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헌정사상 처음으로 한글명패 사용이 허용된 첫날, 통합신당 의원석에는 전원 한글명패가 놓였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 개원이래 55년 만에 처음으로 본회의장에 한글명패가 등장했다.
국회 본회의장 한글명패 사용이 허용된 첫날인 16일, 전체 국회의원 272명 중 42.2%인 115명이 기존 한자명패를 한글명패로 교체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상당수의 의원들이 동참한 셈이다.
한글명패 교체를 강력히 추진해왔던 통합신당은 44명의 소속의원 전원이 한글명패로 바꾼 반면, 민주당은 통합신당 참여를 선언한 전국구 의원 등을 포함해 전체 62명 중 15명(24.1%)만이 명패교체를 요청해 대조를 보였다.
149석의 원내 제1정당인 한나라당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50명이 이날 명패를 교체해 눈길을 끌었다. 남경필·오세훈·원희룡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 대다수가 한글명패로 바꿔달았다.
비교섭단체 의원 가운데서는 김원웅·유시민 의원 등 개혁국민정당 의원과 안대륜·이인제 자민련 의원이 명패 한글화 움직임에 동참했다. 반면 최병렬·박상천·김종필 의원 등 야 3당 대표와 홍사덕·정균환·김학원 의원 등 야 3당 원내총무 등 야당 지도부 대다수는 한자명패 사용을 고수했다.
국회 의사국의 한 관계자는 "한글 명패를 단 의원이 16일 현재 115명이지만 교체를 희망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한글명패의 사용이 보편적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같은 흐름에 한글명패 교체를 주도해 왔던 통합신당 의원들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신기남 통합신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국회 개원 이후 55년만에 국회에서 한글 명패가 사용되는 것은 비록 늦었지만 온 국민과 함께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국회 마크와 배지도 한글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글명패 교체 작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김성호 통합신당 의원도 "국회가 이번에 개별의원의 의사를 존중해 한글명패를 허용한 것은 어떻든 진일보한 일"이라며 "우리 국회가 대한민국 국회로 다시 태어나는 데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글명패를 보니 한자명패와 비교해 볼 때 훨씬 눈에 띄고 세련되고 품격까지 느껴진다"면서 "국회의 권위는 한자명패를 고수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다음은 10월 16일 현재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글명패로 교체한 의원 명단이다.
▲ 한나라당
강성구, 강신성일, 강재섭, 권영세, 김만제, 김일윤, 김정숙, 김형오, 김홍신, 나오연, 남경필, 목요상, 민봉기, 박상규, 박종희, 박 진, 박창달, 박혁규, 서병수, 서상섭, 손희정, 송광호, 신경식, 신현태, 심재철, 안경률, 안택수, 오경훈, 오세훈, 원희룡, 윤경식, 윤두환, 이규택, 이병석, 이상득, 이성헌, 이승철, 이원형, 이재오, 이해구, 이해봉, 전용학, 전재희, 정갑윤, 정문화, 정병국, 정의화, 정창화, 조정무, 황우여(50명/149명, 33.5%)
▲새천년민주당
김상현, 김영환, 박양수, 송훈석, 오영식, 이낙연, 이미경, 이재정, 이희규, 정범구, 조배숙, 조성준, 최용규, 최재승, 허운나(15명/62명, 24.1%)
▲국민참여통합신당 주비위원회
강봉균, 김근태, 김덕규, 김덕배, 김명섭, 김부겸, 김성호, 김영춘, 김원기, 김태홍, 김택기, 김희선, 남궁석, 문석호, 박병석, 배기선, 설송웅, 송석찬, 송영길, 송영진, 신계륜, 신기남, 안영근, 유재건, 이강래, 이부영, 이상수, 이우재, 이원성, 이종걸, 이창복, 이해찬, 이호웅, 임종석, 임채정, 장영달, 정대철, 정동영, 정동채, 정세균, 정장선, 천용택, 천정배, 홍재형(44명/44명, 100%)
▲비교섭단체
강숙자, 김원웅, 안대륜, 유시민, 이인제, 정몽준(6명/17명,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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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42.2% 한글명패로 교체...국회 개원 55년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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