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확장하면, 불도저 앞에 같이 눕자"

평택 '평화의 논' 방문한 일본 미군기지 반환 운동가들

등록 2003.09.20 09:10수정 2003.09.2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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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앞으로 한국 정부가 이 평화의 논을 강제로 수용해서, 불도저로 미군기지 확장공사를 하려고 하면, 그 불도저 앞에 우리 함께 드러누웁시다!" "그 때 꼭 불러 주세요! 일본에서도 달려와 함께 눕겠습니다!" 19일 오후 평화의 논을 찾은 일본 겐슈이쿄 한국방문단 일행

"앞으로 한국 정부가 이 평화의 논을 강제로 수용해서, 불도저로 미군기지 확장공사를 하려고 하면, 그 불도저 앞에 우리 함께 드러누웁시다!" "그 때 꼭 불러 주세요! 일본에서도 달려와 함께 눕겠습니다!" 19일 오후 평화의 논을 찾은 일본 겐슈이쿄 한국방문단 일행 ⓒ 김용한

일본 '원수폭금지협의회'(겐슈이쿄) 한국방문단(단장 기쿠치 사다노리)과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미군기지를 확장하려고 공사를 강행하려 하면, 함께 불도저 앞에 드러눕기"로 합의했다.

겐슈이쿄 한국 방문단은 19일 오후 서탄면 황구지리(이장 신용조) 앞 '평화의 논'과 팽성읍 대추리(이장 김지태)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이들이 찾은 '평화의 논'은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원회가 '미군기지확장반대 땅 한평 사기 시민운동'을 통해 사들여 첫해 농사를 지은 605평짜리 논으로, 국제적으로 이미 평화기행 필수 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a "이곳 대추리는 일제 때 일본군이 기지를 만들 때, 그 뒤 미군이 기지를 확장할 때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입니다." "대추리 주민 여러분의 투쟁이 꼭 승리하셔서 이번에는 쫓겨나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국제연대를 밝히고 있는 기쿠치 단장(왼쪽)과 김지태 이장(오른쪽)

"이곳 대추리는 일제 때 일본군이 기지를 만들 때, 그 뒤 미군이 기지를 확장할 때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입니다." "대추리 주민 여러분의 투쟁이 꼭 승리하셔서 이번에는 쫓겨나지 않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국제연대를 밝히고 있는 기쿠치 단장(왼쪽)과 김지태 이장(오른쪽) ⓒ 김용한

팽성읍 대추리는 일제 때 일본군이 만든 군사기지 때문에 일곱집이 쫓겨난 뒤 1945년 미군이 들어오고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1952년 미군이 기지를 넓히는 바람에 '구 대추리'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대추리 주민들은 미군 헬기 소음을 50년 넘게 겪으면서도 '안보' 때문에 "찍 소리 못한 채" 타향인 현재의 '신 대추리'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 LPP(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와 용산 기지, 동두천 기지 평택이전 계획 때문에 또다시 쫓겨날 위험에 처해있다. 이들은 주민 전체가 미군기지 수용 결사반대를 외치며 다른 마을 이장들까지 연대하는 '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읍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지태)까지 결성해서 한미 두 나라 정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평택 기지 기행을 마친 일본인들은 이날 저녁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원회가 주최한 '미군기지확장반대 투쟁 기금 마련 하루 주점 및 후원의 밤' 행사에 참가해서도 국제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오뚜기 인형과 뱃지, 사진, 조끼 같은 선물과 후원금을 전달했고, 참석자들은 우리말로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불렀다.

한편 평택대책위원회는 곧 평화의 논 가을걷이를 한 뒤, 거기서 생산한 쌀로는 떡과 막걸리를 빚어 대규모 '평화의 잔치'를 열 계획이다.


a "이 오뚜기처럼, 평택분들도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쳐도 또 일어서고, 또 일어서서 끝내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여기 이 두 눈은 그려넣지 않았습니다. 한 눈은 투쟁하시는 분들의 의지를 담아 그려 넣으시고, 다른 한 눈은 투쟁을 승리로 이끄신 뒤에 그려 넣어 완성해 주십시오!" 간곡한 인사말과 함께 오뚜기를 선물하는 기쿠치 단장

"이 오뚜기처럼, 평택분들도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쳐도 또 일어서고, 또 일어서서 끝내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여기 이 두 눈은 그려넣지 않았습니다. 한 눈은 투쟁하시는 분들의 의지를 담아 그려 넣으시고, 다른 한 눈은 투쟁을 승리로 이끄신 뒤에 그려 넣어 완성해 주십시오!" 간곡한 인사말과 함께 오뚜기를 선물하는 기쿠치 단장 ⓒ 김용한

a "킨밤 치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친주포타 도 코운 아치무 이스르처로무~" 한국말로 열심히 배워 온 아침이슬을 부르고 있는 겐슈이쿄 한국방문단 일행

"킨밤 치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친주포타 도 코운 아치무 이스르처로무~" 한국말로 열심히 배워 온 아침이슬을 부르고 있는 겐슈이쿄 한국방문단 일행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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