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다!"

이라크파병반대 천주교연대 출범 기자회견

등록 2003.10.14 15:38수정 2003.10.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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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라크 파병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라크 파병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덕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인권위원회, 각 교구의 정의평화위원회 등 31개 천주교 단체들은 오늘(14일) 오전 11시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이라크파병반대 천주교연대(이하 천주교연대)'의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한 후 향후계획을 발표했다.

천주교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랑과 평화 그리고 정의라는 그리스도의 정신에 위배되는 어떠한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며, 빈인권적이고 추악한 이 전쟁의 주범인 미군은 당장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리 정부는 단호히 파병불가 방침을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서를 낭독한 석일웅 수사는 국익을 이야기하며 파병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과연 그 국익이라는 것이 얼마나 될 것이며, 그것이 우리 젊은이들의 피와 이라크 민중의 생명을 대가로 치루어야만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라크의 진정한 해방과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a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석일웅수사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석일웅수사 ⓒ 김덕진

천주교연대는 이후 각 종단이 연대하여 파병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밝히며 '파병반대 범종교인 한마당'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상적인 운동으로 이라크 파병반대 범국민 거리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각 지역의 성당에 강론 자료 등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또, 보다 정확한 이라크 현지 조사를 위해 이미 지난 6월 이라크 반전평화팀으로 두달간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돌아온 김재복 수사를 오는 29일 다시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복 수사는 정부의 현지조사단이 보여준 많은 의혹과 문제점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번에는 다큐멘타리 감독 1인과 동행하여 생생한 동영상을 고국에 보내 현지 상황을 바르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조명현 신부,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의 오영숙 수녀, 천주교인권위원회의 김용수 위원장을 비롯 각 교구의 공식기구인 정의평화위원회 등이 참여하였고,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으로 이동해 반미연대집회에 참가했다.


이라크파병반대 천주교연대의 성명서 전문

우리의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이라크파병을 반대한다

이라크의 전쟁터로 우리의 전투병을 파병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는 참담한 심정입니다. 그 이유는 우선, 지구상의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오만한 제국주의적 폭력 앞에 놓인 우리정부의 나약한 모습과 굴욕적인 태도를 보아야만 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의 젊은 생명들을 담보로 게임을 하고 있는 반인륜적이고 후안무치한 이들의 이기주의와 비도덕성을 보기 때문이며, 셋째는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의 목숨이 거짓과 반인륜적인 침략전쟁으로 속으로 휩쓸려 가는 것을 막아내기에는 지금 우리의 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반성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민중의 해방과 이라크 내의 대량살상 무기를 제거한다는 것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대한 명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의 민중들은 여전히 미군을 해방군이 아닌 침략자로서 적대시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라크에서 어떠한 대량살상 무기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미국이 앞세운 전쟁의 명분이 그 시작부터 거짓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미국의 탐욕과 오만이 만 천하에 폭로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 세계의 모든 양심적인 이들은 한결 같은 목소리로 아직도 진행 중인 이 침략전쟁을 명분 없고 불의한 폭력으로 규정하였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이 추악한 전쟁을 지지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파병 요청은 이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고, 천문학적인 경제적 부담을 덜어보려 하는 미국의 교활한 계략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이를 알고도 파병을 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인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죄를 짓게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사회에는 국익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이라크의 전쟁터로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국익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이며, 그것이 우리 젊은이들의 피와 이라크 민중의 생명을 담보로 할만큼 대단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전쟁은 가장 반인권적고, 그 결과는 항상 비참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조건 이 전쟁을 반대합니다.

여기 모여 있는 우리들은 사랑과 평화, 그리고 정의라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략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불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힙니다.

우리의 주장

하나, 미국은 이라크에서 무조건적으로 즉각 철수하고 이라크의 주권을
이라크 민중에게 이양해야합니다.

하나, 한국정부는 이라크 파병을 위한 모든 논의를 중단하고,
파병불가 방침을 전 세계에 천명해야 합니다.

하나, 우리는 그리스도 정신에 위배되는 어떠한 세력의 폭력에도 반대하며,
이라크의 진정한 해방과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 한반도 평화문제를 이라크 파병과 연관지으려는 미국의 태도에 반대하며,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2003. 10. 14.

이라크 파병반대 천주교연대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가톨릭농민회,가톨릭인천청년연대,가톨릭청년포럼(가),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광주대교구환경사제모임,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정의평화환경위원회,대구대교구(사)푸른평화,대전교구가톨릭환경연대,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서울대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서울대교구한마음한몸운동본부,서울대교구환경사목위원회,수원교구정의평화위원회,우리신학연구소,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안동교구정의평화위원회,인천교구가톨릭환경연대,인천교구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도시빈민회,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천주교인권위원회,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천주교통일후원회,천주교환경연대,청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평화를여는가톨릭청년,프란치스칸가족정의평화환경위원회,한국CLC,한국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사회사목분과(가나다순, 이상 31개 단체)
/ 김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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