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무대 뒤에선 이런 일이!

이전 30돌 맞은 국립극장, 무대 뒷편 개방 행사 열려

등록 2003.09.17 22:46수정 2003.09.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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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산이전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 국립극장

남산이전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 국립극장 ⓒ 김상욱

국립극장이 명동에서 남산으로 자리를 옮긴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지난 11일부터 추억의 사진전, 건축사진 공모전, 기념공연 등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이전 3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무대 뒷편을 관람객들에게 공개하는 국립극장 투어행사도 열렸다. 무대 뒷편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설명까지 곁들인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참가신청을 받았는데 500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투어행사에 참가하게 된 인원은 불과 100명 안팎. 추석연휴에 어린 자식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가 단연 눈에 띄었다. 친구, 연인끼리 찾은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장치제작실, 분장실, 무대의상실, 의상보관실, 사진전을 둘러보며 홍보팀 김은영 차장의 설명을 들었다.


무대 위 세트를 제작하는 장치제작실에는 어린이극에 쓰였던 대형 로봇 태권V 등이 눈에 띄었다. 이날 투어에서는 공연준비를 하는 배우들의 무대 뒷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분장을 마친 배우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분장실과 무대의상실을 보며 관람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전 30주년 기념공연이자, 국립극단 200번째 작품인 <문제적 인간-연산(燕山)>의 연출자인 이윤택씨도 볼 수 있었다.

무대의상 6만벌 있는 의상보관실 인기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많은 인기를 끌었던 곳은 바로 의상보관실이었다. "의상이 몇벌쯤 될 것 같으냐?"는 김 차장의 질문에 3천~7천벌 정도를 예상했던 관람객들은 "6만벌이다"라는 대답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다양한 의상이 있었지만 전통공연을 많이 하는 국립극장의 특성상 단연 한복이 많았다.

형형색색의 저고리, 들기에도 무거운 장수옷, 임금이 입었던 곤룡포 등. 특징이 있는 옷을 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배우들이 무대 위에선 화려할지 몰라도, 더운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한번 하고나면 보통 몇 kg씩 살이 빠지는 고충도 있다고 했다. 아이들은 '수궁가'에 쓰였던 거북이 의상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a 무대 뒤에서 바라본 국립극장은 흥미로움으로 가득했다

무대 뒤에서 바라본 국립극장은 흥미로움으로 가득했다 ⓒ 김상욱

해오름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기념사진전에서는 신구, 최불암, 김석훈 등 국립극단 출신 탤런트들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포스터, 팸플릿으로 본 국립극장 공연사' 코너에서는 1985년 남북공연 당시에 쓰였던 평양예술단의 공연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에는 공연이 끝나면 공연 프로그램조차 불온선전물이라며 안기부에서 모두 회수했다고 했다.


무대장치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무대 위의 배우들 말고도 공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무대를 만들기 전에 미리 미니어처를 제작하고 무대를 만드는 등 점점 과학화되고 있다고 했다.

'햄릿' 의상 직접 입어보고 사진도 찍어


1973년, 국립극장 개관당시 첫 공연이었던 '성웅 이순신'의 무대디자인을 비롯해서 무대 장신구, 의상, 소품에 이르기까지 소중한 자료들도 해오름극장 2층에 잘 전시되어 있었다. 공연에 쓰였던 무대의상을 실제로 입어보며 사진을 찍는 시간도 있었다. 관람객들은 '햄릿' , '우루왕', '토끼와 자라의 용궁여행'의 의상을 입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국립극단 출신인 탤런트 김석훈씨가 지난 2001년, '햄릿'공연 당시 입었던 의상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김 차장은 "추석연휴를 맞아 많은 분들이 가족단위로 투어행사에 찾아오셔서 좋은 시간이 됐다"며 "올해 11월부터 시작되는 리모델링이 끝난 후, 극장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는 행사를 또 한번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투어행사를 찾은 대학생 성유리(22·연세대)씨는 "극장에서 단순히 공연만 보는 것보다 직접 무대의상도 입어보고 사진도 찍어볼수 있어서 좋았다" 면서 "가족들이 함께 와서 구경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아이들에겐 좋은 문화경험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말까지 열리는 추억의 사진전, 건축사진 공모전, 무대의상 입고 사진찍기 행사는 국립극장을 찾는 일반인들 모두가 참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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