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종로 느티나무 카페에서 '이라크 파병보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최한성
| | | 도대체 '고위관계자'는 누구인가 | | | 민언련 '파병보도' 관련 청와대에 건의 | | | | 민언련은 지난 24일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 보도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민정수석, 박주현 국민참여 수석 앞으로 건의서를 보냈다.
민언련은 "언론 모니터 결과 정부 일각과 보수언론의 '전투병 파병' 여론조작 실태가 심각한 상황임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출처불명의 '고위관계자'를 내세운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가 '파병 원칙'만 밝힌 정부 정책에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언련은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이같은 '관계자'들의 발언이 수구언론의 여론몰이에 악용될 수 있다"며 청와대가 이들을 밝혀내 엄중 문책할 것을 요청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보도를 접한 국민이 전투병 파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불행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민언련은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전투병 파병을 위한 일부 세력들의 여론몰이가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의 외교·국방 라인 관료들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 줄 것도 당부했다. 민언련이 심각한 익명 취재원으로 지목한 표현은 '정부 고위 관계자' '국방부 고위 관계자' 등이다. | | | | |
주요 언론이 이라크 추가 파병결정에 대해 뚜렷하게 찬반으로 대결하는 상황이지만, 쟁점을 둘러싼 집중보도나 심층적인 기획기사 없이 한쪽 논리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이명순. 이하 민언련)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느티나무에서 '이라크 파병보도 이대로 좋은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불확실한 출처를 근거로 한 언론의 예단보도가 위험수위를 넘고있다고 성토했다.
양문석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위원은 지난 17∼24일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6개 일간지의 이라크 추가 파병 관련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조·중·동, 파병 반대하는 시민은 없다?
먼저 스트레이트 기사의 정보원 비율을 보면 정부 관계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사별로는 조선일보(45.5%)가 가장 많았고, 경향(42.9%), 중앙(39.3%), 한겨레(32.4%), 한국(30.3%), 동아(25.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또 정부가 구체 사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대부분 추측보도에 그치고 말았지만, 정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한 신문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사별 파병결정 찬반 입장은 선명하게 나타났다. 조중동은 파병에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태도를 보인데 비해 경향과 한겨레는 반대 논조를 보였다. 한국은 반대와 중립적인 태도가 많았다.
사설·칼럼·기고를 분석한 결과, 조선(8건)과 동아(6건)는 조사 대상 모두 찬성 일색이었다. 중앙은 총 8건 중 찬성 7건과 반대 1건이었다. 한겨레는 총 9건 중 반대 8건, 찬성 1건이었으며 경향은 총 6건 중 반대 5건과 중립 1건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반대 3건과 중립 2건이었다.
조중동의 찬성 이유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으로 명분이 생겼다는 점과 국익이 크고 한미우호관계 또는 한미동맹 강화라는 측면이 가장 핵심적인 논거였다.
그러나 한겨레와 경향,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정도 명분이 될 수 없다는 이유와 국익에 손실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 반대를 했다. 조선과 중앙은 "한미 우호관계 확립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찬성의 주요 이유로 들었지만, 한겨레는 "오히려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더 부추길지 모른다"면서 상반된 논리를 폈다.
신문들은 자사 입장에 따라 보도가치가 있는데도 누락하거나 외면하기도 했다. 조중동의 경우 시민사회단체의 파병반대 의견과 시위에 대해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한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보고내용에는 촉각을 기울이면서, 이와 상반된 유엔 보고서는 의도적으로 외면했을 뿐 아니라 한국군 주둔지로 유력한 모슬 지역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