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전에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이외수씨이철용
그의 작품 중에 등장하는 장애인은 다양하다. 지체, 시각, 청각, 정신 등 대부분의 장애 영역을 다 포괄하고 있다. 소설 <황금비늘>에는 시각장애인 부부가 등장한다. 당시의 시대 배경은 조선시대이다.
이것을 쓰기 위해 조선시대의 시각장애인과 관련한 자료를 찾았으나 전혀 찾을 길이 없었다. 그래서 '대동야사'라는 책 18권을 모두 읽었다. 이 자료에서 그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세종임금 때가 지금보다 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더 잘 펼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는 관청에서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도록 책임졌던 기록들이 나온다.
그의 작품에서 한 꼬마가 묻는다. "조선시대에도 시각장애인들이 선글라스를 썼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 자료를 찾았지만 여전히 자료가 없다. 이런 문제들이 하나 걸릴 때는 답변을 위한 자료 찾기에 수많은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그만큼 장애인을 소설에 등장시키는 것은 2, 3중의 고통스런 일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자료를 찾고 때로는 명상 속에서 스스로 장애인이 되어 동병상련의 경험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의 작품 속에 장애인이 등장하는 것은 작가의 특별한 의도라기 보다 태초 이래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함께 살아왔고 삶의 현장을 글로 옮기는 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다.
나무젓가락의 사용은 멋이 아닌 가난의 산물
그는 소설, 시와 같은 글쓰기 외에도 미술활동도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도구들이 사용된다. 그의 작품에 사용되는 도구중에 대표적인 것이 나무젓가락이다. 사람들은 그가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에 역시 기인이라 그렇겠지 하는 생각들을 한다.
그러나 그가 사용하는 나무젓가락, 크레파스 등의 도구는 그만의 독특한 취향이 아니다. 사실 지금은 독특해 보이지만 이것에는 그의 눈물이 배어 있다. 너무 가난해서 비싼 붓을 살 수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주변에서 굴러다니던 것을 잡았던 것이 나무젓가락이고 원래 교대를 다녔던 탓에 교사로 있는 선후배들에게 학교에서 아이들이 쓰다버린 몽당 크레파스를 모아달라고 해서 같은 색상으로 녹여 다시 재생해서 크레파스를 사용한 것에서 그가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이러한 도구들은 가난이 그에게 선택하게 한 가난의 산물인 것이다.
또 다른 출발 "철가방 프로젝트"
그의 전공은 글쓰기와 미술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의 전공영역과 다른 분야에서 이렇게 주목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칼국수를 끓이면 수제비는 당연히 끓일 수 있지 않는가"로 답한다. 즉 모든 예술은 통한다는 것이다.