겠냐? 대통령 의중은 나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제2신: 4일 오전 10시 20분>

청와대, '김두관 해임건의안' 거부권 행사할 듯


청와대가 한나라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의 해임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할 경우 여야 간의 가파른 정국 대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4일 오전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의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는 변함없다. 이런 시위가 얼마나 많은데 그 때마다 장관을 자르나? 한나라당이 해임시키라고 해서 다 해임시키면 어느 장관이 제대로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병완 홍보수석 역시 "국민 여론은 이미 다 나온 것 아닌가? 부당하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라고 청와대 수뇌부의 생각이 '거부권 행사'로 모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유인태 수석과의 일문일답이다.

- 오늘 5자회동에서 대통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거부 입장을 밝히고 이해를 구할 것인가?
"뭐 그럴 필요가 있나. 모처럼 야당 대표하고 경제, 민생 얘기하자고 만나는 것인데 이런 것 가지고 얼굴을 붉힐 필요야 없지. 대통령이 특별히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이다."

- 수용 거부하면 정국경색이 우려되지 않나? 한나라당이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데.
"여론을 봐라. 어제 네티즌들 반응도 그렇고, 한나라당이 밀리고 있지 않나? 한나라당이 강경 투쟁 할 수 있겠나. 총선 앞두고 국민여론을 보겠지."

- 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장을 발표하나?
"내가 보고는 할 건데... 가부간에 입장을 밝히기는..."

유 수석의 말대로 대통령은 별다른 말 없이 오전 수석-보좌관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빠르면 오늘 저녁 '청와대 5자회담'에서 입장 표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먼저 얘기하지는 않고,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물어볼 경우 대답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내린다"는 전제 하에 "수뇌부에서는 해임건의안을 그야말로 건의로 해석, 정중히 거절해도 무방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측은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존칭을 생략한 채 "내 가슴 속에는 노무현을 이 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막말정치, 구태정치의 표본"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청와대와 야당의 갈등이 가속화될 경우 내주로 예정된 감사원장 국회임명동의안을 비롯, 정부 부처에서 국회에 제출한 각종 법안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러나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잘될 것으로 본다. 정치권에서도 윤성식 내정자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 감사원의 구조개혁 등에 적합한 인물로 보여져 잘 통과되리라고 본다"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권오규 정책수석도 "국회에서 제정, 개정되어야 할 정부입법안이 30개정도 된다. 저당공사법, 증권집단소송법 등등 하나하나 매우 중요한 법안들"이라며 "법안들은 상관없이 여야가 국가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제1신: 3일 오후 5시 20분>

청와대 공식 입장은 '노 코멘트'... 고심하는 빛 역력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는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한 청와대 공식 입장은 '노 코멘트'.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해임안 문제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오늘 얘기하지 않겠다, 통과 여부를 지켜보는 것으로 다른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오후에 해임건의안이 통과하자 "노 대통령이 내일 오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입장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이 처리되는 시각에 노 대통령이 청와대를 지키지 않고 민정 시찰에 나섰다. 대통령이 출타한 동안 청와대에서는 문희상 비서실장, 유인태 정무수석 등이 모여 '마라톤 대책회의'를 거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을 찾지못한 분위기.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의 전부 해임건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김 장관 스스로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 대해 고심하는 빛이 역력하다. 전 날까지 "해임건의안은 어디까지나 건의이고, 강제력이 없다"고 말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오마이뉴스>가 "해임안이 통과되면 스스로 사표를 쓰겠다"는 김두관 장관의 입장을 보도하자 유 수석이 김 장관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사표제출을 만류했다는 후문. 이같은 청와대의 '사인'으로 인해 김 장관도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이상의 감정 표현을 절제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통령이 한 말씀 하시지 않겠나? 그러나 건의안에 대한 수용 또는 거부 천명이 아니라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노 대통령은 빠르면 5자회담 자리에서 또는 회담이 끝난 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해임건의안 수용 여부를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분명한 사실은 해임건의안 통과가 5자회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청와대가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오늘 나올 건 없다, 내일(4일) 5자회담이나 잘 될 수 있도록 기사 좀 잘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한나라당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후에도 청와대가 즉시 입장 표명을 안한다고 한나라당이 '5자회담'에 대해 딴소리를 늘어놓으면 스스로 비난을 고스란히 덮어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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