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양반, 얼씨구" 신명 났네!

제21회 한밭문화제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려

등록 2003.10.04 11:11수정 2003.10.0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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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21회 한밭문화제 '대전양반 얼씨구'가 3일 개막해 5일까지 서대전시민공원, 뿌리공원 등지에서 펼쳐진다.

제21회 한밭문화제 '대전양반 얼씨구'가 3일 개막해 5일까지 서대전시민공원, 뿌리공원 등지에서 펼쳐진다. ⓒ 오마이뉴스 정세연

"처자~, 그게 아녀. 요렇게 해봐, 요렇게."

젊은 처자의 '키'질이 영 신통치 않아 보이는지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한 수 가르쳐 준다. 하지만 생전 처음 해 보는 '키'질이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지 급기야는 할아버지와 함께 키를 잡는다.


"허허, 그게 아니라니께. 안 되것어."

한 수 가르쳐 주려던 할아버지도 결국 물러나고 말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들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다. 한밭 문화제 '대전 양반 얼씨구'의 첫날이자 휴일인 10월 3일 오후 서대전 시민공원은 축제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a 핸드메이드쥬얼리공예 코너는 여자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핸드메이드쥬얼리공예 코너는 여자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 오마이뉴스 정세연

가장 신이 난 건 어린이들. 도예 공예, 물레 체험, 리본 공예, 널뛰기, 윷놀이, 투호 등 온통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뿐이다. 비즈, 핸드메이드 쥬얼리 공예 코너는 여자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 목걸이, 팔찌 등의 액세서리를 구슬 하나하나 꿰어 가며 정성스럽게 만든다.

한국 전통 도구 체험장도 인기 있는 코너 중 하나다. 생전 처음 보는 맷돌, 국수틀, 키, 절구 등 민속 도구에 아이들은 마냥 신난다. 직접 맷돌을 갈아보기도 하고, 절구를 찧어 보기도 한다.


"애덜아. 잘 좀 해봐. 아구, 아까워, 저거 어떡해."

지나는 아주머니들은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도 바닥으로 그냥 버려지는 콩 국물이 아까운가 보다.


대전여민회가 주최하는 '신화 속의 여성, 역사 속의 여성'을 주제로 한 <여성 문화제>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묶는다. 단군 신화 속의 '웅녀', 인류 창조의 신 '여와', 저승 세계의 여신 '바리데기 공주' 등 신화 속 여성 영웅을 만나보고 진정한 여성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서대전시민공원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기원의 나무'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원을 담은 '소원지'가 촘촘히 꽂혀 있다. 마침 한 아이가 소원을 적은 색종이를 기원의 나무에 조심조심 매달고 있었다. 무슨 소원을 적었냐고 묻자 "비밀"이라며 씩 웃는다.

a 아이들의 소원을 적은 종이를 '기원의 나무'에 정성스레 매달고 있다.

아이들의 소원을 적은 종이를 '기원의 나무'에 정성스레 매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정세연

조금 옆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니 도대체 뭘 하는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인파를 뚫고 들어가 보니 윷놀이가 한창이다. "윷이요~!" 하는 소리에 사람들의 함성이 쏟아진다.

곧이어 저만치서 흥겨운 풍물 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대전농악보존회가 선사하는 구수한 우리의 소리요, 우리의 춤사위다. 어르신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고, 아이들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높은 가을 하늘과 선선한 바람, 흥겨운 농악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축제의 하루가 무르익고 있었다. 휴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성일(37·중구 문화동)씨는 "아이들은 직접 체험하면서 즐거워하고, 어른들도 모처럼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제21회 한밭문화제 '대전 양반 얼씨구'는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서대전 시민 공원, 뿌리 공원 등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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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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