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야당 선언' 직후 당직자들이 당사에 걸려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철거해 창고로 옮기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전후로 민주당은 '노 대통령 흔적 지우기'에 한창이다.
민주당은 30일 회의실 벽에 걸려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철거하는 등 본격적으로 노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사무직 당직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중앙당사 1층 로비에 걸려 있던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사진을 내리고, 대신 그 자리에 통합신당에 참여한 당내 전국구 의원의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의 '격문'의 대자보를 붙여 놓았다.
애초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당적 포기를 선언한 29일 사진기자들로부터 노 대통령 사진 철거 요청(?)을 받았으나, 자칫 감정적 대응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다음날인 30일 오전 박상천 대표의 '야당 선언' 직후에 떼어냈다.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도 당사 안에 걸린 노 대통령의 사진 처리 문제가 잠시 화제로 떠올랐다. 비상대책위원인 설훈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내에 보면 노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이 있는 듯 한데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 사진 처리 문제를 거론했다.
설 의원은 "당원들은 (사진을) 훼손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지만 이는 고가의 재산에 속한다"며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당에 돌려주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의 사진을) 줄 테니 (통합신당에게) 가져가라고 하는 것이 신사답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민주당사 3층 대표최고위원실 문밖에 걸려 있던 노 대통령 취임식 사진은 지난 21일 정대철 대표가 대표직 사퇴하기 전날(20일) 내려졌고, 그 자리에는 역대 민주당 총재와 대표들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30일 현재 민주당사 안에 걸려 있는 노 대통령의 흔적은 2층 기자실 한켠에 걸려 있는 '희망돼지 캠페인' 사진이 유일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사진도 노 대통령의 탈당계가 중앙당에 공식으로 접수, 처리되면 떼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