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뚝섬시민공원에서 열린 <평화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한반도기로 파도타기하는 모습.박주연
발전기가 나가서 공연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시민들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안치환과 자유’와 불독맨션의 공연을 보던 관객들은 무대 바로 앞까지 뛰어가서 환호하며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날 공연은 시민들과 가수들의 평화를 위한 기원이 하나된 자리였다.
도라산역에서도 콘서트가 펼쳐졌다. 문화일보, MBC, 경기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최한 <평화콘서트>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상벽 아나운서와 가수 성유리의 사회로 진행된 이 콘서트는 전인권과 ‘윤도현밴드’가 열차에서 노래 ‘행진’을 부르는 것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비쳐지면서 시작됐다. 이어서 보아가 열차 ‘평화호’를 타고 도라산역에 내려 무대로 올라가자 객석은 관객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뒤를 이어 세븐, 빅마마, 플라이투더스카이, 이미자 등이 무대에 올라 평화를 노래했다.
이미자씨는 ‘동백아가씨’를 부른 뒤 남북을 하나로 잇는 상징적인 노래들을 차례로 불렀다. 사회를 본 이상벽 아나운서는 “모든 분들과 함께 열차를 타고 신의주까지 달리고 싶다”며 그날의 콘서트를 끝냈다.
"볼드모트는 부시를 연상시킨다"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촬영중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뉴스위크(8월 4일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볼드모트가 부시와 후세인을 합해 놓은 것 같다며 “이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권력을 사랑하며 주변환경을 경시하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은 사람들을 조종하기 좋아하는 것 또한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또 쿠아론 감독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코넬리우스 퍼지 마법부 장관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그는 어쩔 수 없는 정치인이고 많은 것들을 부정한다. 또 모든 것을 자신의 개인적인 권력을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라크 사태의 처리과정은 퍼지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외치는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8월 29일부터 9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국제평화영화제>는 반전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참여연대와 SBS가 주최한 이 영화제에서는 <버마의 하프> <아름다운 사람들> <하얀 전쟁> <지옥의 묵시록> <돌아오지 않는 해병> <일본 악마들> <웨더 언더 그라운드> <이것은 사는 게 아니다> <투쟁하는 자매들> <침묵의 외침> <감춰진 전쟁> <피아니스트> 등 13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한국영화를 먼저 살펴보자. 베트남 전쟁을 우리 시각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한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은 월남전 후유증에 시달리는 두 참전용사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했다. 안해룡·박영임·김정민우 공동감독의 다큐멘터리 <침묵의 외침>은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통해 전쟁의 희생양이 된 여성을 다루었다.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도 전쟁의 비극을 실감케하는 영화다.
외국영화부문에서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유대인 피아니스트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피어난 예술혼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프란시스 F 코폴라 감독의<지옥의 묵시록: 리덕스>는 전쟁으로 영혼이 황폐해진 인간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1979년 작품에서 삭제되었던 53분이 추가된 2001년 판이다. 자스민 디즈다르 감독의 <아름다운 사람들>은 전쟁의 상처를 사랑과 관용으로 극복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다룬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만행을 고백한 마쓰이 미노루 감독의 <일본의 악마들>도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여인들의 삶을 통해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를 그린 다큐멘터리 <이것은 사는 게 아니다>, 걸프전 당시 미국의 야욕을 고발한 <감춰진 전쟁>, 앞에서는 평화를 외치면서 돌아서서 폭력을 휘두르는 미국을 적나라하게 그린 <웨더 언더그라운드>도 상영됐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는 매년 인권 영화제를 연다. 올해 인권영화 정기 상영회 <반딧불>에서는 <파워 온 테러> <감춰진 전쟁> <웨더 언더그라운드> 등을 상영했다. 관객은 매년 1만명 정도에 달한다.
인권영화제 담당자 김정아씨는 "인권영화제가 국내 유일이라는 것, 그리고 인권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인권영화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전운동이 대중화되고 있어요. 막연히 반전 평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이 반전평화 운동은 아니에요. 가수들의 콘서트 몇 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꾸준한 반전 평화 운동이 있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