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 너머 저편에는 무엇이 있을까?

<호주여행기3>Perth - Citytour '2002년 12월 21일 토요일'

등록 2003.09.08 10:13수정 2003.09.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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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퍼스역을 중심으로 오전에는 킹스파크에가서 에보리진 공연을보고 코테슬로비치에서 수영을 한 후 박물관과 갤러리 그리고 런던코트를 둘러보고 벨탑이 있는 스완리버에서 배를 타고 사우스 퍼스로 가서 웨스트퍼스의 노을을 보는 것이다.

영재네 집 거실에서 내다보니 안마당에 아주 커다란 나무가 있고 담은 없으며 곱게 깔린 잔디밭에 이름을 모르는 풀꽃들이 듬성듬성 피어있다. 반쯤은 아직 아침해가 들어서지 않아 좀더 시원한 느낌이다. 그리고 대문 쪽으로 난 길에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송충이가 있다. 사람들의 발에 밟혀 죽은 것도 많이 보인다.

타꾸미가 나와서 인사를 했다. 그도 웃고 나도 웃고 지니는 더 크게 웃었다. 그는 일본에서 증권회사에 다니다가 어학연수를 위해서 왔단다. 마른 몸, 갸름한 얼굴에 아주 약간만 턱수염을 기른 전형적인 일본인이었다. 종아리가 예뻤으며 꽃무늬 남방이 아주 잘 어울렸다. 감국같은 무늰데 아주 작아서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잘 구분하기 힘들다. 타꾸미는 아침을 먹고 여자친구와 채팅중인 듯했다.


a 에버리진 공연모습<2>

에버리진 공연모습<2> ⓒ 이진

a 에버리진 공연모습<1>

에버리진 공연모습<1> ⓒ 이진


우린 perth역 맞은 편에서 레드켓을 타고 킹스파크에서 에버리진들의 공연을 보러갔다. 그런데 매주 목요일 10시에 공연이 있다는 공고문만을 보고 돌아서야 했다. 지니는 에버리진들의 생활을 표현하는 것으로 아이들이 토끼나 캥거루 흉내를 내고 어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재현한다고 설명한다. 그 배경으로 그들만의 음악인 디저리두 연주가 따라붙는다고… 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 산책을 시작했다.

a 캥거루 포우

캥거루 포우 ⓒ 이진

킹스파크는 하루에 다 돌아볼 수 없을 만큼 큰 곳으로 스완리버를 낀 퍼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그리고 9월말에는 야생화 축제가 있어 더 많은 꽃들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캥거루 포우, 데이지, 유클립투스, 등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대충 보고 다시 perth역에서 기차를 타고 코테슬로비치역에서 내려 약 10~15분 정도 맨발로 걸어서 갔다. 걷는 동안 키 큰 나무들 사이에 폭폭 파묻혀 있는 집들… 정원에 가꾸지 않은 듯 피어 있는 야생화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서 아직 마르지 않은 수영복을 입어서 겉옷이 젖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과연, 저 구릉 너머에 바다가 있을까? 그냥 이렇게 길이 쭉 이어졌을 것 같은데… 쪽 옆으로 골프를 치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보이고… 잠시후, 아! 바다다. 이렇게 마을 가까이에 바다가 있었다.

파도타기를 하고 놀다가 힘들어서 모래사장에 타월을 깔고 누웠는데 중학생이나 됐을까? 둘씩둘씩 짝을 이뤄 키스를 한다. 성인도 아니고 할아버지 지팡이가 내 머릿 에 왔다갔다한다.

a 마이어에서 하는 패션쇼

마이어에서 하는 패션쇼 ⓒ 이진

코테슬로비치역에서 승차권은 자동판매기에서 사야하는데 어른과 학생의 가격 차이가 거의 배는 된다. 그리고 여기는 Multirider라는 것이 있는데 시내버스, 전철, Ferry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이다. 이것은 같은 승차권으로 일정한 시간 안에 갈아타기만 하면 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어 편리하다. 그러므로 시간계산을 잘 하면 경제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다시 퍼스역으로 와서 시티구경을 했다. 박물관, 갤러리, 런런 코트를 둘러보고 벨 탑에서 놀며 사우스퍼스로 가는 배를 기다리면서 박물관, 미술관 이야기를 했다.

서호주 박물관은 서호주의 역사와 해양생태에관한 자료를 비롯하여 동물, 나비, 새 등이 섹션별로 나뉘어져 전시되어 있다. 새들을 모아놓은 방에서 이름모를 새의 소리를 들으며 쉬었다. 나비를 만나러 갔는데 나비는 배는 어디가고 등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좀 자세히 볼라치면 내 얼굴이 보였다.


다음은 거대한 고래뼈가 전시되어 있는 해양생태관으로 갔다. 그곳에는 Touch-Bascatt이 양탄자 가운데 놓여 있어 만져보고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래서 교육적인 효과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도 퍼스역에서 1~2분 거리에 있고 무료여서 아무때나 쉴새없이 드나들 수 있어서 좋았다. 퍼스사람들 생활 속으로 깊숙히 들어선 박물관으로 말이다. 이렇게 혼자 남의 나라 박물관에서 노는 재미도 괜찮았다. 토요일 오후였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서호주 미술관이 있어 에버리진들의 작품과 현대미술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이곳 역시 특별전을 제외하고 무료이어서 좋다며 스완리버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 박물관은 너무 멀리 서서 잘난척한다고도 했다.

크루즈 파티가 있는 모양이다. 모두들 파티 복을 예쁘게 차려입고 배로 향한다. 모두 고등학생, 대학생정도 인 것 같은데 화장도 이쁘게하고 이쁜 옷을 입고 저무는 해 속에 놓여 있는 배 위로 들어간다.

기다리던 Ferry가 왔다. 우리는 스완리버를 건너 사우스퍼스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서퍼스의 일몰을 보는데 갑자기 박목월의 시 <나그네>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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