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YMCA 시정지기단 소속으로 7년째 시의회 모니터활동을 벌이고 있는 봉정선씨오마이뉴스 강성관
봉정선(41·광산구 첨단동)씨가 지방의회 활동 모니터에 참여하는 이유다. 봉씨는 지난 97년 11월 광주시의회의 행정감사 모니터 활동을 시작한 이후 7년째 지방의회 모니터를 하고 있다.
처음 모니터에 참여한 그는 의원들이 광주시정에 대해 질의하고 공무원들이 답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단다.
통장·학교운영위원에서 모니터활동까지
지하철 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면서 특정업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중요한 문제를 어영부영 넘어가던 의원이 한 지역의 청소업체를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떼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시민들이 지켜보지 않으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이제껏 시청 4층 '모니터실'을 지키고 있다.
그는 의원들의 "아줌마들이 이렇게 돌아다니면 밥은 누가 하느냐", "보고있으면 뭘 좀 알겠냐"는 비아냥을 들으면서 시정에 대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메모하고, 과거 시의회 회의록을 들춰보면서 행정의 흐름을 조금씩 알아갔고 지방의회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 때문에 그는 집에서 부엌일을 하면서도 냉장고에 A4지를 붙여두고 라디오 뉴스 방송을 듣다 광주시정이나 관심있는 이야기가 들리면 곧바로 메모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또 신문을 버리기 전에 꼭 스크랩을 해왔다. 그렇게 보관하고 있는 신문스크랩 분량이 라면박스로 2박스다.
"솔직히 처음에는 의회와 집행부가 형님동생 사이로 보였다. 또 의원들은 중요한 광주시정을 다루는 회의를 하다 핸드폰 통화를 하기도 하고, 특히 무슨 선거때만 되면 지구당 월례회의나 당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정회 때 나가서는 아예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가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지켜본 의원들의 모습이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의원들이 시정에 대해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나 자료가 아닌 현장 방문을 통해 문제점을 챙기고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려는 열린 자세도 개선된 점이라고.
그러나 "여전히 특권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말로만 시민의사 반영한다고 하면서 집행부의 거수기가 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시금고조례 부결과 경륜장 유치동의안 가결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집행부에 비굴하지 않고 영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가 말하는 최근의 광주시의회의 안타까운 면이다.
"시의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시정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그는 지난 96년 통장을 맡아 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체험했다.
사실 그가 YMCA시정지기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바로 96년 첨단지구로 이사하면서 '통장' 일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통장 일을 하면서, 주민들이 쓰레기 무단 투기로 인해 초래된 '쓰레기처리 비용' 문제를 '주말농장'을 제안해 해결하기도 했고 '주민문고'를 만드는 등 '아파트공동체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처음 YMCA 시민사업부·시민중계실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방문판매 때문에 피해를 본 주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YMCA에서 열었던 소비자상담 교육을 받으면서다.
그는 통장을 하면서 바빠졌다. 통장이란 자리를 행정의 보조적 역할자로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통장을 하면서 광산구의회로 하여금 적십자 회비 모금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필요없는 통장의 일을 없애면서도 첨단중학교 학생 배정문제를 이슈화 해 문제해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이러다보니 잠깐만 들어도 그의 이력은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참교육학부모회 임원으로 또 광산구 주민자치대학 '좋은동네 만들기'와 교통환경 관련 단체 강사도 맡아왔다.
이렇게 그가 바빠진 것은 "참여하지 않으면서 불만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의회, 집행부 거수기 된 듯... 지역 갈등문제 완충역할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