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米, 이천 쌀' 축제, 10월 23일-26일

더불어 사는 민족의 축제

등록 2003.09.29 21:13수정 2003.09.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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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막바지인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이천의 행정타운부지에서 'Love 米, 이천쌀'이라는 주제로 축제가 펼쳐진다.

이천햅쌀축제는 더불어 사는 민족의 축제이다. 우리 민족은 이 금수강산에 터를 닦으며 벼농사를 시작했고, 벼농사가 발전하며 더불어 민족도 발전했다. 우리의 주식인 쌀은 반만년 동안 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가운데에 있었다.


쌀은 우리 민족의 주식이자 바탕이다. 주식이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조금 불편한 기호품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인 것이다. 또한 식량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전략 무기이다. 따라서 우리의 쌀 산업을 지키는 것은 우리 민족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의 쌀은 바로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쌀을 그저 먹거리의 일부로만 본다면 별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쌀은 단순한 먹거리이기 이전에 생존 거리이다. 공산품이 부족하면 생활이 불편하지만 식량인 농산물, 특히 주식이 부족하면 생존이 위급하기에 WTO의 파도가 거센 현실에서 쌀산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임을 공감해야 한다. 농업기반이 없어 식량을 자급할 수 없는 나라는 그 안보를 결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나라를 나무라고 비유하자면, 뿌리는 농촌이고 가지는 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뿌리가 흙으로부터 물을 빨아올려 줄기에 공급을 하기에 잎사귀가 무성할 수 있고, 뿌리가 땅속 깊이 뻗으며 자리를 든든히 하기에 세찬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마냥 줄기를 뻗을 수 있는 것은 그 뿌리를 믿기 때문이다.

쌀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생산이 더 큰 역할을 하여 식량 산업의 이끄는 힘이 되었지만 지금처럼 다수확과 WTO 체제에서는 소비가 식량산업을 이끄는 주역인 것이다. 이제 쌀의 문제를 더 이상 시골의 일이라고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뒷짐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쌀 문제는 농업인만의 문제도 아니고 도시민만의 문제도 아니라 우리 민족의 존립문제인 것이다.

바로 이런 민족의 위기와 과제를 같이 지각하며 더불어 사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용트림이 햅쌀 축제인 것이다. 민족의 살림인 농업의 지속적인 유지 및 발전과, 국민에게 안정적인 식량을 공급하여 민족의 안녕과 안보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쌀 축제는 농민만이 살기 위한 축제가 아니다. 바로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도시민이 함께 살자는 것이다. 뿌리와 줄기가 한 나무이듯 농업인과 도시민은 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쌀 산업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가 어울러져야 한다. 생산자인 농민은 품질 좋은 쌀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소비자인 도시민은 안정적인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과 소비로써 농업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이는 한 몸체의 두 바퀴인 자전거처럼 두 바퀴가 일체가 되어 잘 굴러야 원활하게 나아갈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이천햅쌀 축제장에는 농업인과 도시민이 하나가 되는 이런 어울림이 있다.


여든 여덟의 땀이 하나의 알찬 나락으로 영근 것을 거두며 추수의 기쁨을 같이 나누고, 생명산업인 쌀산업을 계속 지켜나가자는 농업인의 다짐자리이기도 하고, 농업인의 노고를 위로하며 직거래를 통해 힘을 실어주는 도시민의 참여마당이기도 하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꽃이 좋고 열매도 많다. 우리 민족은 뿌리 깊은 나무다. 이 뿌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나무가 살기 때문이다. 이천햅쌀축제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더욱 든든히 하고, 더불어 살기 위한 민족의 축제인 것이다. 농업인과 도시민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뿌리와 줄기가 하나되는 어울림 한마당이다.

이천햅쌀 축제장을 찾는 것은 WTO로부터 우리 민족을 지키는 민족사랑이요, 시골에 있는 부모형제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는 고향사랑이요, 지금의 아이들과 미래의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제공하는 후손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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