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다시 놀수 있도록 진수에게 희망을

급성백혈병 진단…10월 16일 골수이식수술 받아
O형 혈액형 혈소판 공유자없어 도움 절실

등록 2003.09.20 17:10수정 2003.09.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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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진찍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진수는 아픈병에 걸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척이나 밝았다.

사진찍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진수는 아픈병에 걸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척이나 밝았다. ⓒ 강우영

백혈병 진단을 받은 박진성(10)군이 오는 10월 16일 골수이식수술을 앞두고 혈소판 공유자가 없어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수술 후 혈소판 검사치가 낮을 경우 혈소판의 수혈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성군의 가족들은 관악구청, 혈액암협회 등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지만 선뜻 나서주는 이가 없는 형편. 다행히 서울구치소에서 헌혈할 수 있는 건강한 재소자가 있으면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마냥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도 없다.

혈소판 공유자 최소한 15명 있어야

진수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또래 아이들과 다를 게 없이 건강하고 밝게 자랐다. 태권도 2단의 유단자이기도 한 진수는 병원 한번 가지 않았던 아주 건강한 아이였다.

그런 진수에게 명마가 찾아온 것은 지난 3월.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렴 진단을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큰 병원으로 옮겼는데 혈액검사에서 급성백혈성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청천벽력같은 의사의 말에 진수의 어머니 전재순(44)씨는 눈앞이 깜깜했다.

a 진수와 엄마

진수와 엄마 ⓒ 강우영

"가진 것은 없었어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줘서 아무 걱정이 없었는데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지금은 이식수술이 잘 끝나기를 바랄 뿐이에요."


진수의 병명은 급성골수구성백혈병이다. 현재까지 병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가장 최선의 방법은 골수를 이식하는 것. 처음에 동생 소현(8)이의 골수를 이식하려 했으나 진수와 맞지 않아 기증자를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지난 6월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오면서 진수에게 맞는 골수기증자가 나타나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수술 후 혈소판을 수혈받아야 하는데 공유자가 없어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골수를 이식할 경우 숙주로 인한 거부반응이 나타날 경우 혈소판 수혈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비용도 문제다. 입원선납금 3천만원을 내야 하는데 어려운 형편에 큰 돈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 시흥에 살았던 전셋집을 빼내 치료비를 마련했지만 수술비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병원을 옮기다보니 신림으로 이사올 수밖에 없었고 연고도 없는 곳에서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진수의 아버지는 IMF때 회사가 부도나 과일 노점상을 5년째 하고 있다.

a 진수

진수 ⓒ 강우영

"골수이식자를 찾지 못해 수술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생활이 넉넉지 않다 보니 앞으로의 일이 걱정스럽기만 하네요."

"학교에 다시 나가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우선 수술에 들어가기 전에 혈소판 공유자를 찾는 게 급선무다. 10월 1일 전까지 최소한 15명의 공유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수술 후 진수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경우 헌혈자가 혈소판을 제공할 수 있다.

학교를 다시 나가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진수는 시흥시 정왕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다가 병 때문에 그만둔 상태다. 그래도 진수는 수술날짜도 잡히고 어머니의 간호 덕분에 밝은 모습이었다. 지금은 집과 병원을 왕래하며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책도 보내주고 편지도 써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병이 다 나으면 학교 친구들하고 같이 놀고 싶어요."

골수검사할 때가 가장 아팠다는 진수는 빨리 건강해져서 머리를 기르고 싶다고 한다. 사진찍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진수는 아픈 병에 걸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척이나 밝았다. 경찰관이 꿈이라는 진수에게 생명의 혈액을 나눠줄 사람들이 빨리 나타나서 다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

a 진수 친구들이 보내준 편지

진수 친구들이 보내준 편지 ⓒ 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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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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