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자서전박균호
사실 '전통사회의 황혼에선 사람들' 즉 내시, 백정 ,대장장이, 무당, 염장이 등의 삶을 진솔하게 그린 <숨어사는 외톨박이>는 헌 책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라 여분의 소장용으로 구하려고 눈독을 들이는 저는 행복한 경우가 아닐까 싶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뿌리깊은 나무>에서 출간한 책을 가장 가치 있는 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책들이지만 이젠 출판사가 문을 닫아버려 더 이상 출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십 군대의 헌 책방을 헤맨 끝에 <숨어사는 외톨박이>를 몇 권 발견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물론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버렸습니다. 더구나 더욱 감격스러운(?) 것은 1976년에 발간된 <뿌리깊은 나무>의 창간호를 구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출판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소중한 작업으로 인정받아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역시 같은 출판사의 '한국의 발견(전11권)' 과 '민중자서전' 여러 권을 입수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그밖에 단 몇 시간동안 제가 건진 대어급 도서를 몇 권 더 소개합니다.
<미국 민중 저항사 1~2, 하워드 진> : 노암 촘스키와 더불어 미국의 몇 안 되는 양심적인 지식인의 명작입니다.지배층이 아닌 피지배층의 시각으로 본 미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대어였습니다.
<청호경 금남경, 최창조역>: 풍수학 최고(最古)의 경전으로 여겨지고 있는 책입니다. 진작부터 최창조의 풍수학 관련서는 모두 소장하고 있는 터였는데 더 없는 원군을 만난 셈입니다.
<이 땅의 이 사람들, 뿌리깊은 나무> : 한국 근대 역사의 형성 과정에 등장한 마흔네 인물의 고통과 땀을 민족주의 역사관의 저울 위에 올린 새로운 형태의 전기문학이라고 평가받는 책입니다.
이런 귀중한 책들을 구하는 기쁨보다도 <육영수 여사 서거 기념 특별호 선데이 서울> 이나 우리 나라 최초의 잡지 <소년>창간호 등은 구경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사실 짧은 시간 동안 그나마 몇 권 남아 있지 안았던 '판매가능' 한 <뿌리깊은 나무> 의 책들을 모조리 '품절'로 변신시킨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지만 새책을 파는 서점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삶의 향기' 와 '보물을 찾는 쏠쏠한 재미'에 한동안은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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