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화는 습관이다”

지난달 30일, 관심과 정책마련 위한 심포지엄 열려

등록 2003.11.01 12:30수정 2003.11.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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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청소년은 미래의 꽃이고 희망이라는 외침은 요즘 같은 세상에 보기 좋은 허울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벽부터 등교해 수업에, 보충수업에, 자율학습. 그것도 모자라 학원을 마치고 자정이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며 어찌 청소년이 미래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 청소년에게 꿈을, 익산에 희망을 주기 위한 청소년 문화 심포지엄이 익산청소년 문화제 조직위원회(회장 한은수)의 주최로 익산 국민생활관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개최됐다.

제5회 익산청소년 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은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이상열 교수와 전북청소년교육연구소 정책실장인 최병흔 교사, 익산참여자치연대의 이상민 사무처장, 익산학생신문<벼리> 기자인 박정랑 학생이 발제자로 나섰다.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문화활동’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이상열 교수는 “청소년기는 성인기로 옮겨가는 과도기적 단계로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시기”라며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되는 청소년기의 문제는 우울증과 음주, 흡연과 같은 물질남용을 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우울증은 3명중 1명이 우울 증상을 보이며 이중 20%는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최근 2주 동안 4명중 1명이 자살충동을 느꼈고 남학생은 3.3%, 여학생의 경우는 7.3%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최병흔 교사는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청소년기의 문화공간 확보의 중요성에 관해 강조했다.

최 교사는 “청소년기의 동아리 문화활동과 학업성적은 대립관계에 있지 않고 문화활동을 제대로 수행한 학생들이 세상을 살면서 문제해결능력이 높다”고 말했다.


즉 청소년기에 문화활동을 하면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동아리 활동들을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의미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로 인해 행복한 삶을 경험하게 된다는 얘기이다.

세 번째 발제에 나선 이상민 사무처장은 “청소년 문화는 지역의 중심에 있지 못하고 외곽에 있다”며 “청소년 사업에 대해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구조로 외부에 개방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책임이 있어도 외면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주체는 청소년 문화제 기간만큼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없애고 지역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공론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정랑 학생은 익산이란 도시는 산업화로 인해 굴뚝이 연상될 만큼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극히 미비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학생신문<벼리>의 기자활동을 하면서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며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깨달았다”며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숨구멍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가는 학생들의 현실은 동아리 활동의 문을 더욱 좁게 만든다며 청소년의 문화활동의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손문선 의원은 “청소년 문화는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지는 습관이고 이런 문화를 별개로 보지 않는 정책이 기본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모든 일을 조용히 덮고 가는 게 아닌, 말 그대로 의사표출을 확실히 해야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는 것인 만큼 학생들의 문화활동을 위해 정부기관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기본이 통하는 세상. 청소년 문화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부모와 함께 영화를 보는 모습, 스타크래프트라도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마음. 그 속에서 대화가 이루어지고, 고민이 해결된다는 기본적인 논리가 통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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