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이맘 때 추석빔을 준비하셨지요.김강임
포목점과 옷가게에는 추석빔을 준비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색동옷을 만져보며 흥정을 한다. 일곱 색깔 무지개로 만든 색동옷을 어린 시절 나는 때때옷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추석빔을 입을 사람도 없는데 괜히 그 앞에서 서성거린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맘때 어머니께서는 추석빔을 준비하셨다. 어린 시절 내가 입었던 추석빔은 색동저고리와 색동고무신. 그 옷을 입고 동네 어귀에 나가면 지나가는 어르신네께서는 "참 곱기도 하지"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곤 하셨다.
어리석게도 나는 정말 내가 얼굴이 예뻐서 그런 인사를 받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어른이 되고 보니 그 '곱다'는 표현은 내 얼굴이 고운 게 아니라, 색동저고리와 색동고무신이 곱다는 표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