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길호 신안군수 간통 고소인, 고소 취하

"오해에서 비롯된 일"...시민단체는 즉각적인 군수 사퇴 요구

등록 2003.10.17 13:57수정 2003.10.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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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 혐의로 고발당해 큰 파문이 일으키고 있는 고길호(58) 신안군수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등이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 회견을 하는 등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해 사건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월 17일 간통죄로 고 군수와 나모 여인을 고소했던 나모씨의 남편 장모(47·임자면)씨는 신안군직협 인터넷 홈페이지에 본인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고소를 취하했다는 취지의 해명서를 실었다.

하지만 간통 사실 유무와 합의 여부를 떠나 고충 상담을 빌미로 유부녀와 타 지역인 충남까지 가서 새벽에 모텔에 함께 투숙했다는 것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현재 연가를 내고 13일 간부회의 주재 이후 군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고 군수는 오는 20일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고 군수의 간통 사건은 10월 11일 고 군수가 보령의 모텔에 나모 여인과 투숙한 것이 나씨의 남편 장모씨 가족의 추적으로 들통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에 15일 경실련과 참여자치 21 등 30여개 시민 단체가 주축이 된 공직사회개혁과 부패척결을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원회가 군청 광장에서 고 군수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분군 이래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또한 연청 등 민주당 내 조직까지 가세하는 등 사회 단체와 군민들의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공대위는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군수 면담을 시도했으나 고 군수가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아 부군수실에서 윤정현 부군수와 유영진 총무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공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배출한 신안 군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켜야 할 고 군수가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뉘우치기는커녕 이번엔 간통 혐의로 피소돼 지역 공직 사회에 먹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5만 군민과 200만 도민의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고 있어 끓어오르는 분노와 수치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여자 관계와 뇌물수수 사건이 공직 사회와 신안 지역 사회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자숙하고 신안 지역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해야할 군수가 충남까지 원정하여 유부녀와 여관에 투숙하고도 고충을 상담했다고 군민을 우롱하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도저히 용서 못할 도덕적 해이이고 이것이 군민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직사회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온 국민의 염원을 외면하고 자치단체장으로서 직분을 망각한 일을 저지르고도 뻔뻔스럽게 군수실에 출근하여 언론 보도를 막고 군민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해 기자들과 개별 접촉했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를 포기한 파렴치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만약 "이러한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또다시 군민과 도민을 우롱하여 사무실에 출근할 경우에는 전남의 각 시민사회 단체와 연대 퇴진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향후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부군수실에서 방문 항의 서한을 전달한 경실련 김재석 사무차장 등은 "군수의 이같은 파렴치 행위를 감추고자 기자들의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해 공직자의 본분을 저버린 총무과장을 위시한 일부 정치 공무원 또한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 냉정한 판단과 함께 현명한 처신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13일 신안군 시민사회단체인 (사)신안포럼은 '고 군수는 군민에게 사죄하고 즉시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도덕성을 겸비해야 할 자치단체장이 간통을 저질렀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경악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 군수의 간통 보도는 신안군과 군민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심각한 사안으로써 고 군수가 5만 군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하며 자진 사퇴를 거부한다면 즉시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도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수 스스로 언론인에게 보도 중지를 부탁하는 행위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천년민주당 신안군연합청년회(회장 정송관)도 15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경선 당시 내연녀와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고, 태풍 피해건으로 측근들과 함께 뇌물수수에 연관된 데 이어 간통 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자치단체장으로서 자질 미달로 판단되므로 고 군수가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활빈단(단장 홍정식) 등도 성명서를 내고 고 군수 규탄과 함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며 상징적인 의미로 담양산 대나무 회초리 등을 군수에게 보내기로 했고, 재목신안군향우회(김종석)도 성명서를 발표키로 하는 등 고 군수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 단체의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 군수는 지난해 군수 선거시 내연녀였던 문모 여인과 헤어지는 조건으로 합의금 1억6천만원을 건설업자인 이모씨가 대신 주도록하고 태풍 피해 복구 공사를 이모씨에게 수주토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되어 비리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그는 지난해 군수 경선 과정에서 내연녀로 알려진 문모 여인과의 관계가 문제가 되자 부인과 함께 군청 기자실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며 기자회견까지 했으나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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