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공연 보며 놀자"

2003 서울공연예술제 4일 개막

등록 2003.10.03 14:30수정 2003.10.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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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메카 대학로를 화려하게 수놓을 ‘2003 서울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이하 SPAF)가 4일 저녁 7시 마로니에공원 야외극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공연예술 그 무한한 공간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11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될 이번 행사는 국내외의 유수한 공연 33편과 자유참가작 21편이 초청되어 올 가을 문화계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a 2003 서울공연예술제 포스터

2003 서울공연예술제 포스터 ⓒ SPAF

23회를 이어온 ‘서울무용제’와 25년 역사를 가진 ‘서울연극제’가 합쳐져 시작된 SPAF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공연축제로 작년에는 <시골선비 조남명> 등 15편의 초청작과 자유참가작 86편 등이 공연되어 20만여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올해 초청된 33편은 지난 7월까지 연극과 무용계로부터 접수를 받아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작품들이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무엇보다 관객과의 자유로운 만남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극장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공연이 펼쳐져 장벽 없이 관객과 최대한 밀착하려 한다. SPAF측은 “대학로에서 놀자”라는 컨셉으로 행사기간 동안 대학로를 공연 천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자유롭게 놀자"

해외 초청작으로는 러시아 ‘유고자파드’극단의 <갈매기>, 올해 러시아 황금마스크 연극제 4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극단 ‘리체이넘’의 <오이디푸스왕>, 하드코어 디지털 퍼포먼스를 선보일 스페인 ‘마르셀 리 안투네즈’의 <에피주 아파시아>(Epizoo Afasia), 누드 공연으로 관심을 끄는 미국 ‘모린 플레밍’의 <에프터 에로스>(After Eros), 올해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발에서 토털 시어터(Total Theater)상을 수상한 체코 데자 돈 컴퍼니(Deja Donne Company)의 우리가 머문 곳(There Where We Were) 그리고 한국인 무용가 이용인이 소속된 독일 모던발레단 돌론 댄스 시어터(Donlon Dance Theater)의 <타부 오어 낫, 초콜릿>(Taboo or Not, Chocolate) 등이 관심을 끈다. 특히 ‘유고자파드’ 극단은 벨라코비치가 내한하여 직접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a 모리스 플레밍의 <에프터 에로스>(After Eros)의 한 장면

모리스 플레밍의 <에프터 에로스>(After Eros)의 한 장면 ⓒ SPAF

국내 작품으로는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극단 '오늘’의 <늙은 부부 이야기>, 극단 ‘물리’의 <서안화차>, 그리고 윤미라 무용단의 <물빛그늘>, 안애순 무용단의 <아이고>, 최데레사 무용단의 <제3탄 움직임과 인터액팅-원더랜드> 등을 주목할 만하다.

위 초청공연들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국립극장 등을 비롯해 대학로에 위치한 여러 소극장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야외 공연도 극장 공연 못지 않게 다채롭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매일 무료 공연이 열리고, 11일부터 24일까지는 광화문에서 댄스 페스티벌이 열린다. 댄스 페스티벌에는 갈라쇼, 멕시코 무용단의 가을축제 등 화려한 춤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 매 주말마다 대학로 일원에서 펼쳐지는 거리 연극제, 거리음악회도 볼거리다. 거리음악회에서는 해금독주, 대금독주 등 국악 뿐만 아니라 콘트라베이스, 색소폰 연주, 마임공연, 한국 악기와 서양 악기의 앙상블, 디스크자키의 연주로 이루어진 퓨전밴드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이 펼쳐져 공연 문화에 목마른 관객들의 갈증을 풀어줄 예정이다. 모든 거리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이밖에 2003 국제 연극학술대회, 한국예술교육 개혁을 위한 토론회 등의 세미나에서는 우리 공연예술이 가야할 바를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공교롭게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과 겹쳐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10월 한 달을 뜨거운 공연 열기로 달굴 SPAF에서 ‘공연폐인’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SPAF는 연극제와 무용제를 묶어 만든 행사인 만큼 각 분야별로 두 명의 집행위원장을 두고 있다. 장민호 공동집행위원장은 “공연예술의 나침반으로 예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올해 행사를 시작하는 포부를 밝혔고, 김혜식 공동집행위원장은 “전문예술감독제를 도입하여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운영체제를 갖추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한한 상상력 담은 개막행사

10월 4일 저녁 7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이번 행사의 테마를 이루는 특색 있는 공연들로 채워진다.

a 독일 싸브르큰 주립 발레단

독일 싸브르큰 주립 발레단 ⓒ SPAF

‘공간의 확장’을 강조한 올해 축제는 하늘을 나는 돌고래가 시작을 알린다. 바다의 돌고래가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자유로운 상상이 ‘무한공간’이라는 올해 행사의 주제와 어울려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바다의 혁명’이라는 다소 거창한 타이틀의 이 돌고래 인형 공연은 파도와 고래의 울음소리에 서서히 일렁이는 물결 조명을 더해 관객들에게 물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어서 연극배우들의 시 낭송, 색소폰과 대금이 어우러진 아리랑 연주, 서정적인 목소리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무대가 가을 저녁 하늘에 운치를 띄우고, 청각장애인들에게 눈을 선물하는 예술가 김안식의 ‘물의 연주’와 지난해 젊은 예술가 수상자인 이윤경의 춤 한사위가 어우러져 아름답고 역동적인 무대를 꾸민다. 또 현대의 물질문명을 상징하는 각양각색의 소리를 마임과 춤으로 담는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마지막 퍼포먼스는 무용, 마임, 소리 삼박자가 어우러진 ‘축제의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SPAF 개막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이 무대에서는 객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탈을 쓰고 출연자들과 함께 불꽃을 피우며 한마당이 된다. 축제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탈을 나누어주는데, 탈은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한편으로 내면에 잠재한 ‘흥’을 발산시키도록 도와주는 매개체다. 인간의 머리를 상징하는 이 탈은 SPAF의 주제인 무한한 상상의 의미이기도 한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윤정섭씨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탈의 하얀 바탕 위에 직접 페인팅 할 수 있도록 물감도 제공된다.

이번 개막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축사를 영상으로 상영하고,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과 서울시 부시장이 직접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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