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대선자금 '이중장부'는 없다"

이상수 의원, 민주당의 이중장부 주장에 "사실무근" 반박

등록 2003.10.28 13:04수정 2003.11.0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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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이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이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오마이뉴스 김호중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동시에 공격하자,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우리당 의원이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검찰에서는 김경재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토대로 이중장부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양당 가운데 한 쪽은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재·박상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민주당 대선자금 이중장부 작성 의혹을 제기하며 "원 장부를 돌려줄 것"을 이상수 의원에게 요구한 바 있다.

이상수 의원은 28일 오전 당사 기자실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김경재 의원이 제기한 이중장부 작성 의혹과 관련해 "무슨 근거로 (이중장부를) 운운하는지 알 수 없다"며 "낡은 정치 관행에서 보면 혹시 모르겠는데 결단코 이중장부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또 5대 기업으로부터 15억씩, 모두 75억원 가량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5대 그룹이면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롯데를 들 수 있는데 그 그룹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얼마냐고 물어보면 결코 75억원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치자금 관행상 5대 그룹이 후원한 금액을 보면 그 당의 전체 후원금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당시 우리는 SK로부터 25억, 그 다음 기업이 15억, 그 다음 기업들은 모두 10억 이하였다"고 말했다. SK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입금된 서울·제주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는 검찰에 의해 계좌추적을 당한 적도 있다고도 말했다.

오히려 이 의원은 대선자금 의혹에 포문을 열었던 김경재 의원을 향해 "기억을 잘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혼한 다음에 상대방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 도리인데, 없는 사실까지 말한 것에 비애를 느낀다"고 강한 불괘감을 드러냈다.


"김원기·이상수 의원이 당의 공식기구를 배제시키고 이 의원의 비서 출신인지 사조직 비슷한 분들을 회계 책임자로 시켰다고 하더라"고 한 정균환 민주당 총무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대선 선대본부를 꾸려서 활동하려고 했는데 당시 중앙당에서 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특히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사무총장을 하다보니 민주당에 대한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회계 처리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만약 내가 민주당의 재정 상태에 대해 공개하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세가 계속될 경우 역공을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이상수 의원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과 일문일답이다.

이상수 의원.
이상수 의원.오마이뉴스 김호중
"우선 이중장부가 없다. 무슨 근거로 (이중장부를) 운운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낡은 정치 관행에서 보면 혹시 모르겠는데 결단코 이중장부는 없다. 김경재 의원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5대 그룹으로부터 10억∼15억을 받았다는 얘기이다. 5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이 많으면 75억, 적으면 50억원이라는 말이다.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5대 그룹이면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롯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그룹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얼마냐고 물어보면 결코 75억원이 안 된다. 각 그룹 후원금을 얘기할 수는 없다. 전부 영수증 처리했고, 한 점 부끄럼이 없다. 전부 대선자금으로 사용됐다. 금액을 합산해도 75억원이 되지 않는다.

똑같이 15억원이라고 했는데 김 의원이 기억을 잘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 기회에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해서 대선자금의 전모에 대한 의혹이 깨끗이 풀렸으면 한다. 추적을 다 해서라도 철저한 조사를 기대한다. 검찰의 수사에 언제든 응할 수 있다."

- 정균환 민주당 총무가 오늘(28일) 오전에 실제 모금라인은 김원기·정대철 의원이라고 했는데.
"대선 선대본부를 꾸려서 활동하려고 했는데 중앙당에서 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당시 중앙과 선대본부간의 알력으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나는 돈 집행을 맡는 위치에 있었다. 원래 모금은 후원회장이 하는데, 당시 박상규 의원이 후원회장이었다.

처음 정대철 위원장과 내가 돈을 빌려서 기초 비용을 쓰다가 중앙당 후원회를 열려고 했는데 모금한도가 차 있어서 연내에 모금하더라도 쓸 수 없게 돼 있었다. 연간 한도가 400억인데 이미 380억 이상을 거둬서 쓸 수가 없게돼 고민을 했다. 일부 의원은 그래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월해 받으면 된다고 했지만 나는 법을 어겨가며 할 수는 없다고 궁리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시도지부 한도액이 넘치지 않은 것을 알았다. 서울, 전남 후원회만 약간 거뒀을 뿐이었다. 시도지부당 40억이 한도인데, 600억 정도의 여유가 남아있었다. 한화갑 대표의 양해를 구해 서울시는 내가, 경기도는 천정배 의원이, 인천은 이호웅 의원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후원기업이 돈을 주겠다는 것은 당을 보고 주는 것인데, 우리는 시도지부로 영수증 처리하겠다고 했다. 시도지부로 돈이 들어오면 시도지부에서 중앙당으로 줘야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밟으면서 법을 지키며 했다.

공식라인과 관련해서는 후원회 책임자로 정하는데, 별 희망이 없다고 후원회장을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았다. 고심하다가 어차피 깨끗하게 호소해서 돈 안 쓰는 선거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내가 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정대철·김원기 의원이 못 미더워하면서도 하라고 했다. 후원회장이 아니어서 여태까지 후원회로 접수된 기업들의 후원액 전체 명단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과거 후원금액을 알아볼 수는 있었다.

큰 기업들이 과거 후원금을 낸 실상을 파악한 뒤 그 중 3년 동안 후원금을 꾸준히 낸 우호적 기업에 먼저 부탁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그 담당자를 잘 모르니, 후원회 사무처장에 그동안 (각 기업별 모금시) 누가 부탁을 했는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당신이 다리를 좀 놔 달라고 했다."

