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섬에서는 축제가 열립니다

[오마이추천 주말가족나들이] 25, 26일 선유도공원은 축제 마당으로 변신

등록 2003.10.25 02:07수정 2003.10.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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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한여름이 어제인가 싶더니 곱게 물든 단풍이 지천이다. 이번 주말에는 특히 산으로 떠나는 경쾌한 발걸음들로 전국 버스터미널과 역이 한 차례 큰 일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서울 한강에 떠있는 선유도에서는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작은 음악회와 조각 작품전 등이 열린다. 특히 제10회 서울시민의 날을 맞아 열리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에는 그동안 생태 보전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을 제한해왔던 호안도로 1.7km를 완전히 개방할 예정이다. 이 길 주변에는 가을 바람에 살랑대는 갈대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저녁 나절의 풍광이 특히 아름다운 선유도공원은 이번 주말 기간 동안 다양한 조각품과 선율로 장식될 전망이다. 서울시립대 환경조각 작품전이 그것인데, 오후 9시까지 60여 점의 조각품을 멋진 조명 아래에서 볼 수 있다. 또한 26일 오후 3시부터는 서울경찰청 악대 등을 주축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이와 함께 ‘호루라기 연극단’의 콩트 춘향전과 어린이 댄스 경연 등도 열릴 예정.

한편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측면에서도 좋은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먼저 63빌딩 높이에 약 45m 못 미치는 월드컵 분수대의 조종실을 개방, 고압을 이용해 물을 뿜는 분수의 구조와 작동법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26일 오후 1시 수질정화조 수조에서는 이곳에 만들어진 논에서 벼를 직접 베어볼 수 있는 벼농사 체험교실이 운영된다. 자연과 점점 멀어져만 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풍요로움과 가치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굳이 음악회와 전시회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러나 이번 주말에 열리는 음악회와 조각 작품전 등만을 위해 선유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행사가 없더라도 이미 선유도공원은 한강의 노을과 자연의 생명력, 환경의 중요성 등을 일깨워주는 살아있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인자
한강 여의도 아래 양화대교 중간에 위치한 선유도공원은 과거 정수장이 있던 곳이다. ‘신선이 와서 놀았다’고 해서 선유도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웠다고 전해지는 섬이지만, 일제 시대에는 여의도 비행장 건설을 위한 골재 채취장으로 이용되기도 했고, 1978년 들어서는 정수장 시설이 들어섬으로써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들었다.


그랬던 것이 작년 4월 26일 드디어 우리나라 최초의 재활용 생태공원을 표방하며 문을 연 것이다. 공원화가 결정되기 전에는 정수장 시설이 노후되어 한때 호텔부지로 매각될 뻔하기도 했던 역사를 안고 있지만, 지금은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낮이나 저녁 할 것 없이 사람들로 활기를 띠는 공원으로 변모했다.

김인자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강역사관과 수생식물원 등이 선유도공원 안에 있는 대표적 시설물인데, 한강역사관은 한강 유역의 지질과 생태계, 한강변 사람들의 삶 등을 고루 다루고 있어 ‘서울 사람도 잘 모르는’ 한강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준다.


한편 수생식물원에서는 수련과 물봉선 등 1만여 본에 이르는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고, 이곳이 한때 수원지였던 역사를 말해주듯 세로 41m, 깊이 5m의 침전지 2개를 이용해 만든 시간의 정원은 그 독특한 색감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공원을 만들면서 관리사무소 등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의 시설을 재구성해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수장의 파이프라인이나 도수로 등을 놀이터와 습지로 꾸며 놓은 대목에 이르러서는,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저녁이면 이곳에 나와 플래시를 터뜨리는지 알만하다.

회색빛 콘크리트 더미를 극복하듯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담쟁이 넝쿨과 한강의 노을.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 손을 꼭 붙잡고 혹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선유도의 가을 속으로 젖어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인자

선유도공원에는 어떻게 갈까?

ⓒ<네이버> 편집

선유도공원은 한강의 양화대교나 한강시민공원(양화지구)을 통해 직접 들어갈 수 있다.

1) 지하철 - 지하철 2호선 당산역 4번 출구로 나와 한강시민공원을 통해 들어가면 도보로 약 15분 걸리며, 지하철 6호선 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 양화대교를 걸어서 건너면 20분 정도 걸린다.

2) 버스 - 양평 한신아파트 앞에서 내려 선유교, 즉 한강시민공원 쪽에 나있는 나무 다리를 건너서 갈 수 있다. 이 앞을 지나는 버스로는 107-1, 125, 128, 160, 303, 326, 700-1, 914, 588, 9번 버스 등이 있으며, 마을버스로는 16-8번이 지난다.

3) 승용차 - 올림픽도로 여의도 방향으로 진입할 경우에는 성산대교를 지나 100m 우측 도로로 진출 후 성산지하보차도를 이용하면 되고, 반대 방향 즉 올림픽도로 김포공항 방향으로 진입하는 경우에는 양화대교를 지나 양화지구 진입로를 이용하면 된다. / 권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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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기억 저편에 존재하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찾아 발걸음을 떼고 있습니다. 저서로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알마, 2008), <다시, 서울을 걷다>(알마, 2012), <권기봉의 도시산책>(알마, 2015)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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