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3신] 박지원-권노갑 VS 이익치 진실게임

[현장] 법사위 대검찰청 국정감사 진행

등록 2003.10.06 15:17수정 2003.10.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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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 황방열 유창재 이승훈 기자
사진 : 이종호 기자


a 6일 국회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맨 오른쪽)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

6일 국회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맨 오른쪽)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6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13시간 동안 진행된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송두율 교수 사건과 양길승 몰카 사건, 현대 및 SK비자금 사건, 썬&문 사건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특히 법사위 의원들은 송두율 교수 사건을 중점적으로 질의하면서 '구속수사'를 촉구했으며, 몰카 사건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한 검찰의 치부를 드러내는 장면"이라면서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비자금 사건에 관련해서는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간의 '진실게임'이 국감장에서 재연됐다.

검찰의 인사권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사가 공정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법무부장관이 제청권을 가지고 있지만 실무를 잘 아는 검찰총장이 직접 협의할 수 있는 방안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고 송광수 검찰총장도 그에 뜻을 같이 했다.

한편 이날 국감의 끝부분에서 함승희 의원은 '굿모닝시티' 수사 관련해 "지난 1년간 객관적 사실이 인정됨에도 수사가 지연됐고, 또 청와대나 검찰간부 등이 거론되지 않았냐"면서 지적과 함께 "뼈아픈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특별감찰본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에 송광수 검찰총장은 "철저히 조사하고 있고, 굿모닝시티 사건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늦은 이유 등에 대해 '특별감찰'을 (의원들이) 요청 안해도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정치인 외 DJ정권 당시 국정원장에게 수십억 제공" 파장

함승희 의원은 오전에 "SK그룹이 정치인 외에 DJ정권 하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사람에게도 수십억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해 이날 국감에서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다음으로는 썬&문 사건이 불거지긴 했지만 검찰 측은 "오늘 국감에 참석하고 있기에 상세한 보고는 못 받았고, 전화로만 작년 6월경 직무와 전혀 관련없는 금품을 줬다는 진술과 직무와 관련 없기에 수사 안했다"고만 보고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송 총장은 "(서울지검에서) 계좌 추적했지만 특별한 연관성 없다고 했다"며 "서울지검으로 하여금 김아무개에 대해 다시 한번 추궁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놨다.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국회 법사위 14명은 미리 자료를 준비하기는 했지만,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송두율 사건'에 대해 중점적인 질의가 이뤄졌다.

이날 대검국감은 10일로 예정돼 있는 법무부 국감이 격렬하게 진행될 것임을 예감케했다.

<3신: 6일 오후 8시40분>

박지원-권노갑 VS 이익치 진실게임


a 이익치 전 회장이 '박 전 장관에게 150억, 권 전 고문에게 200억원을 두 사람의 요구로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하자, 권노갑 전 민주당고문이 '거짓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익치 전 회장이 '박 전 장관에게 150억, 권 전 고문에게 200억원을 두 사람의 요구로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하자, 권노갑 전 민주당고문이 '거짓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현대비자금 150억원'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간의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5시10분경 이익치 전 회장과 박지원 전 장관, 권노갑 전 고문 등 3명은 법사위 의원들이 대검 국정감사 속개 전에 먼저 자리에 앉아 대기했다. 이들 중 박 전 장관과 권 전 고문은 현재 구속수감으로 가슴에 수인번호가 적힌 배지를 달고 앉아 있었다.

우선 최연희 의원이 권 전 고문에게 지금 심경을 묻자, 권 전 고문은 "억울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증인 심문시작부터 혐의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특히 이익치 전 회장은 박 전 장관에게 150억, 권 전 고문에게 200억원을 두 사람의 요구로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장관과 권 전 고문은 "이익치에게 받은 적이 없다"고 반론했다.

권 전 고문은 조순형 의원이 "현대로부터 비자금을 받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첫째, 현대에서 10원도 받은 적 없으며, 이익치가 말하는 것 다 거짓말로 신라호텔 5번 만났다는 것, 모두 다 거짓말이다"라며 "전혀 기억에 없고, 본 적도 없으며, 다 조작했다"고 말했다.