- 그룹에서 받은 것은 3대 후원회를 통해 받았다는 건가.
"모든 후원금은 전부 영수증 처리했다. 서울·인천·경기 3대 후원회에서 걷다가 온라인 성금 50억도 그 계좌로 들어왔다. 전체 120억 원이 넘을 것 같아서 제주도 계좌를 열었다. SK 15억원도 마지막 제주도를 통해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면 4대 후원회를 통해 들어온 것이 맞다.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

- 영수증을 일부 가지고 있지 않나.
"지난 검찰 소환됐을 때 SK 임직원들이 조사를 받은 상태였다. 그들이 조사를 받으면서 우리당에 25억원을 줬다고 하면서 후원금 처리됐느냐고 검찰이 물었다고 한다. 그 임직원들이 15억 원은 법인 영수증을 받았은데 개인영수증은 제출하지 못한 듯 해서 우리를 불렀지 않나. 그래서 그걸 받아 복사를 해서 검찰에 제시한 것이다. 지금도 민주당 제주도 후원회장은 나로 돼 있다. 천정배 의원은 경기도로 돼 있고."

- 원본을 가져와도 되나.
"내가 지금도 민주당 서울 후원회장이다. 원본을 빌려서 검찰에 가지고 가 보여준 것이다."

- 선관위 양식에 맞춰서 장부를 작성하고, 원래 장부도 있고 그러지 않나.
"일을 하다보면 경우에 따라 선관위 제출할 원장부를 기본장부로 하고 노트에 기재해 뒀다고 옮겨적기도 한다. 이중장부란 두 개의 장부를 만들고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은 없다. 이상한 회사에서나 하는 이중장부는 절대 없다.

박상희 의원이 장부 일부를 가져갔다고 하면서 영수증 일부를 가져갔지 않느냐고 하던데 이를 뻥튀기 해서 발언한 것 같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누가 한마디를 하면 사실확인도 하지 않고 대서특필을 하는데 자꾸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니 저런 말을 하는 것 아닌가."

- 장부 가져온 것은 없나.
"모든 장부를 놔두고 왔다."

- SK 말고 다른 기업들이 적힌 영수증도.
"안 가지고 왔다."

- 검찰이 계좌추적을 했나.
"SK는 수표로 줬다. 우리는 현금을 받은 회사가 거의 없다. 1억 이상 준 기업도 모두 수표로 받았다. 100% 노출돼 있다. 자금 출처를 추적하면서 다 드러났다."

- SK 이외 기업의 영수증은.
"그런 것 같다. 계좌에 나와있고, 영수증을 보자고 해서 보여줬다."

이상수 의원.
이상수 의원.오마이뉴스 김호중
- 어느 계좌를 추적했다는 말인가. 서울, 경기, 인천 말인가.
"경기, 인천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계좌에 관련된 영수증이다."

- 그러면 서울, 제주 계좌가 추적 당했다는 말인가.
"서울, 제주…."

- 그 계좌로 들어온 금액이 50억 원이 되나.
"50억 정도 넘을 것이다. 제주도는 온라인 성금이 들어왔고."

- 영수증은 후원회에 있나.
"후원회에 있다. 영수증 처리 확인을 위한 것이라면 확인했던 것이므로 협조해 줄 수 있다."

- 혹시 다리를 놔 줬다는 분 중에 김경재 의원도 포함돼 있나.
"민주당에서 사무총장을 하다보니 민주당에 대한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혼한 다음에 상대방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 도리이다. 그런데도 없는 사실을 말한 것에 유감이다. 만약 내가 민주당의 상태에 대해 공개하면 파장이 크다. 그런데도 말하지 않는다. 굳이 이혼해서까지 배우자에 대해 문제를 삼으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애를 느낀다."

- 민주당에 불법자금이 있다는 말인가.
"회계처리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사무총장을 맡기 이전에 그렇다는 말인가.
"그렇다."

- 대선 때 지구당에 2000여만원을 보냈다고 하던데.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는데, 알아봐야겠다. 김경재 의원이 얘기하면서 5대 그룹으로부터 15억씩 75억원 정도를 받았다고 했는데, 5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액수는 75억이 안된다. 정치자금의 관행을 보면, 5∼10대 그룹이 다 내고, 전체 액수도 5∼10대 그룹이 낸 것을 보면 보인다."

- 단일화 이후 더 들어오지 않았나.
"막판에 받은 것이 아니라 5대 그룹이 조금씩 내놨다. 전부 영수증 처리를 했고, 수표롤 받았다. SK가 제일 많이 낸 후원사였다."

-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이 부도덕하다고 지적하면서 개인 착복까지 했다는 뉘앙스로 논평을 발표했던데.
"아마 이런 얘기를 하는 듯 하다. 민주당이 어려워진 듯하다. 형식적으로 보면 왜 임대보증금을 내지 않았냐는 것이다. 내가 사무총장을 맡아서 비교해 보면 알겠지만 전체 당 부채는 줄이고 나왔다. 오히려 20억을 남기고 나왔다. 추석때 내가 사표 낸 시절인데, 밖에서 8억을 빌려 한달치 지구당 지원비도 보냈다. 이후 돈이 나와서 다시 갚았다. 임대료가 밀린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100만원 이하의 영세부채를 모두 갚고 임대료와 인쇄비만 남았다. 9월에 당사를 재계약한다고 해서 그런 것이다."

- SK 만큼 많이 낸 기업은 없나.
"제일 많이 냈고, 그 다음이 굳이 말하자면 15억원이다. 그 다음은 그 이하이다. 정말 영세하게 선거를 치렀다."

- 단일화 이후에는 안 받았나.
"대선 전체로 얘기하는데, SK는 25억, 그 다음이 15억, 그 다음은 10억 이하이다. 저쪽과 비교하면 안 된다. 우리는 이미 계좌추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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