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갈매기이종원
빨리 바다를 보고 싶은 심정에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이름만큼이나 예쁜 곳이다. 이른 시간에 와서 그런지 해변은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다. 철 지난 방갈로만이 묵묵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밀물 때라 그런지 반쯤 잠겨진 축구골대는 갈매기 차지다. 그곳에 앉아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쬐고 있다. 오늘은 파도도 없다. 바다라기보다 호수처럼 아늑하게 느껴진다. 성수와 함께 해변을 거닐었다. 모래를 밟는 촉감이 좋다. 이 멋진 풍경을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되어 무척 기쁘다. '나는 멋진 아빠야.' 라고 스스로 자찬도 해본다.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다. 성수도 바다를 무척 좋아하는 가보다. 때이른 인생설계를 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침 휴식을 즐기는 갈매기에게 우리는 불청객이다. 갈매기 떼를 보고 고함을 질렀더니 그 많은 새가 일제히 비행을 한다. 그 모습이 장관이다. 갈매기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다시 차로 달려갔다. 아직까지 누나 정수는 자고 있다. 누나는 이곳이 섬인지도 모른다. 안방에 자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왔으니….
"정수야, 빨리 일어나"
" 앙, 가기 싫어"
"그럼 여기 있어. 여우한테 물리게…."
그제서야 정수는 차안에서 끼적끼적 기어 나온다.
무의도에서 최고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호룡곡산(244m)에 오른다. 사람의 손을 잘 타지 않아서 그런지 곳곳에 원시림이 자리잡고 있다. 자연체험코스도 있어 중간중간에 아이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바다바람 때문에 나무는 크지 않지만 무척 억세고 옹골차다. 의외로 경사가 깊다. 거친숨을 내 쉬고 뒤를 돌아보니 바다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