"100억원 출처 이상수 사무총장이 다 아는데…"
권노갑 전 고문, 끝내 돈 빌려준 두명 이름 함구

ⓒ오마이뉴스 이종호
권노갑 전 고문은 정치 후원금으로 받은 100억원에 대해 김옥두 총장과 이상수 총장도 다 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전 고문은 홍준표 의원이 100억원 관련해 묻자 "50억씩 두사람에 빌린 것을 처음에 김옥두 총장에게 이야기했고, 금년 7월에 이상수 의원하고 이야기했다"면서 "100억 중 50억은 갚았는데, 나머지 50억 못갚아 이 총장에게 빨리 갚아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권 전 고문은 50억원씩 전달한 두명의 후원자의 신분에 대해 "이상수 의원도 다 알고 있으며, 이 의원이 만난 적 있다"면서 "안갚은 50억원을 먼저 갚아주면 그 돈에서 일부 후원금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권 전 고문은 돈을 빌려준 두명에 대해 "공개하면 검찰에서 어떤 일 만들어서 피해줄 수 있기에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법정에서 돈을 (돌려) 받은 사람이 증인으로 서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상수 의원은 바로 이어진 자신의 질의 순서에서 "홍 의원이 어떤 입장에서 질문했는지 모르지만 증인(권노갑씨)의 신뢰성 높여줬다"면서 권노갑씨 심문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돈을 빌려준) 기업인의 신뢰와 이익 보호하기 위해서 저는 침묵을 지켜왔다"며 "금년 대선 승리 직후 한 기업인 만나서 이야기 끝에 그 사람이 권노갑 전 고문에게 100억 빌려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그 사람이 돈을 받을 수 있느냐고 받을 수 없느냐 물어보기에 당에서 정식으로 차입했다는 증거 있으면 받겠죠"라며 "그후 증인(권노갑씨)과 운동을 하면서 100억원을 빌려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권 전 고문과 질의를 통해 100억원을 당에 정식으로 회계처리했다고 밝히면서 "어쨌든 간에 사실이 진실로 다 밝혀진 것에 대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 유창재 기자
박 전 장관도 조 의원이 "정상회담 때 돈 많이 필요하다해서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요구한 적 없으며, (150억원을 건넸다는 이익치씨의 주장에 대해) 어떤 의미에서 그런 주장했는지 모르지만 정 회장에게 요구한 적 없고 정 회장도 '그런 적 없다'고 했다"면서 "이익치 회장 줬다 하는데,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익치 전 회장은 천정배 의원의 질의 때 자신은 단순한 전달자였다고 재차 진술하면서 전달한 돈의 성격에 대해 "박 전 장관에게 전달하라고 고 정몽헌 회장이 지시할 때는 '남북정상회담 추진 중에 도와달라'해서 도와준 것이며, 권 전 고문은 '총선에 필요하다'해서 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전 회장은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특검수사에서 고 정 회장이 다 진술했고, 정 회장이 지시한 내용을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한 것 뿐"이라며 검찰과의 일종의 '거래설'을 부인했다. 또 이익치 전 회장은 "(박 전 장관에게 전달한 150억원은) 정몽헌 회장이 지시해서 만들었고, 김영완이 150억원을 CD로 만들어 달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익치 전 회장은 박지원 전 장관을 서울 프라자호텔 토파즈에서 만난 사실에 대해 "평생 딱 한번 가봤으며, 2/3은 유리로, 나머지는 화분으로 되서 사실상 밀폐된 곳"이라면서 만남이 있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은 "토파즈에 자주 가봐서 아는데 가슴만큼 높이의 유리가 있고, 화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밀폐되지 않았으며 (이익치 회장이) 제가 유리창 쪽에서 앉았다고 하는데 그 자리는 누구든지 볼 수 있는 자리"라며 이 전 회장과의 만난 사실을 부인했다.

권 전 고문 "민주당 건네진 비자금 민주당이 갚아야…"

원희룡 의원은 권노갑 전 고문에게 후원금으로 받은 100억원에 대해 50억원 갚았으며, 나머지 50억원에 대해 "만약 증인의 말이 맞다면 지금 민주당이 쪼개졌으니까 나머지 50억 누가 갚아야 하나"고 질문하자, 권 전 고문은 "어디까지나 민주당에서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의원이 "돈을 민주당에 들어와 여러 사람 같이 썼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갚아야 하나"고 묻자 "민주당이 당이기에 민주당에서 갚아야 한다"고 대답하면서 끝까지 누구한테 돈을 받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또한 권 전 고문은 두 명의 사업가로부터 받은 각 50억과 김영완씨로 빌린 10억 이외에도 후원금으로 영수증 처리해준 자금이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의 10억을 포함해 25∼30억원 정도가 더 있다고 밝혔다. 이에 권 전 고문에게서 민주당으로 들어간 돈이 총 135∼14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외에 법사위에서 증인으로 지목했던 김재수 현대구조조정 본부장은 평양 방문을 했으며, 박재영 전 현대상선 회계담당은 미국업무로 회사사정으로, 참고인인 유창종 변호사는 해외출장 중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6일 국회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6일 국회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검찰 감찰권·인사권 검찰 총장 혐의 '법률상 명문화' 필요"
송광수 총장, 인사제청자인 법무부장관과 혐의 반드시 필요

