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더 나은 동물들

스테파니 랠런드의 <인간의 아름다운 친구들>

등록 2003.09.22 10:54수정 2003.09.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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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간의 아름다운 친구들>
책 <인간의 아름다운 친구들>청조사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인간에 대한 애정 또한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다. 이런 이야기의 배경에는 동물이 목숨이 붙어 있는 생명체이고, 인간에게는 그 생명성에 대한 존중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고 방식이 깔려 있다.

비록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동물일지라도 그것은 생명이 있고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그저 인간에게 속한 소유물 정도로 생각하고 무시하고 짓밟는가?


이 책은 제목부터가 이 지구 위의 동물들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가를 말해 준다. 그들은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아름다운 친구들"이다. 무미 건조한 인간의 삶은 동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사랑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사랑을 토대로 다른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 또한 형성될 수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전하는 '착한' 동물들의 이야기는 믿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것들이 많다. 배가 난파되어 표류하게 된 인간을 해안가로 데려다 준 돌고래나 바다거북 이야기는 전래 동화에서나 봄직한 이야기지만 실제 있었던 일들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저자 마크 트웨인은 "굶주린 개를 데려다 잘 먹이며 키워주면 그 개는 절대로 당신을 물지 않는다. 그것이 개와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다"고 말했다. 개의 충직함을 보여 주기 위해서 가변적이고 사악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대비시켜 이야기한 것이다.

무질서하고 멍청해 보이는 동물들의 세계지만, 그 안에는 나름대로의 법칙과 사랑이 존재한다. 아픈 원숭이가 있으면 그 원숭이를 돌볼 줄 아는 것이 바로 원숭이 집단이며 병든 동료 개를 위해 먼 거리를 달려가 사람들에게 알리는 우정어린 개도 있다.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처럼 동물이 사람보다 나을 때도 있는 것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앨리스 워커의 말을 빌려 동물의 가치에 대해 언급한다.


"이 세상의 동물들은 그들 나름대로 존재의 이유가 있다. 흑인이 백인을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닌 것처럼, 여자가 남자를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닌 것처럼, 그들도 인간을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마치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창조된 것처럼 생각하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다. 동물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친구의 이야기가 사람들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에 제일 먼저 자신이 기르던 동물을 내다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 위로해 주고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존재를 내다 버린다니,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극단에 달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앨리스 워커의 말처럼 여자가 남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듯이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만으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 세상은 동물, 인간, 식물, 자연이 모두 공존하는 공간인 것이다. 특히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만이 최고 우위에 있으며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잘못된 사고가 팽배해 있다.

극단적인 인간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에 비로소 지구라는 환경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 모두를 위해 빛을 발할 것이다.

인간의 아름다운 친구들

스테파니 랠런드 지음, 김명렬 옮김,
청조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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