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내는 800원, 시외는 700원?

나주 160번 시내버스 '이상한' 요금 체계에 시민들 '당혹'

등록 2003.10.27 13:28수정 2003.10.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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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재

나주시 남고문을 가기 위해 시청 앞에서 160번 버스에 올라 탄 강모씨는 어처구니없는 요금 체계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만에 버스를 이용한 강씨는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몰라 천원을 요금함에 넣었다. 그러자 기사는 200원을 거슬러줬다. 요금이 이렇게 많이 올랐나 생각한 강씨는 기사에게 "시내까지 가는데 800원이나 합니까"라고 묻자 기사는 "나주시내는 800원이지만 광주까지는 700원"이라며 "700원 내고 광주까지 가시렵니까?"라고 어이없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최근 160번을 이용한 나주시민들은 강씨와 같은 경우를 한두 번 이상 당하고 있다. 거리가 먼 광주까지는 700원, 3-4코스 정도의 짧은 시내 구간은 800원이라는 160번 버스의 요금체계에 나주시민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이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 160번 시내버스 요금은 다름 아닌 타 시내버스 회사와의 경쟁 때문이다. 광주 시내에서 나주터미널까지 운행하는 555번의 요금이 광주시내버스 요금을 적용, 전 구간에 700원을 받고 운행하자 160번 시내버스도 손해를 감수해 가며 요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나 555번이 나주 터미널까지만 운행되기 때문에 160번 시내버스회사는 광주에서 나주까지는 700원을 받고 나주터미널에서 나주시내 구간은 군내버스 요금을 적용, 800원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경쟁 상대가 없는 구간은 시내버스 요금보다 100원이 더 비싼 군내버스 요금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K여객 관계자는 "거리가 먼 광주까지 적자를 감수하며 요금을 700원받고 있는 이유는 555번이 갑자기 좌석버스요금에서 일반버스요금으로 낮췄기 때문"이라며 "나주에서 광주까지 요금 700원은 실제 나주시민들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마치 나주시내구간 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처럼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규정상 광주, 나주 요금 같아야

강씨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거리가 멀면 요금이 비싸야 정상인데 멀면 싸고 가까우면 비싼 160번 요금 체계는 정말 이해가 안 간다"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의 요금에 대한 횡포는 나주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여객 운행노선인 160번 버스는 광주 문흥지구에서 나주, 영산포까지 운행하는 농어촌버스로 거리구간제를 적용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광주에서 나주까지 요금은 적어도 1200원 이상을 받아야 하며 광주 시내에서도 나주시내 요금처럼 농어촌 버스 구간요금인 790원을 받고 운행해야 된다. 즉 광주 시민과 나주 시민들에게 받는 요금이 같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K여객은 555번과 중복노선 구간뿐 아니라 광주 전 시내지역에서 농어촌 버스 구간요금을 받지 않고 시내버스 요금인 700원을 받고 있는 반면, 나주 시내에서는 농어촌 버스요금인 800원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러한 불합리한 요금체계에 대하여 수 차례에 걸쳐 다수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시민의 민원사항과 불편사항에 대하여 광주 시내버스운송조합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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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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