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창 한나라당 의원이 2일 문광위 KBS국정감사에서 정연주 사장에게 93년도 조선일보를 제시하며 간첩연루설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3신> 2일 오후 6시10분
의혹 당사자 황인욱씨 공개적 해명
"정 사장, 간첩연루 의혹은 전혀 사실 아니다."
이원창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한 정연주 사장 간첩연루 의혹에 대해 당사자로 지목된 황인욱씨가 당시 상황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해명을 하고 나섰다.
KBS 홍보실은 황씨가 2일 언급된 정 사장 간첩연루 의혹을 인터넷을 통해 접한 뒤 오후 3시께 홍보실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KBS 홍보실이 배포한 통화 기록에 따르면 황씨는 '정 사장 간첩연루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 | 정연주 사장 '사과'의 진짜 뜻은 | | | "방송 전체가 아닌 인터뷰 일부이다" | | | | "제가 사과한 것은 '나는 김철수도 아니고 노동당 후보위원도 아니다'라는 송두율 교수의 인터뷰 내용이다."
정연주 KBS 사장이 '송 교수 방송' 논란과 관련, 표명한 대국민 사과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당부했다.
정 사장은 2일 오후 KBS 국정감사에서 권오을 한나라당 의원이 "정 사장도 오전에 송 교수 방송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KBS 의도와 무관하게 '반주자' 역할을 한 게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번에 표명한 대국민 사과는 '송 교수를 방송에서 다뤘다'는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9월 27일자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에서 방영된 송 교수의 인터뷰 중 일부라는 설명이다.
즉 송 교수가 한국에 들어온 뒤 밝혀진 사실('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 논란)과 인터뷰 내용이 배치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이다. 당시 정황에서 입증이 어려웠더라도 본인 주장과 팩트가 일치하는지를 더 충실하게 다루지 못해 시청자에게 오해 및 혼란을 줬다는 결과에 사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이 송 교수를 미화하거나 보호하려고 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정감사에도 객관적인 팩트에 충실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취지를 거듭 설명했다. / 신미희 기자 | | | | |
그는 "당시 일부 언론에 정 사장이나 다른 분들이 마치 조직원이고 도피 지시를 한 것처럼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니다"며 "조사기관의 역공작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함운경씨, 정 사장 등을 거론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건 관련자들이 정황을 정확히 알게 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 "그때 1회용 보도에 그친 것을 이번에 국회의원이 문제를 삼은 것은 정 사장 흠집내기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제기된 의혹이 정 사장과 관련된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과 더불어 사건정황에 대해 잘못 전달할 측면이 있다고 우려한 뒤 당시 정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그는 안기부의 사건조작 가능성으로 인해 함께 수감된 관련자에게 '조작 위험'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쪽지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쪽지에 언급된 내용은 조작 여부에 대한 해명이 주를 이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즉 △본인의 어머니와 형수에 대한 조사와 현재 처인 당시 약혼녀가 받은 간첩혐의는 조작됐다 △당시 사건이 안기부와 자신의 형에 의해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 △이선실씨 얘기는 검증되지 않은 안기부 조작 등을 담았다고 전했다.
황씨는 이 과정에서 안기부가 그와 한 번이라도 만났던 사람에 대해 다 조사를 했고, 양어머니인 홍승연(방송작가·동아투위 미망인)씨와 잘 알던 정연주 사장을 자료 요청 때문에 만났던 점을 두려워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안기부 조사 과정에서 양어머니를 포함, 나와 관계된 사람에 대해 간첩혐의을 줄까봐 두려웠고 안기부측에서도 조사할 의사를 비쳤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이분들이 잘못 처신하면 혐의를 받을 것으로 우려돼 말려들면 안된다는 생각이었고, 안기부의 역공작 위험도 있어 함운경씨나 정연주 사장 등을 언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 정 사장을 잊었고 이번 뉴스를 보고 다시 알았다고 한다.
또 조직원 항문에 쪽지를 넣어서 외부 유출을 기도한 것으로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고한석씨 본인이 자료로 생각해 스스로 갖고 나가려 했으며 팬티속에 허술하게 보관해 나가려다 적발된 것으로 재판에서도 가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이는 재판과정에서도 충분히 해명돼 고씨는 처벌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앞으로 필요하다면 당시 정황이나 정 사장 관련 부분에 대해 다시 진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원창 의원은 사실을 다시 조사해 왜곡된 내용을 바로잡고 정확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당사자들에 대한 근거없는 명예훼손이 없기를 기대했다.
<2신> 2일 오후 4시 20분
이원창 의원, 정연주 사장 간첩연루설 주장
공영방송 KBS의 송두율 교수 방송을 둘러싼 '미화' 공방이 정연주 사장에 대한 사상검증으로 옮아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출처가 불명한 근거와 의혹을 잇따라 들면서 자질 검증을 향한 공세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일 진행 중인 KBS 국정감사에서 송 교수 방송 논란과 관련, 오전 11시 20분부터 지난달 27일 방영된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귀향 돌아온 망명객' 편을 직접 시청했다.