송광수 검찰총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의 감찰권과 인사권에 대해 "그 책임을 지고 있는 검찰 총장에게 혐의하는 것을 '법률상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균 의원은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에 대한 감찰권을 법무부에서 가져가려는 것과 강금실 장관이 내년 3월 깜짝 인사가 있을 것이란 말이 있지 않냐"면서 "이런 것으로 일선 검사들이 제대로 일을 못할 수 있고, 나아가 전전긍긍할 인사는 하지 않아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내부적으로 있는데 송 총장의 생각은 어떠하냐"고 송 총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송 총장은 "검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은 그 의지도 중요하지만, 제도적으로도 중요하다"면서 "인사의 객관화와 공정화도 중요하고, 또 일선을 잘알고 지휘감독하는 (사람에게) 검찰에 감찰권 부여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송 총장은 "인사에서도 인사제청자인 (법무부) 장관과 협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약 (검사들이) 인사에 불리하다는 생각하면 소신 있게 수사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책임을 지고 있는 검찰 총장에게 협의하는 것을 법률상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왜 '이익치'는 아무런 조치 않하나
홍 의원 "이씨는 심부름만 했기에 입건 안된 것"

대검 국정감사에서 현대비자금 사건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박지원, 권노갑씨는 구속수감자의 몸으로 나와 자리했고, 이익치 전 회장만 자유의 몸으로 증인석에 앉았다.

이런 이익치 전 회장에게 조순형 의원은 "현대비자금 전달한 유일한 증인이며, 또 뇌물 공여자"라며 "뇌물 수수했다는 사람은 기소되고 구속됐는데, 이익치씨 본인은 왜 아무런 조치 안됐는지 아냐"는 질문하자, 이 전 회장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어 송 총장이 "부정부패 척결하기 위해서는 뇌물공여자는 뇌물수수자와 마찬가지로 처벌하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송 총장에게 확인하고, 이 전 회장에게 다시 "정말 아무런 조치가 안된 것에 대해 모르냐"고 물으면서 "진술과정에서 검찰과 협상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이익치씨가) 전달한 돈이 고 정몽헌씨의 돈이기에 뇌물을 공여한 자는 정몽헌씨이고, 단지 (이씨는) 심부름한 것이 아니냐"면서 "회장이 시키면 심부를 해야하고, 그래서 입건 안된 것이겠죠"라고 이 전 회장에게 말했다.


a 6일 오후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김도훈 전 검사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6일 오후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김도훈 전 검사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6일 오후 6시30분>

법사위 "몰카사건 대검 감찰은 너무 부실했다"


6일 오후에 속개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가 제기한 수사중단 외압과 키스나이트 클럽 소유주 이원호씨와 청주지검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대검의 감찰이 부실했다는 질책을 쏟아냈다.

이날 국감에는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유성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김도훈 전 검사가 증인으로, 김 전 검사의 변호인인 오성균 변호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번 용산 법조 브로커 사건은 두 달 동안 감찰하면서 이 번 사건은 어떻게 해서 4일만에 끝낼 수 있느냐"며 "의혹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아니면 이렇게 수박 겉핥기로 감찰을 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외압의혹을 제기한 김 전 검사와 부장검사가 상반된 진술을 하는데 최소한의 대질도 하지 않고 김 전 검사의 말을 거짓말로 결론낼 수 있느냐"며 감찰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용국 민주당 의원도 "이원호씨와 비슷한 시점에 제주도에 간 K부장검사가 가명으로 골프를 쳤을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너무나 소극적인 감찰이었다"고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을 몰아붙였다.

a 6일 오후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도훈 전 검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광수 검찰총장,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6일 오후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도훈 전 검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광수 검찰총장,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에 대해 유 감찰부장은 "대질 신문을 하지 않은 것은 함께 일했던 차장검사, 부장검사와 김 전 검사를 한자리에서 대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조사 결과를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철저히 조사를 하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감찰부장은 또 의원들의 부실 감찰에 대한 질책성 질의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답답한 듯 언성을 높이기도 해 김기춘 위원장으로부터 '차분하게 답하라'는 권고를 받기도 했다.

법사위는 또 "양길승씨 향응 사건, 모 청와대 비서관의 자금수수설 등 청와대와 관련된 비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민정수석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에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문 수석은 "사정기능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의원들의 질책 받아들이고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수석은 또 "양길승씨와 언론에 보도된 청와대 비서관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할 몫이고 검찰 수사결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대답했다.

