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에도? 가츠오부시 라는 글자가 보이는 지요?김규환
다음으로 구수한 맛 또는 감칠맛을 내는 지미료(旨味料)는 자연지미료와 화학지미료로 나눌 수 있다. 말린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가쓰오부시(節) 등은 자연지미료에 속하고, 글루탐산모노나트륨(MSG)과 이노신산은 화학지미료에 속한다.
넓은 의미로 사카린 같은 인공감미료도 화학조미료인데 일반적인 화학조미료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4개의 기본 맛에 속하지 않는 지미성분(旨味成分), 즉 감칠맛 성분을 말한다.
화학 조미료의 선진대국 일본에서는 이미 1908년에 세계 최초로 다시마의 달고 구수한 맛이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의 나트륨염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밀의 글루텐으로부터 인공적으로 제조했다. 이것이 화학조미료의 시초이다.
이어 국물 맛을 내기 위하여 일본에서 흔히 사용하는‘가쓰오부시(가다랭이포)’의 맛 성분으로 노신산나트륨을 발견하고, 1960년에 핵산 관련물질이 연구되었다.
구수한 단맛을 가진 물질인 화학조미료는 크게 아미노산계와 핵산계로 나눈다. 아미노산계는 글루탐산의 나트륨염·아스파르트산·숙신산나트륨 등이 있고, 핵산계는 이노신산나트륨과 구아닐산나트륨이 있다. 조개류의 감칠맛은 숙신산나트륨, 표고버섯의 구수한 맛은 구아닐산나트륨 때문이다.
아미노산과 핵산은 상승작용을 하므로 함께 사용하면 각각의 맛의 강도를 합친 것보다 더 강한 맛을 낸다. 그러므로 근래는 글루탐산의 나트륨염과 핵산의 이노신산나트륨을 섞어 복합조미료를 제조하기도 한다.
화학조미료 없이 살기 힘든 세상 잘 먹고 잘 사는 방법
우리는 화학조미료 천국에 살고 있다. 인공의 소금, 설탕, 젓갈류와 미원, 다시다, 물엿, 식초, 후추, 소스, 겨자, 양념장이 식탁을 점령했다. 소금도 자염이나 천일염이면 모르되 가공 소금의 대표적인 맛소금에도 들어 있다. 그러니 김밥도 그렇다. 양조 간장에도 예외는 아니다. 과자에는 한두 가지 들어있겠는가.
환경운동연합은 "화학조미료의 유해성은 호흡마비와 신경쇠약, 두통 등을 동반하는 ‘중국음식 증후군’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 선진국에서는 그 사용과 섭취량이 꾸준히 줄고 있다”고 밝히고, “반면 우리나라는 다양한 통로를 통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정에서도 작은 실천으로 화학조미료를 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단시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에 끊임없이 축적되었을 때 나타날 재앙을 이야기하고 있다. 화학조미료 없이 음식을 만든다? 지구환경 지키기보다 어렵다. 어렵지만 어쩌겠는가? 상식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현실화시키는 방법과 길들여진 입맛을 바꿀 수밖에.
환경연합이 소개한 몇 가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한다. △채소나 야채를 먹을 때 소스류를 곁들이는 것을 자제하고 △치킨이나 삼겹살도 맛소금을 적게 찍어먹고 △어묵, 야채가공품, 햄, 소시지 등은 조리 전에 살짝 데쳐 방부제와 첨가물을 제거하고 △라면은 면을 끓는 물에 데쳐 기름과 산화방지제 성분을 제거하고 조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오늘은 세계소비자 연맹이 정한 '세계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이다. 내가 먹고 가족이 먹을 음식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일차로 공부를 해야겠고 둘째로 얼마간의 수고가 필요하다.
대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자연에 있다. 그렇다고 저 멀리 비싼 식품에 있는 것이 아니다. 파, 마늘, 양파, 부추에도 있고 배, 사과, 호박, 현미, 들기름, 참기름에도 있고 꿀에도 있다. 음식이 쓰면 된장 조금 더 넣고, 떫으면 고춧가루 넣으면 된다. 향긋한 원래의 맛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리도 힘들다.
15년 전부터 나는 화학조미료를 직접 만드는 음식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간혹 아내가 1년에 250g 짜리 조미료 한 봉지를 사오지만 쓰는 일이 거의 없다. 아직 우리 집엔 절반 이상이 남아 있다.
사람을 두고 간사한 동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얼마간 맛없는 음식 먹을 각오를 하면 몸에도 좋고 깔끔한 맛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다가 밖에서 한 번 먹어보면 느끼하고 미끈해서 입맛을 앗아간다. 외식할 일 줄어드니 가족사랑 실천의 한 방법이다. 오늘 당장 화학조미료를 끊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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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은 서울생활을 접고 빨치산의 고장-화순에서 '백아산의 메아리'를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6, 70년대 고향 이야기와 삶의 뿌리를 캐는 글을 쓰다가 2006년 귀향하고 말았지요. 200가지 산나물을 깊은 산속에 자연 그대로 심어 산나물 천지 <산채원>을 만들고 있답니다.도시 이웃과 나누려 합니다. cafe.daum.net/sanchaewon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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