약 50여분간 해당 방송을 본 문광위 소속 의원들은 12시 40분 현재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시청 전 '송두율 간첩 확인, KBS의 영웅만들기 간첩활동 미화' '정연주호 KBS의 간첩미화 이적행위 아닌가'(정병국 의원), 'KBS는 국민의식화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김병호), 'KBS 송두율 스페셜 정연주 사장과 이종수 이사장의 기획성 주문은 없었는가'(이윤성) 등의 질의서가 배포됐다.
다만 방송을 본 뒤 김성호 통합신당 의원과 심재권 민주당 의원만 해외인사들의 헌신적인 민주화운동 사례를 적절하게 다룬 프로그램으로 호평했다. 김성호 의원은 "눈으로 보지 않았더라면 일부 언론의 표현대로 송 교수를 미화한 편향된 프로그램으로 상상했을 것"이라며 "송 교수 관련한 내용은 전체의 1/10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 특집으로 여겼다는 김성호 의원은 '김성수 박사 주연, 송 교수 조연'이라는 표현을 빌어 문제가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12시께 재개된 감사에서 이원창 한나라당 의원이 정연주 사장의 간첩 연루설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정 사장에게 먼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현행법과 사법부 판단에 동의하는가 △남한체제 붕괴를 목적으로 한 간첩이 있다면(간첩과 연루된 자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부 요직에 간첩 연루자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물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 | "간첩이라고 명시한 적 없다" | | | 이원창 의원 일문일답 | | | | - 정 사장이 간첩 협의가 있다는 증거가 또 있나? "검찰이 수사한 자료가 있다. 또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이 진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조선일보 기자에게 확인했다."
- 한국에서 간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 치명적이다.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정 사장이 간첩이라고 명시한 적이 없다. 다만 캡슐에서 나온 비밀 쪽지에 정 사장의 이름이 있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을 뿐이다. 이로 인해 간첩이라는 말이 떠도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 KBS의 '송두율' 관련 방송을 보고나서도 미화됐다고 생각하나. "자세히는 못 봤는데‥ 어쨌든 검증되지 않고, 간첩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방영하는 등 동정심을 유발시켜 국민에게 혼란을 줬다고 본다." / 최경준 기자 | | | | |
이 의원은 또 92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구속됐던 황인욱씨를 아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황씨가 간첩단 사건으로 수사받던 중 출소하는 고한석씨에게 비밀쪽지를 보내다 발각된 일을 아는가,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가"라며 "모 언론인을 포함해 쪽지에 적힌 관련자 7∼8명은 분명히 간첩혐의자로 수사대상에 올랐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정 사장에게 "바로 그 언론인이 KBS 사장 본인 맞느냐"고 확인했다. 그는 정 사장 이름이 세 번째로 올려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당시 수사관계자, 해당 서류를 목격한 기자들의 증언을 근거로 들었다.
이 의원은 "당시 정 사장을 내사했던 공안부 검사들이 증언한 내용이고 또 이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조선일보 정권현 동경 특파원에게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며 "정 특파원은 '쪽지 인물이 정연주 사장이 분명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실이며 같은 언론인으로서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기사는 조선일보 93년 5월 16일자에 실린 '1㎝ 캡슐속에 비밀쪽지-황인욱씨 기밀유출 이모저모'로 정권현 기자(현재 동경특파원)가 작성했다.
정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이 문건에는‥수사당국에 적발되지 않은 조직원들에 대한 지령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특히 주요 사건 관련자 7∼8명을 거명, 안기부가 내사중이라며 '행동에 조심하라'는 경고내용까지 들어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주장한 '모 언론인'이라는 표현은 없다.
그러나 정 사장은 "어떤 근거로 그렇게 추정하는가, 황씨 주장에 다름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당시 미국 특파원 시절 그런 얘기가 들려 고교 동창인 안기부 직원에게도 문의했고 '간첩혐의 있으면 조사해봐라'고까지 말했다"고 일축했다.
또 정 사장은 "그 기자가 어느 신문사이냐, 그 문건에 간첩 혐의자라고 돼 있느냐, 그 문건을 소지하고 있는가, 이 의원이 그렇게 추론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의 사실 여부를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증인으로 거론한 기자가 어느 신문사 소속인지 밝히기를 거부한 채 질문만 이어갔다.
이 의원은 자신이 언급한 정황을 바탕으로 "정 사장은 간첩단 사건 핵심 인물인 황인욱과 같은 노선을 걸어온 사람"로 단정한 뒤 "공영방송이자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사 사장이 사상, 행적이 모호하고 의혹투성이인 사람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을 발탁한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에 대한 우려를 거듭 지적했다.
이밖에 정 사장 두 아들의 영주권 취득과정과 병역면제 의혹도 제기한 이 의원은 "떳떳하지 못한 모습으로 어떻게 공영방송 수장이 될 수 있느냐"며 정 사장의 용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