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내 분규 격렬화 조짐

총학생회 등 학내단체, 이양희 총장직무대행 추대

등록 2003.10.01 17:50수정 2003.10.0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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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영 총장의 퇴진을 둘러싸고 8개월째 학내분규에 휩싸이고 있는 동덕여대 소요사태가 교수협의회의 총장직무대행 선출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학교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3일 교내 시청각실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정보학부 이양희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학교당국에서는 총장직무대행의 대표성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에서는 총장실 점거 등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직무대행체제를 사수하고 민주화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한쪽에서 먼저 백기를 들지 않는 한 '동덕민주화'의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총학생회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총장실을 점거해서라도 민주화 일정을 앞당길 것"

a 동덕여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등은 지난달 30일 낮 교내 국제회의실에서 총장직무대행 추대선포식을 열고 이양희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추대했다

동덕여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등은 지난달 30일 낮 교내 국제회의실에서 총장직무대행 추대선포식을 열고 이양희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추대했다 ⓒ 잔다르크 동덕

총학생회와 교협, 학생자생단체 '잔다르크 동덕', 직원노조, 강의전임교수협의회, 대학원 원우회 등 학내 6단체는 9월 30일 낮 12시 4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교내 국제회의실에서 총장직무대행 추대선포식을 열어 교협에서 선출된 이양희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신동하 교협 회장은 "교육부로부터 해임권고를 받은 조원영 현 총장 후임으로 새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직무대행이 필요하다는데 모든 동덕구성원들이 공감하고 합의했다"며 "오늘 이 자리는 동덕구성원들의 합의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이양희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확인하고 선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최인혜 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 동덕을 파행적으로 운영해온 조원영 총장과 재단을 인정하지 않으며, 교육부에 의해 해임이 통보된 조원영 총장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총장대행과 학내 6단체를 중심으로 동덕의 민주화를 저해하는 세력들에 대한 강고한 응징을 통해 동덕의 민주화를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 이날 총장직무대행으로 추대된 이양희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총장직무대행으로 추대된 이양희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잔다르크 동덕

총장직무대행으로 추대된 이양희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교수와 학생, 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교육환경의 정상화를 이뤄내고 동덕민주화의 기틀를 마련하자"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총학생회, 교협, 직원노조 대표들은 지난달 18일 교내에서 만나 교육부로부터 고발조치를 당한 조원영 총장의 후임으로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기까지 총장직무대행체제로 민주화의 일정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직무대행 선출에 관한 권한을 교협에 위임했다.

이와 함께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내 6단체는 지난달 25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조원영 총장을 즉각 해임할 것과 학교 정상화를 위한 민주화 일정을 하루빨리 추진하라고 재단측을 압박했다.


대학본부 "합법단체가 아닌 교협에서 선출된 총장직무대행의 대표성 인정 못한다"

교협 등 학내 6단체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행보에 대해 대학본부측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분규사태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덕성 기획처장은 "공동투쟁위원회에 소속된 6개 단체 중 합법단체는 총학생회와 직원노조 등 2개뿐"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교협이 선출한 직무대행은 구성원 전체의 의견이 반영된 대표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 처장은 그동안 교협측의 활동에 대해 "명백히 학원소요를 부추기고 획책하는 위법 부당한 행위"라고 규정한 뒤 총장직무대행의 승인 요청에 대해서도 "애초에 자격도 없고 불법적인 단체의 행위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답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김 처장은 "교협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교육부 감사결과 이사장에게 임원 취임 승인 취소처분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9월 30일까지 감사결과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으면 교육부에서 승인을 취소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원영 총장의 즉각 퇴진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현 총장이 교육부로부터 해임권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해임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사립학교법의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총학생회 등의 총장직무대행 취임식 강행 방침과 관련 "별다른 대응책은 없으며, 설사 총학생회에서 물리적인 힘을 동원한다 할지라도 맞부딪혀 함께 물리력을 동원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단지 면학 분위기를 깨는 등의 불상사에 대해서는 주의조치나 적법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이다. 어쨌든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한다"면서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주면 모든 일이 순리대로 잘 풀릴 것"이라고 학생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최인혜 총학생회장은 "모든 구성원들간에 충분히 논의되고 합의된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 윤리적으로 정당하며 대표성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총학생회에서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합의된 직무대행체제를 끝까지 옹호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동덕민주화를 위한 이번 투쟁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서는 현 총장의 퇴진과 이사진의 전원 사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이를 위해 총학생회에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수위와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하 교협 회장도 "우리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모아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합법적으로 직무대행을 선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교육부와 학교 구성원 모두가 나가라고 하는데도 자리를 차지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야말로 비합법이 아니고 뭔가"라고 되물었다.

신 회장은 "조원영 총장이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며 계속해서 총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며 즉시 학교를 떠날 것을 요구하고 "우리는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민주화 일정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잔다르크 동덕, 등록금 환불투쟁 전개.. 3000여 명 서명받아

a 지난달 25일 교내 여성학센터 앞에서 진행된 '부당하게 징수된 등록금 반환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에 학생들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교내 여성학센터 앞에서 진행된 '부당하게 징수된 등록금 반환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에 학생들이 동참하고 있다 ⓒ 잔다르크 동덕

잔다르크 동덕 대표 방수진(스포츠학과 4)씨는 "동덕구성원이 인정하는 민주적 정통성을 지닌 이양희 총장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민주적 동덕을 위한 행보에 전폭적인 지지로 함께 할 것"이라며 "학교측은 총장직무대행의 대표성을 따지기에 앞서 2000년부터 도입된 학점당 등록금제로 부당하게 징수된 등록금부터 환불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총학생회 등은 이양희 총장직무대행의 직위를 승인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달 30일 재단측에 전달했다. 총학생회는 재단측의 승인 여부에 관계 없이 오는 7일 총장직무대행의 취임식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제지하는 대학당국과 물리적인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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