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은 전남 무안군 몽탄면에 있는, 일제시대 축조한 철도 터널 바로 앞에서 송전탑을 설치할 계획이다.정거배
철도청에 따르면 내년 4월 개통 예정으로 추진해 온 호남선(서대전-목포) 복선전철화 공사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 철도청 전철건설사업소에 따르면 호남선의 경우 무안 임성에서 목포구간 일부 공사만 제외하고 대부분 완료된 상태여서, 오는 10월 하순부터는 고속전철 시험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호남고속철 위해 인근에 송전탑 77기 신설
이런 가운데 철도청이 폐선부지로 남은 무안군 몽탄면 명산2리 터널 입구에 높이 67m의 송전탑을 세우겠다고 하자 지역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철도청은 호남선 고속전철 운행에 맞춰 이곳에서 23㎞ 떨어진 전남 영암 변전소에서 전력을 끌어오기 위해 무안 일로 변전소까지 같은 규모의 송전탑 77기를 세울 계획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송전탑 가운데 1기를 일제시대 만든 터널 바로 앞 30m 지점에서 세우기로 하고 기초공사까지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목포경실련 무안군민회(회장 조순형)는 23일 성명을 통해 “전남 신도청 배후지역으로 경관이 뛰어나 개발 잠재력이 높은 곳에 대규모 송전탑을 세워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철도청이 의뢰한 폐선부지 용역 결과 몽탄면 명산리 일대는 전원형 상업시설이나 주택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송전탑을 건설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며 철도청에 설치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실련군민회, "터널 앞 송전탑 안된다"
이와함께 “무안군이 폐선부지만 4㎞나 남게 되는데도 철도청 소유라는 이유로 활용방안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의 송전탑 설치 재검토 요구에 대해 철도청 고속전철건설사업소는 “시간적으로 보더라도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소 관계자는 “원래 문제의 터널 반대쪽에 송전탑을 세우려고 했으나 일부 주민들이 반발해 옮기게 됐다”며 오는 10월 10일까지 송전탑 77기 모두 설치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설치 장소를 변경하려면 이미 완료된 6기도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또 송전탑 건설에 앞서 ”무안군으로부터 산림형질변경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쳤고 고시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안군 민원봉사과 관계자는 “송전탑 설치장소가 철도청 부지여서 허가해 준 적은 없고 철도청이 임의로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 폐선부지 업무분장도 안해
이와 관련 목포경실련 군민회는 “그동안 군 당국에 철도 폐선 활용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무안군에 주민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무안군은 폐선부지 활용을 위한 업무자체를 관련 부서에서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철도청이 추진해 온 송전탑 관련 행정절차도 군청 민원봉사과 외에는 업무성격상 담당해야 하는 건설부서나 산림담당 실과에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안군의 한 관계자는 “폐선부지가 철도청 소유이고 대부분 도시계획지구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담당부서를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목포시, 시민휴식공간 추진
반면에 호남선 복선전철화 공사로 7.6㎞ 폐선부지가 남게 되는 목포시의 경우 작년 7월부터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어 무안군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목포시에 따르면 용역을 실시한 결과 근린공원과 녹도 또는 일부 구간을 도로로 활용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포시 도시과 관계자는 “관련법에 철도청 등 국공유지도 소유기관의 동의를 거쳐 무상 귀속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폐선 부지를 철도청과 협의해 시민휴식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철도청은 내년 4월 호남고속 철도 개통을 앞두고 오는 11월부터 서대전에서 무안 일로역까지 시험운전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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