한편 증인으로 나온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는 "이원호씨에 대한 내사를 진행할 때 외압이 있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K부장 검사가 평소 다른 사건에 대해서는 의욕을 가지고 수사를 했었는데 유독 이씨 관련 사건에 대해서만 회피하려 했다"며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a 송광수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검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송광수 검찰총장이 6일 오전 대검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6일 오후 3시20분>

“송두율 교수 배후세력 밝혀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6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두율(59. 독일 뭔스터대) 교수의 친북활동과 처리문제를 놓고 의원들간 입장을 달리하면서 송광수 검찰총장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이날 국감은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으며, 오전 질의는 천정배·함석재·김학원·최병국·함승희·최연희·이상수·홍준표·최용규·원희룡·조순형·김용규·조배숙·심규철 의원 순으로 진행됐다.

우선 천정배 통합신당 의원은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입당하고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로 불리면서 친북활동했던 것은 매우 충격적인 만큼 검찰은 실체적 진실 밝혀내고 (수사에서) 외압 받지 않고 독립적 사법 처리해야 마땅하다"면서 "검찰 수사가 막 시작된 상황에서 근거 없는 예단이나 그에 바탕을 둔 정치권의 색깔공세와 이념공세는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천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을 비롯한 일부 정치권의 색깔론과 검찰 관계자가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사회가 충분히 성숙해 있어 색깔과 사상공격이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낡은 정치행태는 결국 국민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함석재 한나라당 의원은 "송 교수는 30년간 암약해온 해방이후 최고의 고위급 거물 간첩"이라며 "국정원의 출퇴근 조사에 이어 검찰의 출퇴근 조사는 말이 안된다”고 말하고 송 교수의 즉각 구속수사를 주장했다.

a 송광수 검찰총장이 6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피곤한 듯 눈주위를 누르고 있다.

송광수 검찰총장이 6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피곤한 듯 눈주위를 누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법무부장관은 송씨의 수사와 처벌을 반대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을 하고, 또 국정원이 공소보류로 의견을 첨부하고, 송씨도 당당하게 입국한 점 등 여러 정황을 미뤄 현 정권의 핵심부에 송씨를 엄호하는 배후세력이 있다"면서 "(송 교수가) 자기 신분을 숨기고 대남적화통일하기 입국했으며, 무슨 지성인이니 학자니 미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송 교수를 입국하게 한 배후 세력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지목하고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또 최 의원은 송 교수 관련된 프로그램을 방영한 KBS 정연주 사장을 '93년도에 간첩 내사를 받았던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검찰에서 수사할 용의가 있나”고 송광수 총장에게 질의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도 송 교수의 입국배경에 대해 수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조직폭력배를 잡아도 배후세력을 수사하는데, 건국이래 최대 간첩을 잡아놓고 배후세력을 캐지 않는 검찰이 제대로 된 검찰인지 의문스럽다"면서 "검찰이 송씨에 대한 연계세력과 배후세력에 대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공문을 언론에 보낸 검사와 지휘책임자를 파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사위 의원들 중 한나라당 의원들은 송 교수의 입국에 정부가 개입한 의혹 등 배후세력을 밝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 접하면서 무사안일 검찰, 정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검찰은 (송 교수) 귀국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질타했다.

또 조 의원은 송 교수 관련된 질의에 송 총장이 "현재 수사중인 것으로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하자 "국정원이 30년 동안 수사했는데 수사는 끝난 것 아니냐"면서 "(검찰의) 공안부가 더 이상 뭘 더 수사할 수 있는 거냐, 뭐하겠다는 거냐"고 검찰을 비난했다.

이날 법사위 국감에는 양길승 몰카 사건과 관련해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사관,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 등이 참석해 오후 2시30분부터 증인 심문이 진행되고 있다. 이어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이 오후 3시30분에 참석할 예정이다.

"SK그룹, DJ정권 당시 국정원장에게 수십억 제공"
함승희 의원, 6일 국회 법사위 대검 국정감사서 밝혀

▲ 법사위 대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함승희 의원.
ⓒ오마이뉴스 이종호
SK그룹이 전-현직 의원 등 정치인뿐만 아니라 DJ 정권 당시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던 인사에게 수십억원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함승희 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대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질의에서 마지막 부분에서 “SK그룹이 정치인 외에 DJ정권 하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사람에게도 수십억원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졌다는데 사실이냐”고 송광수 총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송 총장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피해갔다.

함 의원은 질의시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그룹이 전직 국정원장에게 제공한 금액은 수십억원 수준"이라며 "이에 대해 손길승 회장이 검찰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함 의원은 "송 총장이 부인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겠느냐"면서 "SK그룹이 건넨 돈은 '뇌물'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함 의원에게 기자들이 '국감장에서 거론한 전직 국정원장이 정치인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사인지'를 묻자 “이 자리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끝으로 함 의원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보충질의 시간에 해당 인사의 이니셜 정도는 공개할 의향이 있다"면서 "송 총장을 상대로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질의하겠다"고 밝혀 보충질의 시간에 추가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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