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영
"야생화 보러 놀러오세요."
인위적인 보호나 재배를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살아남기에 가장 적합한 곳에서 생육하는 야생화가 때로는 그리워진다. 최근 인위적인 꽃들보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야생화를 전문적으로 기르는 농가가 늘고 있다. 산풀농원(대표 황인상)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야생화 전문 농원이다.
이곳에서는 약 600여 평의 재배 하우스와 750여 평의 노지(露地)에 야생화를 재배하고 있다. 수변 식물을 위주로 노랑꽃창포, 줄, 할미꽃 등 약 40여 종이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모든 꽃들을 감상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흙만 담겨져 있는 것을 보고는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봄에 오면 봄꽃이 모두 피어 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봄꽃이라 하더라도 1~2달 사이로 피어나기 때문에 어느 날은 한두 가지 꽃이 피기도 하고 어느 날은 여러 꽃이 피었다가 언제 그랬나는 듯 며칠 사이에 꽃이 지기도 한다.
동양란들은 꽃을 보기 위해 일 년을 기다리며 애지중지 관리하면서 일반 야생초는 그냥 놔두고 꽃만 보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 아닐까. 야생화 관상의 묘미는 꽃도 좋지만 봄에 흙을 뚫고 나오는 새싹을 보는 데 있다. 꽁꽁 얼었던 겨울이 지나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땅 속에 숨어 있던 뿌리에서 새싹이나 꽃대를 땅 밖으로 밀고 올라오는 모습은 정말 경이로울 정도다.
산풀농원에서는 처음에 여러 야생초를 길러 왔으나 현재는 습지나 천변에 심어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식물 위주로 전환하여 재배하고 있다. 일반 야생화도 보유하고 있지만 야생화 재배 농가가 많이 생기면서 일부 식물은 과잉 생산이 되어 채산에 맞지 않는 식물이 나올 정도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아 영농조합(생태작물 영농조합)을 결성하여 각 농가별로 생산 품목을 적절히 조정한다.
상품 판로에 대한 한계와 대규모 야생화 재배 농가에 비해 소규모 농가는 가격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현실이 어려운 점. 하지만 야생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높다는 것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5~60대가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젊은층도 관심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에서 야생화를 구입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 가끔 산풀농원 홈페이지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농원에서는 일손을 놓고 일일이 설명해 가며 있을 수 없기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전문 매장을 소개해 주거나 그곳에서 구입하기를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